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dtime Story : 잠자기 전 책 읽기에 대하여
“아이는 참 예뻐. 근데 자면 더 예뻐.”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우스개로 하는 말입니다. 아이가 잠 들어야 비로소 부모 개개인의 시간이 생기기도 하지만 아이를 재우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기에 이 우스갯소리에 많은 부모들이 공감합니다. 저도 역시 아이를 재우는 것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 많이 보던 육아 서적에서 생후 3개월이 지나면 수면교육을 시작하라고 하는데, 나는 이 중요한 수면 교육에 실패해서 아이가 잠자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일까 자책도 많이 했습니다. 아이에게 잠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잠자는 사이 성장호르몬이 나와 아이의 성장과 발달을 돕기도 하고, 잠을 잘 자야 아이도 피로가 풀려 좋은 컨디션으로 생활을 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어릴수록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크게 아프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아이를 잘 재우기 위한 수면 관련 용품 한두 가지는 꼭 구비해두지요.
그런데 여러 육아관련 전문가들이나 서적에서 말하는 아이를 잘 재우기 위한 여러 방법 중 하나가 ‘잠자기 전 책을 읽어주는 것’입니다. 저도 아동문학 연구자로서 ‘Bedtime Story’에 대한 로망이 있었습니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밤에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 아이가 스르르 잠들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막상 아이를 낳아서 키워보니 그림책을 읽어준다고 아이가 스르르 잠드는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꾸준히 잠자기 전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몇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지요. 첫 번째는 아이를 잠자게 하기보다 오히려 아이를 놀고 싶게 만드는 책이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아이에게 생각지도 못한 불안감을 심어주어 아이의 잠을 방해하는 책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보니 잠자기 전 읽을 책을 고르는 것에 꽤 신중해졌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잠자기 전에 읽어줘도 괜찮았던 책 몇 권만 돌아가며 읽어주게 되었습니다.
소아정신과 의사이자 그림책에 깊은 식견을 가진 서천석 선생님의 책에도 이와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1] 그는 사실 잠자기 전은 책 읽기에 좋은 시간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림책을 읽으면서 잠이 드는 것이 몸에 벨 경우 아이는 커서도 책을 보면 잠이 올 수 있고, 그림책 중에는 아이를 흥분시키거나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책도 적지 않아 오히려 아이가 잠드는 것을 방해하고 악몽을 유발하기도 한다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서천석 선생님도 잠들기 전에 읽어주는 그림책의 종류를 제한할 필요가 있으며 복잡한 이야기 보다는 편안한 느낌을 주어 아이가 잠드는 것을 돕는 책이 좋고, 다양한 책보다는 익숙한 책 몇 권을 돌려가며 읽어주는 것이 오히려 좋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아이들을 여럿 키우다보니, 저는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고 싶지 않은 이유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첫 번째는 계속 놀고 싶어서이고, 두 번째는 무언가 두려움이나 걱정이 있어 잠자리에 들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계속 놀고 싶은 아이에게 모험이 가득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나, 온 몸을 움직이는 활동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책은 잠자기 방해가 됩니다. 그래서 지금은 잘 시간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차분히 마음을 정돈할 수 있는 책을 읽어줘야 합니다. 제가 즐겨 읽어주었던 책은 우리나라 전래 자장동요인 자장가에 정순희가 그림을 그려 완성한 시 그림책 『새는 새는 나무 자고』 입니다.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잘자거라’로 시작하는 글 텍스트를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아는 자장가의 음을 넣어 노래로 들려주며 한 장 한 장 그림책을 넘겨 읽으면, 조용히 울리는 엄마의 노랫소리에 아이도 마음을 차분히 정리하며 잠 잘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림책을 펼쳐보면 이불을 펴고 아이를 재우는 엄마의 위에 올라타 장난을 치는 아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 아이도 잠이 잘 안 오나봅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노는 아이에게 하늘을 날고 있는 새가 보입니다. 하지만 책을 넘겨보면, 아기 새들은 둥지 안에서 어미 새 품에 잠을 자고 있지요. ‘새는 새는 나무 자고’라는 글 텍스트와 함께 아이는 엄마의 품에 안겨 새들이 자는 모습을 바라봅니다. 그 뒤로 엄마는 아이와 함께 구멍에서 자는 쥐, 마구간에서 자는 소, 홰에서 자는 닭, 풀섶에서 자는 메고라지(맹꽁이)등 각자의 동물들이 어떻게 자는지도 살펴봅니다. 아마도 엄마는 아이를 재우기 위해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독자는 책장을 넘길수록 배경의 색이 점점 짙어지며 밤이 깊어지고 있음을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죠. 긴 시간의 밤 산책으로 이제 겨우 아이는 잠이 들었습니다. 마루 밑에 잠을 자는 누렁이를 보고 방에 들어왔을 때 아이는 눈을 비비며 하품을 하지요. 아이를 이불 위에 누이자 아이는 곤히 잠이 듭니다.
