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를 찾아가는 『작은 조각 페체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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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리오니의 작품은 이미 많은 그림책이 국내에 소개되고 있어 아직 소개되지 않은 그림책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이다. <작은 조각 페체티노>는 1975년도에 출간된 작품으로 잔뜩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펼쳤다. 너무나 유명한 작가이지만 레오리오니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 본다. 그는 1910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유태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재능이 있었던 그는 암스테르담의 박물관에 걸려 있는 거장들의 그림을 똑같이 그리며 놀기를 좋아했다. 제노바 대학(이탈리아)에서 경제학 박사학위까지 받았지만 독학으로 그림과 디자인 공부를 하고, 유럽에서 광고 에이전시와 디자인 관련 일을 하였으나 1939년에 전쟁을 피해 뉴욕으로 거주지를 옮긴다. 1960년대 즈음에는 <프린트>, <뉴욕타임즈>, <포츈>의 아트디렉터를 비롯해 미국 그래픽 아츠 인스티튜트 회장과 허슨스 디자인 스쿨의 학장을 역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한다. 조각, 그림, 애니메이션, 디자인 등 다방면에 재능이 있었으나 그림책에 가장 애착을 보였다. 그의 첫 작품은 1959년 손자 손녀를 위해 기차에서<라이프>지를 찢어 만든 <파랑이와 노랑이>였다. 이를 계기로 그림책 작업을 하게 되는데 그의 작품에는 삶에 대한 철학과 자기 정체성을 발견하는 아름다움이 완성도 높게 담겨있다. 그는 주로 개인과 개인, 개인과 공동체, 자기 인식이라는 주제에 대해 개성적인 캐릭터를 창조하여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데,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탈피해 그때그때 아이디어에 따라 소재와 기법을 달리한 그림책을 창조하며 칼데콧 아너상을 네 번이나 수상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가가 되었다.

표지를 살펴보면 주인공으로 보이는 작은 사각 조각이 정체를 알기 힘든 크고 멋진 조각물 밭 밑에 놓여있다. 면지를 지나 도비라에서도 정체를 알 수 있는 알록달록한 조각물을 지나 길을 떠나고 있는 모습이다. ‘페체티노’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조각'을 뜻한다. 페체티노는 틀림없이 자신이 누군가의 작은 조각일 거라 생각하며 자신이 떨어져 나온 그 누군가를 찾기로 마음먹는다. 크고 멋진 달리는 친구를 만나 ‘내가 너의 작은 조각일까?’ 하고 묻는다. 그는 ‘나한테 한 조각이 모자란다면, 내가 어떻게 달릴 수 있겠니?’라고 반문한다. 페체티노는 세상을 두루 다니며 본인이 떨어져 나온 그 누군가를 찾아 헤매지만 그 누구도 한 조각이 부족한 이는 없었다. 마침내 페체티노는 동굴에 사는 지혜로운 이가 말해준 쿵쾅섬에 도착한다. 페체티노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보이지 않는 쿵쾅섬에서 산을 오르내리며 자기를 찾아 헤맨다. 그러다가 지혜로운 이의 말대로 드디어 자신을 찾게 된다. 완전히 지치고 지쳐 무엇인가에 발이 걸려 넘어져 데굴데굴 구르다가 산산조각이 나고 만 이후에 그제야 자기도 다른 이들처럼 작은 조각들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페체티노는 몸을 일으켜 한 조각도 빠뜨린 조각이 없는 것을 확인한 다음 밤새도록 집을 향해 돌아간다. 페체티노는 기다리던 친구들에게 기쁨에 차서 ‘나는 나야!’하고 외치는데 친구들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지만 페체티노가 무척 행복해 보였기 때문에 모두들 행복했다는 이야기로 끝난다.
페체티노는 알록달록하고 커다란 존재들에 비해 보기에도 매우 작고 다채로운 칼라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아마도 내가 누구인지 나의 존재 이유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페체티노가 자기를 제외한 모든 이들은 크고 강하고 특별해 보였던 게 아닐까. 남과 비교하는 어리석음보다 온 우주에 단 한명밖에 없는 나를 존재하게 하신 창조주를 기억하며 천하보다 한 영혼을 귀하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시선과 마음을 간직한 이들이 세상에 많아졌으면 한다. 레오 리오니는 말년에 만난 그림책의 세계를 통해 일관되게 자기 정체성과 자기 인식에 대해 새롭고 놀라운 이야기를 끊임없이 창조하며 그림책 속 주인공들은 모두 본연의 나를 발견하고 찾아간다. 작가가 평생 추구해왔던 정체성 찾기는 고난이 많은 유대인 특유의 삶의 태도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의 책은 건강하게 자기 인식과 자아를 완성하고 결국 모든 이의 소중함을 전하며 행복하고 정다운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나다움을 찾자며 큰 자와 작은 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남성과 여성, 흑인과 백인을 대립시키는 것이 아닌 이 세상에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존재하게 된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전하고 있다.
