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책에 대한 온라인 독자 서평 분석
Ⅰ. 서론
죽음은 인간의 삶에서 불가피한 주제이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종종 회피하거나 금기시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아동교육에서 죽음은 다루기 어려운 주제로 자리 잡고 있으며, 부모나 교육자들은 아동에게 죽음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곤 한다.
일반적으로 죽음교육은 가정, 학교, 사회의 세 개의 장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가정과 학교에서의 죽음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서, 죽음교육은 오롯이 사회의 영역, 특히 대중매체의 몫으로 돌아가게 되었다.(1) 오늘날 대중매체는 우리에게 수많은 죽음의 소식을 전한다. 어린이들 또한 영화나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죽음을 간접적으로 접하게 된다. 그러나 죽음을 아주 가볍고, 자극적으로 다뤄내는 대중매체를 통해 죽음을 이해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렇다면 어린이들의 죽음교육을 위한 교육적으로 안전하고, 적합한 매체는 무엇일까. 필자는 그림책이 해당 역할에 가장 적합한 매체라고 본다. 그림책은 시각적 이미지와 간결한 서사를 통해 복잡한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강력한 미디어로, 죽음과 같은 철학적이고, 어려운 주제를 다룰 때, 아이들이 감정적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이에 본 연구는 죽음교육의 측면에서 그림책이 가지는 가치를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텍스트 ‘앞의 세계’라고 할 수 있는 온라인 독자 서평을 분석하였다.(2)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죽음을 다룬 그림책의 온라인 독자 서평에 나타난 인지적 내용은 어떠한가?
연구문제 2. 죽음을 다룬 그림책의 온라인 독자 서평에 나타난 정서적 내용은 어떠한가?
연구문제 3. 죽음을 다룬 그림책의 온라인 독자 서평에 나타난 교육적 내용은 어떠한가?
Ⅱ. 연구방법
1. 자료 수집
본 연구는 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책에 대한 온라인 독자 서평을 분석함으로써, 성인 독자들이 그림책을 통해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반응하며, 죽음교육에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탐색하였다. 이를 위해 국내 상위 3곳의 인터넷 서점인 교보문고, 알라딘, YES 24에서 제공하는 서평을 수집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3) 서평 수가 200편 이상인 상위 3권의 그림책이 선정되었으며, 총 847편의 서평이 수집되었다.
이후 내용 분석을 위해 두 차례의 추가 검토를 진행하여 재추출 작업을 진행하였다. 양적 비교를 위해 재추출 작업 후 도출된 서평에서 최근 작성일자순으로 그림책당 100편씩 나열하여, 최종 300편을 분석 범주로 내용 분석을 진행하였다.
2. 분석 방법
본 연구는 Cresswell의 탐색적 순차 설계(exploratory sequential design)를 토대로 내용분석 틀을 마련하고, 온라인 서평 내용을 양적, 질적으로 분석하였다. 마련된 내용분석 틀은 다음과 같다.
표 1. 죽음 관련 그림책에 대한 온라인 독자 서평의 내용분석 틀
범주 | 세부 범주 | 구체적 내용 |
인지적 내용 | 인지적 개념 | 그림책 속 드러난 죽음의 인지적 개념을 분석 |
죽음관 | 그림책 속 죽음관과 자신의 죽음관을 비교 |
삶의 가치 | 그림책을 통해 새롭게 변화되거나 심화된 삶의 가치에 대한 내용 |
정서적 내용 | 등장인물에 감정 이입 | 그림책 속 등장인물의 감정에 이입 |
위로와 치유의 감정 경험 | 자신의 경험을 회상하고 그림책을 통한 위로와 치유의 감정을 경험 |
교육적 내용 | 독자 대상 연령 | 아동에게 적합 | 그림책의 주제, 내용, 묘사 등이 아동에게 적합함 |
아동에게 적합하지 않음 | 그림책의 주제, 내용, 묘사 등이 아동에게 적합하지 않음 |
성인독자 | 성인독자와 관련된 내용 |
기타 | 그 외 독자 연령과 관련된 서술 |
죽음교육의 영역 적합도 판단 | 인지적 영역 | 그림책이 죽음의 정의와 판정, 자연의 섭리, 사후의 삶 등과 같은 죽음의 인지적 개념을 이해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 |
정서적 영역 | 그림책이 슬픔과 애도, 긍정적 수용과 희망 등 죽음과 관련된 정서적 영역을 이해하고 경험하며 죽음 불안을 감소시키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 |
행동적 영역 | 그림책이 죽음에 대한 준비,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장례 절차, 임종자 돌봄 등 학습한 것을 실천하는 행동적 영역에 적합하다고 판단 |
독후활동 | 그림책을 읽고 진행한 독후활동에 대한 서술 |
Ⅲ. 죽음을 다루는 그림책의 죽음관 및 특성
그림책 속 나타나는 죽음관은 단일하지 않다. 선정된 그림책 또한 각기 다른 시각과 접근법으로 죽음을 다루고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이를 Weber(1922)가 제시한 죽음관을 바탕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대상으로 선정된 그림책의 죽음관 및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100만 번 산 고양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사노 요코의 그림책 <100만 번 산 고양이>는 불교의 환생과 해탈의 개념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작품 속 고양이는 백만 번 죽고 다시 태어나면서도 삶에 대한 의미를 찾지 못하다가, 사랑을 통해 비로소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고양이는 더 이상 환생하지 않게 되며, 이는 불교의 해탈과 유사한 개념으로 해석된다.