저희 첫 아이도 이 그림책 속 아이처럼 밖에 나가서 한참을 돌아다니며 재워주어야 잠이 들곤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업고 나가 집 주변에서 그림책에 나오는 동물들을 찾아다닌 적도 있지요. 그렇게 한참을 돌아다니면 아이는 겨우 잠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그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되어서 막내 동생에게 이 책을 읽어줍니다. 아이에게 너도 예전에 이러했다라고 이야기 하면, 자기도 기억이 난다고 합니다. 책 속의 엄마가 아기를 많이 사랑하는 것 같은데, 우리 엄마도 나를 이렇게 사랑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하지요.“엄마가 날 재우느라 많이 힘들었을텐데 그래도 계속 날 재워줘서 고마워. 사랑해.”라는 고백도 합니다. 이제 첫째 아이는 엄마가 예전에 책을 읽어줬던 방식대로 막내 동생을 자신의 무릎을 베고 눕게 한 후 토닥이며 이 책을 읽어줍니다. 그런데 막내 아이가 어느새 언니의 자장가를 다 외웠는지, 요즘은 밤에 잠을 재우려 누이면 혼자 이 노래를 부르곤 합니다. 자장가의 운율을 나직하게 혼자 읊조리는 아이의 머리 속에는 그림책의 장면이 떠오르고 있겠지요?
언젠가 제가 저희 둘째 아이에게 앤서니 브라운의 『겁쟁이 빌리』를 읽어준 적이 있습니다. 그때만 해도 잠자리 그림책을 고르는 저만의 노하우가 없던 때라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주인공 빌리와 우리 아이가 동질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어 읽어주었지요. 그런데 오히려 우리 아이는 그 책을 읽고 빌리처럼 큰 비가 올까, 신발이 없어질까 등을 걱정하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내가 무언가 큰 실수를 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요. 그 날은 어찌어찌 잠이 들었는데, 다음 날 저희 아이는 빌리처럼 걱정인형을 만들어야겠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한참을 집중하더니 “엄마, 그런데 결국 누군가는 걱정을 하잖아.”라고 합니다. 빌리는 걱정인형의 걱정을 대신 해줄 걱정인형들을 여럿 만들어서 걱정이 없어졌다고 하는데, 자신이 실제로 만들어보니, 마지막에 꼭 한 명은 걱정을 전가시키지 못하는 인형이 남는다는 것입니다. 아니면 누군가가 두 명 분의 걱정을 책임져 줘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것은 뭔가 불공평하고 잘못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때 그 그림책을 단순히 생각했던 제 자신을 반성했습니다. 그 책은 과테말라의 전통적인 풍습인 ‘걱정인형’을 소개하는 책일 수도 있겠지만, 책을 읽는 독자는 정말 자신의 걱정을 걱정인형이 해결할 수 있다고 받아들이게 합니다. 그런데 걱정은 누군가에게 전가시킨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지요. 그래서 오히려 아이에게 걱정을 없애주려다 더 많은 걱정거리를 안겨주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아이에게 편안한 잠을 선물하는 책도 있지만, 아이에게 오히려 불안감을 주는 책도 있습니다. 앞 서 소개한 서천석 선생님의 책에는 아이가 ‘잠’을 두려워하는 이유를 설명해줍니다.[2] 잠은 미지의 세계이며, 눈을 감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고, 잠자는 순간 부모와 떨어지게 된다는 불안감도 잠을 두려워하는데 한 몫을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부모는 아이가 걱정이나 불안으로 잠을 못 자는 일이 없도록 도와야겠지요. 부모가 언제나 너를 지켜줄 것이라는 약속과 그 약속에 대한 믿음은 아이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윤여림이 글을 쓰고 안녕달이 그림을 그린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는 서로 떨어지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엄마와 아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처음 갈 때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 울며 불안했던 것처럼 엄마도 아이가 유치원에서 캠프를 떠난 날 아이와 떨어져 있는 것이 쉽지 않고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엄마와 아이는 떨어지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압니다. 