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새우 말고 대왕고래』 파란자전거

2022-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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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처럼 빛나는 꿈  『고래새우 말고 대왕고래』




그림책 제목에서 언급된 고래새우와 대왕고래가 매우 생소하고, 그래픽적인 이미지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큰 기대감없이 책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금세 그림책 속으로 푹 빠지며 재미와 교훈의 이야기 흐름이 자연스러워 작가가 누구인지 검색을 해보게 됩니다. 글작가는 대학에서 아동복지학을 전공하고 어린이를 위한 글을 꾸준히 쓰고 있습니다. 그림작가는 2017년 『셀카가 뭐길래!』라는 현대인의 필수품인 핸드폰을 소재로 한 인상적인 그림책을 쓰고 그렸습니다. 두 젊은 작가가 협력하여 만든 『고래새우 말고 대왕고래』 을 이 달의 추천그림책으로 소개드립니다.

큰 제목 밑에 부제목으로 ‘조의 요절복통 대왕고래 출항기’ 라고 적혀 있습니다. 면지에는 주인공처럼 보이는 젊은 청년 ‘조’가 언덕 바위에 올라 마을 건너 저 멀리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마을은 별로 중요한 대상이 아닌 게 분명합니다. 집들은 모두 단순하게 도식화되어 표현되어 있을 뿐이고, 조는 마을에는 눈길도 주지 않습니다. 조가 바라보는 곳은 어디일까요? 표제지에 힌트가 있습니다. 망망한 바다가 펼쳐져 있고, 갈매기 두 마리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조가 바라보는 곳은 바로 마을 너머의 바다였습니다.


조에게는 꿈이 있어요.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고래를 잡는 꿈이에요. 
마을 사람들은 조의 꿈을 비웃었어요.
“혼자서 고래를 잡겠다니 말도 안 돼!”
하지만 조는 굳게 다짐했어요.
‘반드시 고래를 잡고 말 테야!’


조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큰 대왕고래를 잡는 꿈이지요. 꿈이 없는 젊은이란 상상만으로도 안타깝고 슬픈 일입니다. 반면에 꿈이 있는 젊은이란 생각만해도 가슴이 뛰고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는 기쁨입니다. ‘조에게는 꿈이 있어요.’ 참 좋은 일입니다. 여러분에게도 꿈이 있나요?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고래를 잡으려면
누구보다 힘이 세야 해요.
조는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했어요.


조는 꿈을 이루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일을 시작합니다. 바로 매일 매일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막연한 기대감으로 계획없이 하루를 보내지 않습니다. ‘가장 BASIC 한 것을 매일 꾸준히 쌓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꿈을 이루는 가장 지혜로운 전략이라는 것을 이 어린 조는 어떻게 알았을까요? 조는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땀을 흘리며 달리기를 하고 아령을 들고 물구나무를 서고 스트레칭을 합니다. 

그 다음단계는 무엇일까요?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고래를 잡으려면 튼튼하고 커다란 배와 낚싯대가 필요한 것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튼튼한 체력으로 열심히 배를 만듭니다. 비웃는 마을 사람들을 뒤로 하고 매일 성실하게 배를 만들어 갑니다. 대왕 고래를 잡으려면 특별한 미끼가 필요합니다. 바로 미끌미끌 고소한 ‘기름지렁이’지요. 이 ‘기름지렁이’는 무엇일까요? 조는 갖가지 지렁이를 채취해가며 연구를 한 끝에 아주 깊숙한 땅 속에서 산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포기할 조가 아니지요. 꼬박 이틀 밤을 새우고, 밥도 굶어 가며 땅을 파 내려간 지 일주일째 되는 날, 드디어 기름지렁이를 찾아냈습니다. 대왕 고래를 잡을 준비가 끝났습니다.