2. <이게 정말 천국일까?>
요시타케 신스케의 <이게 정말 천국일까?>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무겁게 다뤄내지 않고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이 그림책은 사후세계와 관련된 상상이 서사의 중심이 되지만, 여러 종교적 가치관이 무분별하게 혼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책 속 할아버지는 환생, 영혼불멸, 천국의 개념이 함께 존재할 수 있다고 믿으며 현세와 사후세계의 이동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러한 관점의 그림책을 성인 독자들이 어떻게 읽어내고 있는지는 이후의 연구결과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

3. <무릎딱지>
샤를로트 문드리크와 올리비에 탈레크의 작품, 무릎딱지는 갑작스럽게 엄마의 죽음을 직면한 주인공 아이의 심리적 갈등과 치유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 작품은 사후세계나 종교적 해석보다는 현실적이고 원자론적인 관점에서 죽음을 바라보며, 아이가 엄마의 부재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Ⅳ. 연구결과
1. 인지적 내용
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책에 대한 온라인 독자 서평에서의 인지적 내용은 총 207회로 나타났다. <이게 정말 천국일까?>가 88회(42.51%)로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다음으로는 <100만 번 산 고양이>가 87회(42.03%)로 나타났다. <무릎딱지>는 32회(15.46%)로 세 도서 중 인지적 내용이 가장 적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범주 | 세부 범주 | 100만 번 산 고양이 | 이게 정말 천국일까? | 무릎딱지 |
인지적 내용 | 인지적 개념 | 37 | 51 | 18 |
죽음관 | 12 | 8 | 5 |
삶의 가치 | 38 | 29 | 9 |
소계(%) | 87(42.03) | 88(42.51) | 32(15.46) |
계(%) | 207(100) |
1) 인지적 개념
온라인 서평 속 독자들은 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책을 읽은 후 그림책 속 죽음의 인지적 개념을 분석하고, 본인이 인지한 죽음 개념을 드러내었다.
백만 번이나 태어나고 또 태어난 고양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내 짝을 만나 두 번 다시는 환생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늘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100만 번 산 고양이, 교보문고, 2022.07.06)
2) 죽음관
독자들의 인지적 개념에 대한 분석은 활발한 반면, 죽음관과 관련된 서평 내용은 적었다. 죽음관에 대한 서평을 살펴보면, 독자들은 그림책 속 죽음관을 분석하고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자신의 죽음관과 비교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이게 정말 천국일까?에 나타난 죽음관과 관련해서도 작가의 상상력이 유쾌하고 재밌다는 반응이 대다수였고, 죽음관 혼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거나 비판적으로 바라본 서평은 확인할 수 없었다.
죽은 사람이 우선 영혼이 돼서 주변을 돌아보다가 천국으로 들어가고 가끔 사과 같은 엉뚱한 사물로 지상으로 내려가 가족들을 지켜본다는 상상은 재미있네요. 그리고 천국이 지겨워지면 환생 센터에서 다른 동물 같은 것으로 환생해서 다시 지상으로 돌아갑니다. (중략) 가끔은 이렇게 재미있는 아이들 책을 읽는 것도 나쁘지 않군요^^ (이게 정말 천국일까?, 알라딘, 2017.02.07)
3) 삶의 가치
온라인 서평 속 독자들은 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책을 읽고 본인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뒤,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였다.
