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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정성을 선물합니다 『특별 주문 케이크』

202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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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정성을 선물합니다  『특별 주문 케이크』



특별 주문 케이크를 만들어드립니다. 밝은 민트색 칼라의 표지에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유리케이스 안으로 하얀 앞치마를 두른 비둘기 할머니께서 한 아름 꽃을 들고 어디론가 향합니다. 예쁜 것 좋아하는 소녀 감성의 중년 아줌마를 마구 들뜨게 하는 표지 그림입니다. 아름다운 색과 그림의 조화를 화면이 아니라 실물 그림책으로 직접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비둘기 할머니의 케이크 만드는 솜씨는 숲속에 소문이 나 있습니다. 케이크를 선물받을 사람에게 꼭 알맞는 맛있고도 멋진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언제나 고민하며 연구를 거듭하시는 존경스러운 비둘기 할머니이십니다.

 


할머니의 달력을 보면 주문 스케줄로 빼곡합니다. 이번 주가 가장 바쁜 한주입니다. 월요일은 얼마 전 새로 이사 온 생쥐네 막내 생일을 위해 곰 아저씨가 주문한 케이크입니다. 생쥐가 좋아하는 치즈를 듬뿍 넣어 생쥐네 집을 꼭 닮은 케이크가 완성되었습니다. 호숫가를 산책하며 종종 본 생쥐의 집을 기억하며 자세한 스케치를 거듭하여 아름다운 케이크가 완성되었습니다. 케이크와 함께 곰 아저씨의 편지가 눈길을 끕니다. 너무 글씨가 작아 돋보기라도 써야 할 듯하지만 글씨는 또박또박 읽기 좋게 적혀 있습니다. 곰 아저씨는 예쁜 카드를 통해 시끄럽다고 화를 냈던 것을 사과합니다. 케이크를 맛있게 먹던 생쥐들은 결심을 하지요. 곰 아저씨 집 앞에서는 조금 조용히 놀기로요. 이렇게 아름다운 케이크와 함께 도착한 사과의 편지를 받으면 누구든지 마음이 저절로 녹아질 것 같습니다.


화요일엔 토끼 소년이 사랑하는 토끼 소녀에게 고백을 하기 위해 주문한 케이크를 만듭니다. 토기 소년은 딸기와 토끼풀로 장식된 분홍색 아름다운 케이크를 토끼 소녀의 문 앞에 두었습니다. 누군가의 사랑 고백 편지를 엿보는 느낌으로 편지를 읽어보게 됩니다. 이렇게 손 편지를 써본적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요. 그림 한켠에 놓인 편지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아날로그 감성이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돌아오는 결혼 기념일은 손편지로 마음을 전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수요일엔 달팽이 친구들을 위해 목요일엔 다람쥐와 족제비 부부의 결혼 1주년을 위해 케이크를 만듭니다. 비둘기 할머니는 밤마다 사연을 생각하며 어떤 재료로 어떤 모양의 케이크를 만들지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티포트와 찻잔 그리고 아기자기한 예쁜 소품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넘치는 그림책입니다. 케이크를 만드는 레시피도 살짝 공개하며 다음 장에 완성되어 오픈될 케이크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렙니다. 그리고 마침내 다음 장을 넘겼을 때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놀랍고 기발한 예쁜 케이크를 보며 눈과 마음이 즐거워집니다.


금요일엔 고양이 남매의 어버이날 케이크를 만듭니다. 주문 내용이 ‘엄청 맛있고 엄청 멋있는 케이크’이네요. 과연 어떤 케이크가 완성될까요? 짜잔~~~ 고양이는 뭐니뭐니해도 생선이지요. 생선 머리가 올려진 케이크와 작은 생선을 통째로 넣은 젤리는 고양이에게 최고의 케이크일 것입니다. 토요일에는 레트리버 할아버지가 오랜 친구의 병문안을 위해 주문한 케이크입니다. 맛있으면서도 몸에 좋은 재료를 위해 창고를 뒤져 최고의 재료를 찾아냅니다. 고기를 다져서 둥글게 빚어 굽고, 북어 가루를 섞은 고구마 크림을 듬뿍 발라 당근과 시금치를 넣은 쿠키로 케이크를 감싸고 완두 콩을 달콤하게 졸여 얹습니다. 연어로 장미꽃 모양으로 돌돌 말고, 콩 크림을 입힌 뼈다귀를 올려 장식을 합니다. 정말 멋진 레시피입니다.


일요일은 휴식을 취합니다. 여러분의 최고의 휴식은 무엇인가요? 비둘기 할머니는 느긋하게 호숫가를 산책하고 좋아하는 이야기책을 읽으며 보내는 것이랍니다. 그런데 저녁 무렵 여유 있는 시간을 포기하시고 또 반죽을 시작하시네요. 외로운 친구를 저녁식사에 초대합니다. 비둘기 할머니와 올빼미 할머니는 밤이 깊도록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보내며 이웃을 초대하기도 하고 초대받기도 하며 지냈는데 삶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새벽배송을 하며 장을 보다보니 장바구니 들고 쇼핑을 하는 것도 매우 고달픈 일이 되어 버렸고, 밀키트로 음식을 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물리적인 환경보다 마음의 문제인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  그림책을 읽고나니 몸이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소박한 밥이라도 정성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납니다. 조금 더 부엌과 친밀해지고 오랜만에 밀가루 반죽도 해보고 싶어집니다. 선물 받을 한 사람을 생각하며 정성껏 케이크를 만드시는 할머니의 마음과 솜씨에 감동을 받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에서 이와 같은 사랑과 여유를 전해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임해영 | 그림책박물관 운영

일러스트레이터들을 위한 산그림 (picturebook-illust.com)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음세대에게 아름다운 그림책을 전하기 위하여 그림책을 역사적으로 정리하는 그림책박물관 (picturebook-museum.co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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