그림책으로 하브루타하기

2021-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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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하브루타하기





1. 왜 하브루타인가요?


우리가 받은 대부분의 교육은 정보습득을 목적으로 하는 암기식 교육입니다. 그러다 보니 엄청난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자랑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것을 활용할 능력을 가지고 현장에서 실천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4차산업 시대는 빅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기계들과 함께 공존하는 시대입니다. 이제 우리는 정보를 습득하기보다 그 정보를 활용할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길러야합니다. 그리고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갈 사람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하브루타를 이론화한 엘리 홀저는 자신과의 관계, 짝과의 관계, 텍스트와의 관계 속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하브루타는 관계 속에서 이론과 실제의 괴리감을 줄이고 교육의 현장에서 삶을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짝과 상호작용을 하며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마음을 배우게 합니다. 자신 또한 짝과의 관계를 통해 바라보게 됩니다. 


레비나스는 “일정한 사물이 지니고 있는 속성은 그 자체가 지닌 실체에 관한 특징들로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유기체적인 일체, 다자적인 결합방식 등에 의해 설명되어질 수 있다....철학에 대한 이해는 존재에 대한 탐구가 아니라 나와 타인과의 관계로 나아가는 형이상학적인 것이다.”고 하였습니다. 레비나스의 말처럼 하브루타 방식으로 묻고 답하는 가운데 내가, 짝이, 텍스트가 관계를 맺고 이해되어지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사고의 확장이 일어나고 정보를 활용할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이 길러집니다. 사고력과 문제해결력보다 관계가 먼저입니다.


어릴때부터 부모와 짝이 되어 하브루타를 하게 되면 주고 받는 대화속에서 아이들은 따뜻한 배려와 사고의 확장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할 텍스트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림책 하브루타를 하는 텍스트로서의 그림책은 연령을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쉽게 읽혀지면서도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책입니다. 글과 그림으로 되어 있기에 어린 독자들과도 상호작용이 용이합니다. 생각하는 습관과 함께 책과 짝과 관계맺는 법도 길러주기에 그림책을 사용해 하브루타를 하려 합니다. 





2. 하브루타란 무엇인가요?


하브루타는 유대인의 종교교육기관인 예시바에서 탈무드와 토라 속의 진리를 찾아가기 위해 서로 짝을 지어 대화하고 토론하는 전통적인 학습방법입니다. 하브루타(Chavruta)는 아람어로 ‘우정’, ‘친구’, ‘동반자 관계’ 를 뜻하는 ‘하베르(Chaver)’에서 유래했습니다. 성경에는 ‘강론(講論)’이라는 말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강론은 사전적 의미로 ‘학술이나 도의(道義)의 뜻을 풀이하여 설명하고 토론하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사도바울도 강론하시던 장면이 성경에 여러번 나옵니다. 하브루타는 본문을 가지고 두 사람이 짝을 이루어 대화와 질문을 주고받으며 토론, 논쟁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짝을 이루는 이들은 서로에게 스승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배움과 깨달음을 얻는 학생이 되기도 하며 상호적 관계를 형성해갑니다. 그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배움에는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학문적 책임이 따릅니다. 


한국에 하브루타를 소개한 전성수는 하브루타를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 토론, 논쟁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브루타란 무엇인가?>의 저자 엘리 홀저(Elie Holzer)와 오릿 켄트(Orit Kent)는 하브루타 본문학습을 두 학습 짝이 본문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본문, 그리고 짝과의 대화에 참여하는 대화형 학습의 한 형태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이를 정리해보면 하브루타란 두 사람이 본문을 가지고 질문과 대화를 통해 상호 관계 속에서 성숙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림책 하브루타의 과정을 한마디로 말하면 그림책을 읽고 궁금증과 생각을 주고 받으며 상호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하브루타는 대부분의 대화가 질문과 해답으로 이루어지기에 질문이 대화를 이끌어가는 것처럼 보이나 질문 이면의 생각들이 서로를 이끌어 갑니다. 한스-게오르그 가다머는 “질문을 이해하면 질문을 한다. 질문을 결정하는 것이 지식에 이르는 길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문제지 풀듯이 질문에 대답만 하며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과 해답 이면의 이유들을 서로 나누는 관계적 여유가 필요합니다. 질문의 예로 “왜 그것이 궁금했어요?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무엇인가요?”라고 서로 묻고 대답하는 과정속에서 서로의 생각을 지지해주고 보충해주며 생각의 지평을 넓혀가게 됩니다. 


질문을 잘하는 방법 중 거시적 방법으로는 평상시 모든 영역에 지적호기심을 살려 질문을 많이 해보는 것입니다. 일상에서 질문이 생활화되면 많은 것들이 달리보이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미시적 방법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육하원칙(누가,언제,어디서,무엇을,어떻게,왜)을 넣어 질문을 만드는 것입니다. 육하원칙을 넣어 질문을 하면 생각하게 하는 열린 질문을 만들 수 있습니다.(예: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주인공은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요? 어떻게 그런 일이 일났을까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하브루타는 관계속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이기에 하기 전에 타인과의 관계를 먼저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호 매거진에는 실제 그림책으로 하브루타를 할 수 있도록 워크지와 가이드를 제시할 것입니다. 그림책 하브루타를 통해 관계형성의 정서적 측면과 사고형성의 인지적인 측면을 모두 잡으시길 소망합니다.





최은아 마음과 생각연구소 운영

감리교 신학대학교에서 종교철학과 기독교교육학을 전공하고, 목회자가 되기 위해 동대학원에서 M.Div를 졸업하였습니다. 가톨릭대학교대학원에서 독서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 독서교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를 하였습니다. 7년전 하브루타를 접하고 하브루타 선교회와 연합회에서 연구원으로 강사로 사람들을 만나 섬기고 있습니다. 지금은 신학과 독서에 접목한 성경하브루타로 마음과 생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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