작가가 말하는 천국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천국이 정말 이런 곳이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 천국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을 조금 더 의미있게, 소중히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게 정말 천국일까?, yes24, 2016.11.21)
2. 정서적 내용
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책에 대한 온라인 독자 서평에서의 정서적 내용은 총 116회로 나타났다. <무릎딱지>가 61회(52.59%)로 정서적 내용이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100만 번 산 고양이>, <이게 정말 천국일까?>는 각각 29회(25%), 26회(22.41%)의 정서적 내용이 나타났다.
표 3. 정서적 내용 관련 서평 수
범주 | 세부 범주 | 100만 번 산 고양이 | 이게 정말 천국일까? | 무릎딱지 |
정서적 내용 | 등장인물에 감정이입 | 28 | 18 | 51 |
위로와 치유의 감정 경험 | 1 | 8 | 10 |
소계(%) | 29(25) | 26(22.41) | 61(52.59) |
계(%) | 116(100) |
1) 등장인물에 감정이입
온라인 서평 속 독자들은 그림책 속 등장인물의 감정에 이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글 텍스트나 서술방식 등의 문학적 요소나 색채와 같은 미술적 요소에서 드러나는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 독자들 또한 동일한 감정을 느끼며 실제로도 눈물을 흘리거나 ‘마음이 아프다’, ‘가슴이 먹먹하다’ 등의 반응이 나타났다.
이 그림책의 서술방식이 아이의 일기 또는 독백 형식을 띠었기 때문에 독자들이 슬픔과 아픔에 더 공감할 수 있었다. 만약 작가의 시선으로 묘사되었다면, 내가 이렇게 펑펑 울었을까. 다 읽고 나서 눈물 닦고 있는 내게 아들이 묻는다. "엄마 왜 울어?" 아직도 어린 나의 아들이다. (무릎딱지, yes24, 2016.10.31)
2) 위로와 치유의 감정 경험
상실의 경험이 있는 독자는 그림책을 읽은 후 자신의 상실 경험을 회상하며 위로와 치유의 감정을 경험하였다.
9살 딸아이는 이 책을 읽고 읽고 또 읽는다. 그 아이도 나처럼 웃기도 하지만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많이 생각나기도 했던 것 같다. 부쩍 할아버지 이야기가 많아졌고 또 이 책을 통해 궁금한 할아버지 소식에 위안을 받기도 했다. (이게 정말 천국일까?, 교보문고, 2016.11.22)
3. 교육적 내용
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책에 대한 온라인 독자 서평에서의 교육적 내용은 총 293회로 나타났다. <이게 정말 천국일까?>가 114회(38.91%)로 가장 많았으며, <무릎딱지>가 101회(34.47%), <100만 번 산 고양이>가 78회(26.62%)로 가장 적게 나타났다.
표 4. 교육적 내용 관련 서평 수
범주 | 세부 범주 | 100만 번 산 고양이 | 이게 정말 천국일까? | 무릎딱지 |
교육적 내용 | 독자 대상 연령 | 아동에게 적합 | 9 | 16 | 16 |
아동에게 부적합 | 14 | 1 | 2 |
성인독자 | 45 | 30 | 13 |
기타 | 4 | 2 | 7 |
죽음교육의 영역 적합도 판단 | 인지적 영역 | 1 | 24 | 16 |
정서적 영역 | 2 | 22 | 37 |
행동적 영역 | 0 | 7 | 3 |
독후활동 | 3 | 12 | 7 |
소계(%) | 78(26.62) | 114(38.91) | 101(34.47) |
계(%) | 293(100) |
1) 독자 대상 연령
독자들은 해당 도서의 주제, 내용, 묘사 등이 아동의 죽음교육에 적합한지 고민하였다. <100만 번 산 고양이> 서평에서는 아동보다 성인에게 적합한 도서라는 반응이 다수 나타났는데, 그 이유로 아직 어린 아동들이 읽기에는 죽음에 대한 묘사가 잔인하고 내용이 다소 심오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개인적으론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기보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생각해요. 뭐 아이들에게 읽어줘도 좋은 내용이긴 하지만 아이의 시각보단 어른의 시각이 더 느껴지는 동화책이었어요. 너무 어린 아이들에게 읽어주기엔 고양이가 죽는 표현도 좀 자극적이기도 하구요. (100만 번 산 고양이, 교보문고, 2017.04.12)
2) 죽음교육의 영역 적합도 판단
독자들은 해당 도서가 죽음교육의 어느 측면에 적합하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판단하였다. 죽음교육의 인지, 정서, 행동적 영역으로 분류하여 살펴보았을 때, 세 도서 중 <이게 정말 천국일까?>의 인지적 영역이 24회로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정서적 영역은 <무릎딱지>가 37회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반면 <100만 번 산 고양이>를 죽음교육에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독자들의 서평 내용은 적게 나타났다.
