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의 하브루타


『짜증난 곰을 달래는 법』 가까운 이들에게 작은 헌신해보기

2022-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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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난 곰을 달래는 법』  
가까운 이들에게 작은 헌신해보기



짜증난 사람을 보면 어떻게 하나요? 짜증내는 사람을 달래 본 적 있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같이 있으면 그 짜증이 내게 옮겨와 기분이 나빠지기에 살짝 피한다고 합니다. 짜증내는 사람이 가족이라면 피할 수 없으니 달래야 하겠죠? 짜증난 사람을 달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 마음을 사야하기 때문이지요. 이 책 속에 나오는 동물들은 그 해결책을 보여줍니다. 피할 수 없고 달래야 할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따뜻한 해결책을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이 책의 저자 닉 블랜드(Nick Bland)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태어나 농장에서 자유롭게 놀며 아버지의 아트 스튜디오에서 예술에 대한 꿈을 키우며 자랐습니다. 지금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원주민 어린이들을 보살피며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큼직큼직하면서도 따뜻하고 선명한 색감의 그림과 내세우지 않는 듯 은은하게 교훈이 깔린 다정한 이야기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책의 표지는 푹신한 하드 커버로 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왜 이렇게 푹신한 커버를 사용했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본문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비가 뿌리던 추운 어느 날, 숲속 작은 친구들은 비를 피해 놀기 좋은 동굴을 발견합니다. 발견한 친구들은 멋진 뿔이 우람한 무스, 황금빛 갈기가 찬란한 사자, 근사한 줄무늬가 어울리는 얼룩말, 그리고 그저 평범한 양입니다. 이들은 동굴에 곰이 자고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곰이 짜증을 내며 나타나기 전까지는요. 곰은 발을 쿵쿵 구르며 네 친구를 밖으로 쫓아냅니다. 쫓겨난 세 친구들은 각자의 자랑거리를 가지고 곰을 달래 주고자 합니다. 준비한 것들을 가지고 당당하게 다시 들어간 세 친구들은 곰의 기분을 북돋아 주기는커녕 쫓겨납니다. 그때 양은 겁에 질려 동굴밖에 있었지요. 세 친구들을 쫓아내고자 밖으로 나온 곰은 양에게도 짜증을 내며 무엇을 원하는지 소리칩니다. 양은 곰의 말을 들은 후에 행동을 개시합니다. 겁 많은 양은 어떻게 행동할 용기가 생긴 걸까요?

곰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그림 속 양의 표정의 변화를 보면 양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양의 표정을 따라가 볼까요? 곰이 소리를 버럭 지를 때 그림 속 양은 팔을 뒤로하고 바위에 바짝 붙어 겁에 질려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털을 깎고 있는 양을 보면 무엇인가 진지하게 생각하는 표정을 볼 수 있지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요? 자신의 털을 주머니에 넣고 있는 양은 미소를 띄고 있습니다. 선물을 받고 행복해하는 곰의 모습을 상상한 것일까요? 주는 마음의 행복을 알고 있는 것일까요? 양의 표정 변화는 문제의 행복한 결말을 예감하게 합니다. 자신의 털로 만든 베개를 건네 주는 양의 모습은 발끝으로 살금살금 걷는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끝까지 곰을 깨우지 않고 배려하려는 양의 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헌신과 배려는 힘이 있습니다. 세 친구가 아무리 멋진 자랑거리를 가지고 있어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평범한 양은 헌신과 배려로 짜증난 마음을 고마움으로 바꾸었으니까요. 자신을 중심에 둔 행동이 아니라 곰을 중심에 놓고 공감하며 생각해낸 방법이었기에 짜증난 곰의 기분을 북돋아주고 고맙다는 말까지 듣게 된 것입니다. 누군가를 위한다는 것은 중심이 나에게서 타인에게로 옮겨가는 것입니다. 