드디어 바다 한 가운데로 배를 타고 나아갑니다. 이제 별똥별이 떨어지기만 기다리면 됩니다. 대왕 고래를 잡으려면 별똥별이 떨어지는 순간 낚싯대를 던져야 한답니다. 조는 졸린 눈을 부릅뜨고 밤하늘만 쳐다봅니다. 놓칠 수 없는 순간입니다. 바로 그때, 반짝이는 별똥별 하나가 까만 밤하늘을 가로 지릅니다. 조는 힘차게 낚싯대를 던집니다. 잔잔하던 바닷물이 마구 요동치기 시작하더니 낚싯대가 갈고리처럼 휘어 버립니다. 엄청난 무언가가 걸린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배가 한 번 휘청하더니 떠오른 것은 대왕고래가 아니라 고래새우였습니다. 

내 몸보다 더 큰 고래새우를 붙잡고 조는 크게 실망합니다. 그때 작은 배를 타고 지나가던 할아버지께서 “젊은이, 아주 멋진 걸 잡았군 그래” 말로만 듣던 고래새우라며 신기해하셨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조가 사용한 미끼는 대왕고래가 좋아하는 기름지렁이가 아니라 고래새우가 좋아하는 꿈틀지렁이였음을, 또 조가 별똥별이라고 착각한 것은 바로 갈매기 똥이 달빛을 받아 반짝였던 것이라고 가르쳐 주십니다. 조는 기름지렁이와 꿈틀지렁이를 구별하지 못한 것과 별똥별과 갈매기 똥을 착각한 자신이 한심했습니다. 그러나 할아버지께서는 땅속을 일주일이나 파 내려간 끈기를 칭찬해주시고, 갈매기똥의 작은 반짝임을 알아본 눈썰미를 칭찬해주셨습니다. 조는 자신의 실수를 칭찬하는 할아버지가 이상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조가 직접 만든 튼튼한 배를 보시며 감탄하셨습니다. 조는 머리를 긁적일 뿐이었습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습니다. 조는 자신의 어이없는 실수에 너무나 낙담했지만 할아버지는 그의 실수에 주목하지 않습니다. 성실하게 인내하며 노력했던 조의 태도를 오히려 칭찬해주십니다. 우리는 결과에만 집중하고 과정과 동기를 놓칠 때가 많습니다. 조의 성실함과 할아버지의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께서 바다에서 잡은 것들을 놓아주고 계십니다. 조는 깜짝 놀라 물었습니다.


“내 꿈은 나만의 아름다운 바다를 만드는 걸세” 


할아버지의 배에는 그동안 보았던 물고기들을 그린 그림들로 가득했습니다. “물고기를 잡아야만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라네, 자넨 꿈이 뭔가” 조가 대답합니다. “전 세상에서 가장 큰 고래를 잡는 게 꿈입니다.” “꿈은 잡는 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걸세. 나는 매일매일 꿈을 만들어 가는 중이네, 자네도 자네만의 아름다운 꿈을 만들어 보게.” 할아버지는 조에게 싱긋 웃어 보이고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할아버지와의 만남 후에 조는 또 다른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배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새로 만든 배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합니다. 조의 새로운 꿈은 무엇일까요?


조에게는 꿈이 있어요.
세상 사람들과 함께 고래를 만나는 꿈이에요.


꿈이 있다는 것, 꿈을 꾼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입니다. 우리의 일상 가운데 성실과 열정이 차곡차곡 쌓여 갈때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그 꿈이 무언가를 소유하는 것, 잡는 것, 성취하는 것에 머무른다면 꿈을 이룬 후에 진정한 만족과 평화를 얻을 수 있을까요? 조는 할아버지와의 만남을 통해 한 걸음 더 성숙해집니다. 나의 갈망에 머무르지 않고 나의 헌신을 통해 이웃에게 유익이 되고, 사랑을 전하는 새로운 꿈을 꾸는 사람이 됩니다. 별처럼 빛나는 꿈을 꾸길 원합니다. 연약한 생명을 살리고, 이웃을 진리와 사랑으로 섬기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나누는 복된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고래새우 말고 대왕고래
  • 그림작가 임윤미 
  • 글작가 이정은
  • 페이지 46 쪽
  • 출판사 파란자전거
  • 발행일 2022-01-20




임해영 | 그림책박물관 운영

일러스트레이터들을 위한 산그림 (picturebook-illust.com)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음세대에게 아름다운 그림책을 전하기 위하여 그림책을 역사적으로 정리하는 그림책박물관 (picturebook-museum.co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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