3) 독후활동
서평 속 성인 독자들은 그림책을 아이와 함께 읽고 상호작용하며 그림책과 관련된 독후활동을 진행하였다. 독자들이 진행한 독후활동은 ‘유서 쓰기’, ‘사후세계 상상하기’, ‘독후감 쓰기’ 등으로 나타났다.
책을 다 읽고서 아이들과 내일 당장 죽음을 앞두었다고 가정하기로 하였다. 지금의 나로 생각하여도 좋고 10살 밖에 살지 못한 것이 어쩐지 너무 억울하다면 120년을 산 미래의 나로 생각하여도 좋다고 하였다. 나의 마지막 순간 누군가를 떠올려보며 하고 싶은 이야기, 바라는 이야기, 나의 행복했던 순간들을 유서로 써 보았다. (이게 정말 천국일까?, 교보문고, 2016.11.17)
V.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죽음교육의 맥락에서 그림책이 가지는 인지적, 정서적, 교육적 효과를 재확인하고 죽음교육의 주체가 되는 성인의 반응양상을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구에서 드러난 성인독자들의 반응과 그림책 활용 사례는 그림책이 단순히 아동문학이라는 범주를 넘어서 죽음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의 본질적인 삶과 죽음에 대해 탐색하고, 아동과 성인 모두에게 중요한 교육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매개체임을 보여준다.
온라인 서평과 소셜 미디어에서의 논의가 그림책의 교육적 활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모나 교육자가 온라인 플랫폼에 공유하는 그림책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의견은 잠재 독자들의 도서 선택과 활용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단순히 작가의 유명세나 편협한 시각만으로 도서를 판단하는 평론 작성은 지양해야 한다. 본 연구를 통해 성인 독자들이 그들 나름대로 그림책에 대한 교육적, 윤리적 고민과 가치 판단을 하고 있음이 드러났지만, 그 근거에서 깊이나 명확성을 찾기는 어려웠다. 죽음 관련 그림책이 아니더라도 철학적, 세계관적으로 깊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는 아동도서들이 많기에 앞으로 더 성숙하고 활용도 높은 온라인 서평 환경을 이뤄내기 위해서 온라인 독자 서평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연구와 관심이 요구되는 바이다.
출처: 정수아, 현은자. (2024). 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책에 대한 온라인 독자 서평 분석 연구. 어린이문학교육연구, 25(2), 85-110.
< 참 고 문 헌 >
[1] 이동윤, 강선보 (2016). 죽음교육의 필요성에 관한 연구. 교육문제연구, 58, 113-137.
[2] Vanhoozer, K. J. (2009). 문화신학. [Everyday theology: How to read cultural texts and interprettrends]. (윤석인 역). 서울: 부흥과개혁사. (원본발간일 2007년).
[3] 대한출판문화협회 (2023). 2022년 출판시장 통계. 대한출판문화협회 통계보고서.
[4] Creswell, J. W. (2014). Research design: Qualitative, quantitative, and mixed methods approaches(4th ed.). New York: Sage.
[5] F. P. Weber (1992). Aspects of death and correlated aspects of life in art, Epigram and Poetry. London: Lewis.

| 정수아 | 성균관대학원 아동청소년학과 석사과정 수료 대학에서 미디어와 심리학을 전공하고, 성균관대학교 아동청소년학과 석사를 졸업했습니다. 지금은 교육 회사에서 컨설팅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림책을 활용한 상담 및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책에 대한 온라인 독자 서평 분석
Ⅰ. 서론
죽음은 인간의 삶에서 불가피한 주제이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종종 회피하거나 금기시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아동교육에서 죽음은 다루기 어려운 주제로 자리 잡고 있으며, 부모나 교육자들은 아동에게 죽음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곤 한다.