왜냐하면 엄마와 아이는 언제나 다시 만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발달심리학자 피아제는 자신의 인지발달 이론을 통해 ‘대상영속성’이라는 개념을 제시합니다. 이는 존재하는 물체가 어떤 것에 가려져 보이지 않더라도 그것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능력을 말합니다. 그런데 많은 학자들은 이런 ‘대상영속성’은 아이에게 있어 엄마와의 애착형성에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3] 엄마가 언제나 나의 곁에 존재한다는 것이 아이에게는 불안을 이길 수 있는 큰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일종의 믿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의 주인공 아이는 까꿍놀이를 할 때 잠깐 엄마가 안 보일지라도 항상 엄마는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유치원이나 캠프에 가느라 엄마와 헤어질지라도 엄마와 곧 다시 만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렇게 아이가 불안과 걱정으로 잠이 들지 못할 때는 엄마와 같은 네가 의지할 만한 크고 멋진 존재가 너를 지켜준다는 약속과 그에 대한 믿음이 아이의 마음을 다스리는 열쇠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대인의 자녀교육법에 대해 연구하신 이영희 교수님은 잠자리에서 읽어주는 베겟머리 이야기가 여러 가지 면에서 아이들의 정서를 지배하는데, 사람은 하루의 삼분의 일은 잠을 자기 때문에 침대머리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십니다.[4] 유대인들은 머리맡을 지성적이고 성스러운 장소로 여기기 때문에 자기 전 머리맡을 깨끗이 정리하고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성경을 암송하며 아이를 재운다고 합니다. 그리고 잠자기를 두려워하는 아이에게 하나님이 천사를 보내어 아이의 머리맡과 발치를 지켜주신다고 가르쳐주고 안심을 시킨다고 합니다. 제가 유대인은 아니지만, 저도 잠자리에서 아이들에게 엄마보다 더 크고 놀라운 존재가 널 사랑하며 널 지키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줍니다. 요즘은 아동들 대상의 TV채널에서도 공포 애니메이션이 자주 방영됩니다. 이 애니메이션이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에 저희 집 아이들은 이 만화영화를 보지 않지만 그 내용의 일부를 알고 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을 안 보면 자신의 자녀가 친구들과의 대화에 끼지 못한다며 ‘울며 겨자먹기’로 이를 보여준다는 엄마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귀신 이야기를 듣고 온 날이면 저희 아이들은 잠자기 전에 많이 무서워하고 악몽을 꾸기도 합니다. 그런 날 저는 저희 아이들에게 엄마보다, 귀신보다, 더 큰 능력의 하나님이 너희들을 사랑하시고 지켜주신다는 이야기의 책을 읽어줍니다.
앨리스 미첼이 글을 쓰고 카탈리나 에체베리가 그림을 그린 『폭풍을 잠재우신 예수님』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 우리를 지키시는 예수님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던 사람들에게 말씀을 가르치고 제자들과 함께 바다 건너편으로 가기 위해 배를 타십니다. 예수님은 몹시 피곤하셨기 때문에 잠이 드셨는데, 그때 큰 폭풍이 그 배를 덮칩니다. 바람이 세차게 불고, 파도가 더 커지고, 바닷물이 배 안으로 마구 들이칩니다. 제자들은 큰 폭풍우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다르시죠. 예수님은 잠에서 깨어 제자들처럼 물을 퍼내지도, 육지로 가기 위해 노를 젓지도 않으십니다. 그저 폭풍을 향해, 바람을 향해, 파도를 향해 “잠잠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순식간에 바다가 잔잔하고 고요해집니다. 예수님이 바로 이 세상을 만드신 하나님의 아들이시기에 폭풍우도 그 분의 말씀을 듣는 것이지요. 이렇게 놀라운 능력을 지닌 예수님이 바로 너를 사랑하시고 언제나 너와 함께 하시며 너를 지켜주신다고 말하면, 하루 종일 귀신이야기에 시달린 아이들은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안심하고 잠자리에 들지요.