진짜 나를 찾아가는 『작은 조각 페체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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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리오니의 작품은 이미 많은 그림책이 국내에 소개되고 있어 아직 소개되지 않은 그림책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이다. <작은 조각 페체티노>는 1975년도에 출간된 작품으로 잔뜩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펼쳤다. 너무나 유명한 작가이지만 레오리오니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 본다. 그는 1910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유태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재능이 있었던 그는 암스테르담의 박물관에 걸려 있는 거장들의 그림을 똑같이 그리며 놀기를 좋아했다. 제노바 대학(이탈리아)에서 경제학 박사학위까지 받았지만 독학으로 그림과 디자인 공부를 하고, 유럽에서 광고 에이전시와 디자인 관련 일을 하였으나 1939년에 전쟁을 피해 뉴욕으로 거주지를 옮긴다. 1960년대 즈음에는 <프린트>, <뉴욕타임즈>, <포츈>의 아트디렉터를 비롯해 미국 그래픽 아츠 인스티튜트 회장과 허슨스 디자인 스쿨의 학장을 역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한다. 조각, 그림, 애니메이션, 디자인 등 다방면에 재능이 있었으나 그림책에 가장 애착을 보였다. 그의 첫 작품은 1959년 손자 손녀를 위해 기차에서<라이프>지를 찢어 만든 <파랑이와 노랑이>였다. 이를 계기로 그림책 작업을 하게 되는데 그의 작품에는 삶에 대한 철학과 자기 정체성을 발견하는 아름다움이 완성도 높게 담겨있다. 그는 주로 개인과 개인, 개인과 공동체, 자기 인식이라는 주제에 대해 개성적인 캐릭터를 창조하여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데,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탈피해 그때그때 아이디어에 따라 소재와 기법을 달리한 그림책을 창조하며 칼데콧 아너상을 네 번이나 수상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가가 되었다.
표지를 살펴보면 주인공으로 보이는 작은 사각 조각이 정체를 알기 힘든 크고 멋진 조각물 밭 밑에 놓여있다. 면지를 지나 도비라에서도 정체를 알 수 있는 알록달록한 조각물을 지나 길을 떠나고 있는 모습이다. ‘페체티노’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조각'을 뜻한다. 페체티노는 틀림없이 자신이 누군가의 작은 조각일 거라 생각하며 자신이 떨어져 나온 그 누군가를 찾기로 마음먹는다. 크고 멋진 달리는 친구를 만나 ‘내가 너의 작은 조각일까?’ 하고 묻는다. 그는 ‘나한테 한 조각이 모자란다면, 내가 어떻게 달릴 수 있겠니?’라고 반문한다. 페체티노는 세상을 두루 다니며 본인이 떨어져 나온 그 누군가를 찾아 헤매지만 그 누구도 한 조각이 부족한 이는 없었다. 마침내 페체티노는 동굴에 사는 지혜로운 이가 말해준 쿵쾅섬에 도착한다. 페체티노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보이지 않는 쿵쾅섬에서 산을 오르내리며 자기를 찾아 헤맨다. 그러다가 지혜로운 이의 말대로 드디어 자신을 찾게 된다. 완전히 지치고 지쳐 무엇인가에 발이 걸려 넘어져 데굴데굴 구르다가 산산조각이 나고 만 이후에 그제야 자기도 다른 이들처럼 작은 조각들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페체티노는 몸을 일으켜 한 조각도 빠뜨린 조각이 없는 것을 확인한 다음 밤새도록 집을 향해 돌아간다. 페체티노는 기다리던 친구들에게 기쁨에 차서 ‘나는 나야!’하고 외치는데 친구들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지만 페체티노가 무척 행복해 보였기 때문에 모두들 행복했다는 이야기로 끝난다.
페체티노는 알록달록하고 커다란 존재들에 비해 보기에도 매우 작고 다채로운 칼라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아마도 내가 누구인지 나의 존재 이유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페체티노가 자기를 제외한 모든 이들은 크고 강하고 특별해 보였던 게 아닐까. 남과 비교하는 어리석음보다 온 우주에 단 한명밖에 없는 나를 존재하게 하신 창조주를 기억하며 천하보다 한 영혼을 귀하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시선과 마음을 간직한 이들이 세상에 많아졌으면 한다. 레오 리오니는 말년에 만난 그림책의 세계를 통해 일관되게 자기 정체성과 자기 인식에 대해 새롭고 놀라운 이야기를 끊임없이 창조하며 그림책 속 주인공들은 모두 본연의 나를 발견하고 찾아간다. 작가가 평생 추구해왔던 정체성 찾기는 고난이 많은 유대인 특유의 삶의 태도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의 책은 건강하게 자기 인식과 자아를 완성하고 결국 모든 이의 소중함을 전하며 행복하고 정다운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나다움을 찾자며 큰 자와 작은 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남성과 여성, 흑인과 백인을 대립시키는 것이 아닌 이 세상에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존재하게 된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전하고 있다.
임해영 | 그림책박물관 운영
일러스트레이터들을 위한 산그림 (picturebook-illust.com)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음세대에게 아름다운 그림책을 전하기 위하여 그림책을 역사적으로 정리하는 그림책박물관 (picturebook-museum.com)을 운영하며 원흥동에서 그림책북카페를 2023년 4월에 오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