반면 자신이 짜증이 난다고 친구들을 비오는 동굴 밖으로 쫓아낸 곰의 행동은 어떠한가요? 곰은 자신의 불쾌한 감정에 즉각적으로 반응했습니다. 자신에게만 집중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생각할 겨를 없이 폭발하고 후회할 일을 만들게 됩니다. 그럴 때는 잠시 멈춰 크게 심호흡을 하는 것이 자신의 짜증을 스스로 잠재우는 좋은 방법입니다. 자신을 다스리는 절제는 관계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어릴 때부터 절제를 훈련할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주어야 합니다. 만약 곰이 처음 네 친구들을 동굴에서 만났을 때 짜증을 내지 않고 조용히 해 달라고 부탁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유혹이나 충동으로부터 감정, 사고,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인 자기조절능력을 발휘해 나쁜 감정을 대화로 풀어 친구를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양처럼 온전히 타인을 위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요? 물론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면 가질 수 있지요. 사랑이신 하나님의 형상을 닮았으니까요. 성경은 ‘하나님은 사랑이시라’고 말합니다(요1 4:8). 하나님은 심지어 그 사랑을 이 땅에서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을 통한 십자가의 사랑말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사해 주셨기에 예수님을 모범삼아 따라 살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죄에서 떠나 의에 설 수 있도록요. 아이들이 부모님을 따라하며 인성이 자라나듯 우리는 예수님을 따라가며 하나님의 성품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르라 나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자도 거기 있으리니 사람이 나를 섬기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귀히 여기시리라 (요한복음 12:26)”


대가족이었던 예전에는 부모가 조부모에게 배려와 헌신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습니다. 핵가족 시대인 지금은 부모가 자신들(자녀들)에게만 잘하는 모습을 보고 자랍니다. 그러하기에 부모의 배려와 헌신은 아이들에게 당연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자녀들도 헌신과 배려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어린 자녀들도 주는 기쁨을 맛보아야 어른이 되어서 그 맛을 잊지 않고 이어갈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받는 것에 익숙해지면 자신을 받는 존재로만 자리매김하려 합니다. 잘못된 자리매김은 많은 사람과의 관계를 어그러지게 하지요. 안전한 가정에서부터 작은 헌신과 배려를 배워 세상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자녀에게 꼭 필요한 부모의 배려와 헌신 아닐까요? 가족들과 가까운 지인들에게 할 수 있는 작은 헌신을 같이 찾아보고 실천해 보며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귀히 여김을 받는 자녀들로 자라나길 소망합니다. 


자녀와 함께 하는 하브루타 Tip


사람의 인지발달에서 상호작용을 매우 중요한 요소로 보는 비고츠키(Vygotsky)라는 학자가 있습니다. 그는 아이들의 실제발달수준과 잠재적인 발달수준 사이에 존재하는 영역으로 근접발달영역을 언급합니다. 이 영역 안에서 성인이나 뛰어난 동료와 함께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느냐에 따라 인지발달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하브루타는 짝과 함께 하는 활동입니다. 질문으로 이끌어 주는 유능한 짝의 도움이 있을 때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를 위해 자녀들과 함께 하는 부모님들은 질문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헌신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매달 주어지는 질문들로 자녀들과 꾸준히 상호작용하시기 바랍니다. 부모님과 자녀들에게 질문이 내면화되고 성장하는 모습도 보실 것입니다.


내용질문

몇 명의 친구들이 나오나요?
이 친구들을 비가 오는 날 무엇을 발견했나요?
네 친구들의 자랑거리는 각각 무엇이었나요?
그 동굴속에는 누가 있었나요?
네 친구들을 본 곰은 어떻게 했나요?
네 친구들은 무엇을 잃었나요?
네 친구들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 했나요?
얼룩말은 짜증난 곰을 어떻게 달래주려 했나요?
무스는 짜증난 곰을 어떻게 달래주려 했나요?
사자는 짜증난 곰을 어떻게 달래주려 했나요?
양은 왜 동굴로 들어가는 세 친구들을 따라 들어가지 못했나요?
동굴로 들어가던 곰은 양에게 무엇이라 말했나요? 
양은 짜증난 곰에게 무엇을 주었나요?
양은 베개를 들고 동굴에 어떻게 걸어 들어갔나요?
곰은 양의 선물을 받고 무엇이라 말했나요?