잠자는 시간을 흔히 ‘아이들이 성장하는’ 시간이라고 표현합니다. 잠을 통해 아이들은 키가 크고, 몸이 자라며, 피로를 풀어 새롭게 내일을 살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하지만 잠이 들기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잠자리에서 책을 읽어주는 부모는 좀 더 신중하게 아이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평안하게 잠을 잘 수 있는 책을 골라야 할 것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차분히 진정시키는 책은 계속 놀고 싶은 아이에게 도움을 줄 것입니다. 부모가 언제나 나와 함께 있어 나를 지지해준다고 말하는 책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줄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보다 더 큰 위로가 아이들에게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경우에는 부모보다 더 큰 능력의 존재가 나를 사랑하고 언제나 함께 하신다는 약속이 아이들의 두려움을 쫓아내고 더욱 평안한 잠자리를 선물해줄지 모릅니다.
[1] 서천석(2015)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의 마음. 창비. 370-371쪽
[2] 서천석(2015) 위의 책. 371쪽.
[3] 송관재(2003). 생활 속의 심리: 인간행동과 사고의 심리적 이해. 서울: 학지사.
[4] 이영희(2009) 침대머리 자녀교육. 몽당연필. 48쪽.
- 새는 새는 나무 자고
- 그림작가 정순희
- 글작가 전래동요
- 페이지 38 쪽
- 출판사 창비
- 발행일 2006-05-30
-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 그림작가 안녕달
- 글작가 윤여림
- 페이지 40 쪽
- 출판사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발행일 2017-07-20
- 폭풍을 잠재우신 예수님
- 그림작가 카탈리나 에체베리
- 글작가 앨리슨 미첼
- 페이지 34 쪽
- 출판사 생명의말씀사
- 발행일 201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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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다혜 | 성균관대학원 아동청소년학과 박사과정 수료 시와 글을 쓰며 책을 좋아하던 저는 국문학을 전공하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총신대 유아교육학과에 입학하였을 때 한편으로는 좌절했지만,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하나님이 내가 제일 잘 하는 곳으로 나를 이끄셨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대학 4년을 보내면서 제가 깨달은 것은 역시 하나님이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유아교육의 분야 중에서도 유아문학이 또 그 중에서 그림책이 저에게 가장 즐거웠고 또 적성에 맞았기 때문입니다. 그 후로 성균관대학교 아동청소년학과에 입학해 현은자 교수님 밑에서 박사과정을 마쳤습니다. 지금은 4명의 자녀와 함께 공기 좋고 초목이 푸르른 경상남도 합천에서 끝나지 않는 집안일과 육아로 정신없이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림책 속 세계관을 연구하여 다음 세대에 진심으로 추천해줄 수 있는 좋은 그림책을 발견하고 소개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
Bedtime Story : 잠자기 전 책 읽기에 대하여
“아이는 참 예뻐. 근데 자면 더 예뻐.”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우스개로 하는 말입니다. 아이가 잠 들어야 비로소 부모 개개인의 시간이 생기기도 하지만 아이를 재우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기에 이 우스갯소리에 많은 부모들이 공감합니다. 저도 역시 아이를 재우는 것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 많이 보던 육아 서적에서 생후 3개월이 지나면 수면교육을 시작하라고 하는데, 나는 이 중요한 수면 교육에 실패해서 아이가 잠자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일까 자책도 많이 했습니다. 아이에게 잠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잠자는 사이 성장호르몬이 나와 아이의 성장과 발달을 돕기도 하고, 잠을 잘 자야 아이도 피로가 풀려 좋은 컨디션으로 생활을 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어릴수록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크게 아프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아이를 잘 재우기 위한 수면 관련 용품 한두 가지는 꼭 구비해두지요.
그런데 여러 육아관련 전문가들이나 서적에서 말하는 아이를 잘 재우기 위한 여러 방법 중 하나가 ‘잠자기 전 책을 읽어주는 것’입니다. 저도 아동문학 연구자로서 ‘Bedtime Story’에 대한 로망이 있었습니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밤에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 아이가 스르르 잠들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막상 아이를 낳아서 키워보니 그림책을 읽어준다고 아이가 스르르 잠드는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꾸준히 잠자기 전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몇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지요. 첫 번째는 아이를 잠자게 하기보다 오히려 아이를 놀고 싶게 만드는 책이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아이에게 생각지도 못한 불안감을 심어주어 아이의 잠을 방해하는 책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보니 잠자기 전 읽을 책을 고르는 것에 꽤 신중해졌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잠자기 전에 읽어줘도 괜찮았던 책 몇 권만 돌아가며 읽어주게 되었습니다.