일반적으로 죽음교육은 가정, 학교, 사회의 세 개의 장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가정과 학교에서의 죽음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서, 죽음교육은 오롯이 사회의 영역, 특히 대중매체의 몫으로 돌아가게 되었다.(1) 오늘날 대중매체는 우리에게 수많은 죽음의 소식을 전한다. 어린이들 또한 영화나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죽음을 간접적으로 접하게 된다. 그러나 죽음을 아주 가볍고, 자극적으로 다뤄내는 대중매체를 통해 죽음을 이해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렇다면 어린이들의 죽음교육을 위한 교육적으로 안전하고, 적합한 매체는 무엇일까. 필자는 그림책이 해당 역할에 가장 적합한 매체라고 본다. 그림책은 시각적 이미지와 간결한 서사를 통해 복잡한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강력한 미디어로, 죽음과 같은 철학적이고, 어려운 주제를 다룰 때, 아이들이 감정적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이에 본 연구는 죽음교육의 측면에서 그림책이 가지는 가치를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텍스트 ‘앞의 세계’라고 할 수 있는 온라인 독자 서평을 분석하였다.(2)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죽음을 다룬 그림책의 온라인 독자 서평에 나타난 인지적 내용은 어떠한가?
연구문제 2. 죽음을 다룬 그림책의 온라인 독자 서평에 나타난 정서적 내용은 어떠한가?
연구문제 3. 죽음을 다룬 그림책의 온라인 독자 서평에 나타난 교육적 내용은 어떠한가?
Ⅱ. 연구방법
1. 자료 수집
본 연구는 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책에 대한 온라인 독자 서평을 분석함으로써, 성인 독자들이 그림책을 통해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반응하며, 죽음교육에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탐색하였다. 이를 위해 국내 상위 3곳의 인터넷 서점인 교보문고, 알라딘, YES 24에서 제공하는 서평을 수집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3) 서평 수가 200편 이상인 상위 3권의 그림책이 선정되었으며, 총 847편의 서평이 수집되었다.
이후 내용 분석을 위해 두 차례의 추가 검토를 진행하여 재추출 작업을 진행하였다. 양적 비교를 위해 재추출 작업 후 도출된 서평에서 최근 작성일자순으로 그림책당 100편씩 나열하여, 최종 300편을 분석 범주로 내용 분석을 진행하였다.
2. 분석 방법
본 연구는 Cresswell의 탐색적 순차 설계(exploratory sequential design)를 토대로 내용분석 틀을 마련하고, 온라인 서평 내용을 양적, 질적으로 분석하였다. 마련된 내용분석 틀은 다음과 같다.
표 1. 죽음 관련 그림책에 대한 온라인 독자 서평의 내용분석 틀
범주
세부 범주
구체적 내용
인지적
내용
인지적 개념
그림책 속 드러난 죽음의 인지적 개념을 분석
죽음관
그림책 속 죽음관과 자신의 죽음관을 비교
삶의 가치
그림책을 통해 새롭게 변화되거나 심화된
삶의 가치에 대한 내용
정서적
내용
등장인물에 감정 이입
그림책 속 등장인물의 감정에 이입
위로와 치유의 감정 경험
자신의 경험을 회상하고
그림책을 통한 위로와 치유의 감정을 경험
교육적
내용
독자
대상
연령
아동에게 적합
그림책의 주제, 내용, 묘사 등이 아동에게 적합함
아동에게 적합하지 않음
그림책의 주제, 내용, 묘사 등이 아동에게 적합하지 않음
성인독자
성인독자와 관련된 내용
기타
그 외 독자 연령과 관련된 서술
죽음교육의
영역 적합도
판단
인지적 영역
그림책이 죽음의 정의와 판정, 자연의 섭리,
사후의 삶 등과 같은 죽음의 인지적 개념을 이해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
정서적 영역
그림책이 슬픔과 애도, 긍정적 수용과 희망 등 죽음과 관련된 정서적 영역을 이해하고 경험하며
죽음 불안을 감소시키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
행동적 영역
그림책이 죽음에 대한 준비,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장례 절차, 임종자 돌봄 등 학습한 것을 실천하는
행동적 영역에 적합하다고 판단
독후활동
그림책을 읽고 진행한 독후활동에 대한 서술
Ⅲ. 죽음을 다루는 그림책의 죽음관 및 특성
그림책 속 나타나는 죽음관은 단일하지 않다. 선정된 그림책 또한 각기 다른 시각과 접근법으로 죽음을 다루고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이를 Weber(1922)가 제시한 죽음관을 바탕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대상으로 선정된 그림책의 죽음관 및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100만 번 산 고양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사노 요코의 그림책 <100만 번 산 고양이>는 불교의 환생과 해탈의 개념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작품 속 고양이는 백만 번 죽고 다시 태어나면서도 삶에 대한 의미를 찾지 못하다가, 사랑을 통해 비로소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고양이는 더 이상 환생하지 않게 되며, 이는 불교의 해탈과 유사한 개념으로 해석된다.