심화질문

작가는 왜 세 친구들에 비해 양이 평범하다고 표현했을까요?
카드놀이를 하던 친구들은 짜증난 곰을 만났을 때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네 친구들은 왜 동굴에서 쫓겨났을까요?
네 친구들은 왜 짜증난 곰을 달래려 했을까요?
곰이 처음부터 짜증 내지 않고 말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세 친구들은 왜 자신들의 자랑거리로 짜증난 곰을 달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요? 
세 친구들을 쫓아내고 동굴로 돌진하던 곰은 왜 양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을까요?
곰의 말을 들은 양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의 털을 깎았을까요?
양은 어떻게 자신의 털로 베개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요?
양은 베개를 들고 동굴로 들어가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고맙다는 말을 들은 양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양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곰을 보며 세 친구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잠자는 곰 옆에서 카드놀이를 하는 친구들은 어떻게 놀았을까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적용질문

주변에서 짜증난 사람을 보면 어떤 마음이 드나요?
내가 짜증이 났을 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해 주길 바라나요?
짜증났을 때 자신의 상황을 부모님이나 친구들에게 솔직히 말하는 것은 왜 중요할까요?
만약 짜증난 친구를 달래야 한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요? 왜 그렇게 생각했나요?
만약 내가 짜증이 났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왜 그렇게 생각했나요?


자녀와 함께 하는 하브루타 워크지 가이드


질문1  표지의 그림 속 곰을 왜 이런 표정을 짓고 있을까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가이드 Tip 책을 읽기 전 표지에 나오는 주인공을 보며 상상을 하는 것은 공감능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어린아이들일수록 양육자의 얼굴표정에 민감하다고 합니다. 곰의 표정에 빗대어 사람들의 여러가지 표정들과 감정들을 이야기해보면 아이들의 사회성과 공감능력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질문2  책 속의 장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어디인가요? 왜 그 장면이 마음에 드나요?
가이드 Tip 기억에 남는 장면을 통해 아이는 자신의 주변의 일을 떠올리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질문3  책을 읽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질문해볼까요? 왜 그것이 궁금했나요?
가이드 Tip 스스로 만드는 질문은 본문을 더욱 깊이 보게 하고 스스로 주도할 수 있는 주도성과 사고력, 공감능력을 키워줍니다. 자신이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답해 볼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입니다. 이것이 자기주도학습의 시작입니다.


질문4  양은 왜 곰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털을 깎아 베개를 만들었을까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가이드 Tip 자신의 생각으로 행동을 한 세 친구들과는 다르게 양은 곰의 이야기를 듣고 행동을 했습니다. 들은 말에 공감하는 것은 듣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그 후에 말한 사람을 위한 행동이 뒤따릅니다. 이것이 사랑의 상호작용이라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도와주려 할 때 막연한 내 생각안에 안주하기보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그를 위해 행동을 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자녀가 보게 된다면 자녀는 그 모습을 그대로 배울 것입니다. 아이들을 모방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웁니다. 내가 먼저 솔선수범할 때 자녀와 함께 하거나 그 일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저절로 교육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우리의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도 우리에게 사랑의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셔서 힘든 십자가를 통해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게 하셨습니다. 부모가 자녀의 모델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형상이기에 우리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나님을 의지하여 그 힘든 일을 해내시길 소망합니다.


질문5  내가 가족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 일을 하면 누가 고맙다고 이야기할까요? 왜 그렇게 생각했나요? 
가이드 Tip 가정에서 집안일을 가족들과 함께 하는 아이들이 여러 면에서 월등한 능력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서로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떠올리고 이야기하고 실행하며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하단에서 워크지 pdf 다운 받아 자녀와 함께 하브루타를 나눠보세요!



최은아 | 마음과 생각연구소 운영

감리교 신학대학교에서 종교철학과 기독교교육학을 전공하고, 목회자가 되기 위해 동대학원에서 M.Div를 졸업하였습니다. 가톨릭대학교대학원에서 독서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 독서교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를 하였습니다. 7년전 하브루타를 접하고 하브루타 선교회와 연합회에서 연구원으로 강사로 사람들을 만나 섬기고 있습니다. 지금은 신학과 독서에 접목한 성경하브루타로 마음과 생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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