소아정신과 의사이자 그림책에 깊은 식견을 가진 서천석 선생님의 책에도 이와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1] 그는 사실 잠자기 전은 책 읽기에 좋은 시간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림책을 읽으면서 잠이 드는 것이 몸에 벨 경우 아이는 커서도 책을 보면 잠이 올 수 있고, 그림책 중에는 아이를 흥분시키거나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책도 적지 않아 오히려 아이가 잠드는 것을 방해하고 악몽을 유발하기도 한다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서천석 선생님도 잠들기 전에 읽어주는 그림책의 종류를 제한할 필요가 있으며 복잡한 이야기 보다는 편안한 느낌을 주어 아이가 잠드는 것을 돕는 책이 좋고, 다양한 책보다는 익숙한 책 몇 권을 돌려가며 읽어주는 것이 오히려 좋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아이들을 여럿 키우다보니, 저는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고 싶지 않은 이유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첫 번째는 계속 놀고 싶어서이고, 두 번째는 무언가 두려움이나 걱정이 있어 잠자리에 들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계속 놀고 싶은 아이에게 모험이 가득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나, 온 몸을 움직이는 활동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책은 잠자기 방해가 됩니다. 그래서 지금은 잘 시간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차분히 마음을 정돈할 수 있는 책을 읽어줘야 합니다. 제가 즐겨 읽어주었던 책은 우리나라 전래 자장동요인 자장가에 정순희가 그림을 그려 완성한 시 그림책 『새는 새는 나무 자고』 입니다.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자장 잘자거라’로 시작하는 글 텍스트를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아는 자장가의 음을 넣어 노래로 들려주며 한 장 한 장 그림책을 넘겨 읽으면, 조용히 울리는 엄마의 노랫소리에 아이도 마음을 차분히 정리하며 잠 잘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림책을 펼쳐보면 이불을 펴고 아이를 재우는 엄마의 위에 올라타 장난을 치는 아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 아이도 잠이 잘 안 오나봅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노는 아이에게 하늘을 날고 있는 새가 보입니다. 하지만 책을 넘겨보면, 아기 새들은 둥지 안에서 어미 새 품에 잠을 자고 있지요. ‘새는 새는 나무 자고’라는 글 텍스트와 함께 아이는 엄마의 품에 안겨 새들이 자는 모습을 바라봅니다. 그 뒤로 엄마는 아이와 함께 구멍에서 자는 쥐, 마구간에서 자는 소, 홰에서 자는 닭, 풀섶에서 자는 메고라지(맹꽁이)등 각자의 동물들이 어떻게 자는지도 살펴봅니다. 아마도 엄마는 아이를 재우기 위해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독자는 책장을 넘길수록 배경의 색이 점점 짙어지며 밤이 깊어지고 있음을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죠. 긴 시간의 밤 산책으로 이제 겨우 아이는 잠이 들었습니다. 마루 밑에 잠을 자는 누렁이를 보고 방에 들어왔을 때 아이는 눈을 비비며 하품을 하지요. 아이를 이불 위에 누이자 아이는 곤히 잠이 듭니다.
저희 첫 아이도 이 그림책 속 아이처럼 밖에 나가서 한참을 돌아다니며 재워주어야 잠이 들곤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업고 나가 집 주변에서 그림책에 나오는 동물들을 찾아다닌 적도 있지요. 그렇게 한참을 돌아다니면 아이는 겨우 잠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그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되어서 막내 동생에게 이 책을 읽어줍니다. 아이에게 너도 예전에 이러했다라고 이야기 하면, 자기도 기억이 난다고 합니다. 책 속의 엄마가 아기를 많이 사랑하는 것 같은데, 우리 엄마도 나를 이렇게 사랑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하지요.“엄마가 날 재우느라 많이 힘들었을텐데 그래도 계속 날 재워줘서 고마워. 사랑해.”라는 고백도 합니다. 이제 첫째 아이는 엄마가 예전에 책을 읽어줬던 방식대로 막내 동생을 자신의 무릎을 베고 눕게 한 후 토닥이며 이 책을 읽어줍니다. 그런데 막내 아이가 어느새 언니의 자장가를 다 외웠는지, 요즘은 밤에 잠을 재우려 누이면 혼자 이 노래를 부르곤 합니다. 자장가의 운율을 나직하게 혼자 읊조리는 아이의 머리 속에는 그림책의 장면이 떠오르고 있겠지요?
언젠가 제가 저희 둘째 아이에게 앤서니 브라운의 『겁쟁이 빌리』를 읽어준 적이 있습니다. 그때만 해도 잠자리 그림책을 고르는 저만의 노하우가 없던 때라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주인공 빌리와 우리 아이가 동질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어 읽어주었지요. 그런데 오히려 우리 아이는 그 책을 읽고 빌리처럼 큰 비가 올까, 신발이 없어질까 등을 걱정하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내가 무언가 큰 실수를 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요. 그 날은 어찌어찌 잠이 들었는데, 다음 날 저희 아이는 빌리처럼 걱정인형을 만들어야겠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한참을 집중하더니 “엄마, 그런데 결국 누군가는 걱정을 하잖아.”라고 합니다. 빌리는 걱정인형의 걱정을 대신 해줄 걱정인형들을 여럿 만들어서 걱정이 없어졌다고 하는데, 자신이 실제로 만들어보니, 마지막에 꼭 한 명은 걱정을 전가시키지 못하는 인형이 남는다는 것입니다. 아니면 누군가가 두 명 분의 걱정을 책임져 줘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것은 뭔가 불공평하고 잘못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때 그 그림책을 단순히 생각했던 제 자신을 반성했습니다. 그 책은 과테말라의 전통적인 풍습인 ‘걱정인형’을 소개하는 책일 수도 있겠지만, 책을 읽는 독자는 정말 자신의 걱정을 걱정인형이 해결할 수 있다고 받아들이게 합니다. 그런데 걱정은 누군가에게 전가시킨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지요. 그래서 오히려 아이에게 걱정을 없애주려다 더 많은 걱정거리를 안겨주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아이에게 편안한 잠을 선물하는 책도 있지만, 아이에게 오히려 불안감을 주는 책도 있습니다. 앞 서 소개한 서천석 선생님의 책에는 아이가 ‘잠’을 두려워하는 이유를 설명해줍니다.[2] 잠은 미지의 세계이며, 눈을 감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고, 잠자는 순간 부모와 떨어지게 된다는 불안감도 잠을 두려워하는데 한 몫을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부모는 아이가 걱정이나 불안으로 잠을 못 자는 일이 없도록 도와야겠지요. 부모가 언제나 너를 지켜줄 것이라는 약속과 그 약속에 대한 믿음은 아이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윤여림이 글을 쓰고 안녕달이 그림을 그린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는 서로 떨어지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엄마와 아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처음 갈 때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 울며 불안했던 것처럼 엄마도 아이가 유치원에서 캠프를 떠난 날 아이와 떨어져 있는 것이 쉽지 않고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엄마와 아이는 떨어지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압니다. 왜냐하면 엄마와 아이는 언제나 다시 만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발달심리학자 피아제는 자신의 인지발달 이론을 통해 ‘대상영속성’이라는 개념을 제시합니다. 이는 존재하는 물체가 어떤 것에 가려져 보이지 않더라도 그것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능력을 말합니다. 그런데 많은 학자들은 이런 ‘대상영속성’은 아이에게 있어 엄마와의 애착형성에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3] 엄마가 언제나 나의 곁에 존재한다는 것이 아이에게는 불안을 이길 수 있는 큰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일종의 믿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의 주인공 아이는 까꿍놀이를 할 때 잠깐 엄마가 안 보일지라도 항상 엄마는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유치원이나 캠프에 가느라 엄마와 헤어질지라도 엄마와 곧 다시 만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렇게 아이가 불안과 걱정으로 잠이 들지 못할 때는 엄마와 같은 네가 의지할 만한 크고 멋진 존재가 너를 지켜준다는 약속과 그에 대한 믿음이 아이의 마음을 다스리는 열쇠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대인의 자녀교육법에 대해 연구하신 이영희 교수님은 잠자리에서 읽어주는 베겟머리 이야기가 여러 가지 면에서 아이들의 정서를 지배하는데, 사람은 하루의 삼분의 일은 잠을 자기 때문에 침대머리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십니다.[4] 유대인들은 머리맡을 지성적이고 성스러운 장소로 여기기 때문에 자기 전 머리맡을 깨끗이 정리하고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성경을 암송하며 아이를 재운다고 합니다. 그리고 잠자기를 두려워하는 아이에게 하나님이 천사를 보내어 아이의 머리맡과 발치를 지켜주신다고 가르쳐주고 안심을 시킨다고 합니다. 제가 유대인은 아니지만, 저도 잠자리에서 아이들에게 엄마보다 더 크고 놀라운 존재가 널 사랑하며 널 지키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줍니다. 요즘은 아동들 대상의 TV채널에서도 공포 애니메이션이 자주 방영됩니다. 이 애니메이션이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에 저희 집 아이들은 이 만화영화를 보지 않지만 그 내용의 일부를 알고 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을 안 보면 자신의 자녀가 친구들과의 대화에 끼지 못한다며 ‘울며 겨자먹기’로 이를 보여준다는 엄마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귀신 이야기를 듣고 온 날이면 저희 아이들은 잠자기 전에 많이 무서워하고 악몽을 꾸기도 합니다. 그런 날 저는 저희 아이들에게 엄마보다, 귀신보다, 더 큰 능력의 하나님이 너희들을 사랑하시고 지켜주신다는 이야기의 책을 읽어줍니다.
앨리스 미첼이 글을 쓰고 카탈리나 에체베리가 그림을 그린 『폭풍을 잠재우신 예수님』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 우리를 지키시는 예수님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던 사람들에게 말씀을 가르치고 제자들과 함께 바다 건너편으로 가기 위해 배를 타십니다. 예수님은 몹시 피곤하셨기 때문에 잠이 드셨는데, 그때 큰 폭풍이 그 배를 덮칩니다. 바람이 세차게 불고, 파도가 더 커지고, 바닷물이 배 안으로 마구 들이칩니다. 제자들은 큰 폭풍우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다르시죠. 예수님은 잠에서 깨어 제자들처럼 물을 퍼내지도, 육지로 가기 위해 노를 젓지도 않으십니다. 그저 폭풍을 향해, 바람을 향해, 파도를 향해 “잠잠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순식간에 바다가 잔잔하고 고요해집니다. 예수님이 바로 이 세상을 만드신 하나님의 아들이시기에 폭풍우도 그 분의 말씀을 듣는 것이지요. 이렇게 놀라운 능력을 지닌 예수님이 바로 너를 사랑하시고 언제나 너와 함께 하시며 너를 지켜주신다고 말하면, 하루 종일 귀신이야기에 시달린 아이들은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안심하고 잠자리에 들지요.
잠자는 시간을 흔히 ‘아이들이 성장하는’ 시간이라고 표현합니다. 잠을 통해 아이들은 키가 크고, 몸이 자라며, 피로를 풀어 새롭게 내일을 살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하지만 잠이 들기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잠자리에서 책을 읽어주는 부모는 좀 더 신중하게 아이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평안하게 잠을 잘 수 있는 책을 골라야 할 것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차분히 진정시키는 책은 계속 놀고 싶은 아이에게 도움을 줄 것입니다. 부모가 언제나 나와 함께 있어 나를 지지해준다고 말하는 책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줄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보다 더 큰 위로가 아이들에게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경우에는 부모보다 더 큰 능력의 존재가 나를 사랑하고 언제나 함께 하신다는 약속이 아이들의 두려움을 쫓아내고 더욱 평안한 잠자리를 선물해줄지 모릅니다.
[1] 서천석(2015)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의 마음. 창비. 370-371쪽
[2] 서천석(2015) 위의 책. 371쪽.
[3] 송관재(2003). 생활 속의 심리: 인간행동과 사고의 심리적 이해. 서울: 학지사.
[4] 이영희(2009) 침대머리 자녀교육. 몽당연필. 48쪽.
강다혜 | 성균관대학원 아동청소년학과 박사과정 수료
시와 글을 쓰며 책을 좋아하던 저는 국문학을 전공하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총신대 유아교육학과에 입학하였을 때 한편으로는 좌절했지만,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하나님이 내가 제일 잘 하는 곳으로 나를 이끄셨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대학 4년을 보내면서 제가 깨달은 것은 역시 하나님이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유아교육의 분야 중에서도 유아문학이 또 그 중에서 그림책이 저에게 가장 즐거웠고 또 적성에 맞았기 때문입니다. 그 후로 성균관대학교 아동청소년학과에 입학해 현은자 교수님 밑에서 박사과정을 마쳤습니다. 지금은 4명의 자녀와 함께 공기 좋고 초목이 푸르른 경상남도 합천에서 끝나지 않는 집안일과 육아로 정신없이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림책 속 세계관을 연구하여 다음 세대에 진심으로 추천해줄 수 있는 좋은 그림책을 발견하고 소개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