2. <이게 정말 천국일까?>
요시타케 신스케의 <이게 정말 천국일까?>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무겁게 다뤄내지 않고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이 그림책은 사후세계와 관련된 상상이 서사의 중심이 되지만, 여러 종교적 가치관이 무분별하게 혼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책 속 할아버지는 환생, 영혼불멸, 천국의 개념이 함께 존재할 수 있다고 믿으며 현세와 사후세계의 이동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러한 관점의 그림책을 성인 독자들이 어떻게 읽어내고 있는지는 이후의 연구결과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

3. <무릎딱지>
샤를로트 문드리크와 올리비에 탈레크의 작품, 무릎딱지는 갑작스럽게 엄마의 죽음을 직면한 주인공 아이의 심리적 갈등과 치유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 작품은 사후세계나 종교적 해석보다는 현실적이고 원자론적인 관점에서 죽음을 바라보며, 아이가 엄마의 부재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Ⅳ. 연구결과
1. 인지적 내용
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책에 대한 온라인 독자 서평에서의 인지적 내용은 총 207회로 나타났다. <이게 정말 천국일까?>가 88회(42.51%)로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다음으로는 <100만 번 산 고양이>가 87회(42.03%)로 나타났다. <무릎딱지>는 32회(15.46%)로 세 도서 중 인지적 내용이 가장 적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범주
세부 범주
100만 번 산 고양이
이게 정말 천국일까?
무릎딱지
인지적
내용
인지적 개념
37
51
18
죽음관
12
8
5
삶의 가치
38
29
9
소계(%)
87(42.03)
88(42.51)
32(15.46)
계(%)
207(100)
1) 인지적 개념
온라인 서평 속 독자들은 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책을 읽은 후 그림책 속 죽음의 인지적 개념을 분석하고, 본인이 인지한 죽음 개념을 드러내었다.
2) 죽음관
독자들의 인지적 개념에 대한 분석은 활발한 반면, 죽음관과 관련된 서평 내용은 적었다. 죽음관에 대한 서평을 살펴보면, 독자들은 그림책 속 죽음관을 분석하고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자신의 죽음관과 비교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이게 정말 천국일까?에 나타난 죽음관과 관련해서도 작가의 상상력이 유쾌하고 재밌다는 반응이 대다수였고, 죽음관 혼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거나 비판적으로 바라본 서평은 확인할 수 없었다.
3) 삶의 가치
온라인 서평 속 독자들은 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책을 읽고 본인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뒤,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였다.
2. 정서적 내용
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책에 대한 온라인 독자 서평에서의 정서적 내용은 총 116회로 나타났다. <무릎딱지>가 61회(52.59%)로 정서적 내용이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100만 번 산 고양이>, <이게 정말 천국일까?>는 각각 29회(25%), 26회(22.41%)의 정서적 내용이 나타났다.
표 3. 정서적 내용 관련 서평 수
범주
세부 범주
100만 번 산 고양이
이게 정말 천국일까?
무릎딱지
정서적
내용
등장인물에 감정이입
28
18
51
위로와 치유의 감정 경험
1
8
10
소계(%)
29(25)
26(22.41)
61(52.59)
계(%)
116(100)
1) 등장인물에 감정이입
온라인 서평 속 독자들은 그림책 속 등장인물의 감정에 이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글 텍스트나 서술방식 등의 문학적 요소나 색채와 같은 미술적 요소에서 드러나는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 독자들 또한 동일한 감정을 느끼며 실제로도 눈물을 흘리거나 ‘마음이 아프다’, ‘가슴이 먹먹하다’ 등의 반응이 나타났다.
2) 위로와 치유의 감정 경험
상실의 경험이 있는 독자는 그림책을 읽은 후 자신의 상실 경험을 회상하며 위로와 치유의 감정을 경험하였다.
3. 교육적 내용
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책에 대한 온라인 독자 서평에서의 교육적 내용은 총 293회로 나타났다. <이게 정말 천국일까?>가 114회(38.91%)로 가장 많았으며, <무릎딱지>가 101회(34.47%), <100만 번 산 고양이>가 78회(26.62%)로 가장 적게 나타났다.
표 4. 교육적 내용 관련 서평 수
범주
세부 범주
100만 번 산 고양이
이게 정말 천국일까?
무릎딱지
교육적
내용
독자 대상 연령
아동에게 적합
9
16
16
아동에게 부적합
14
1
2
성인독자
45
30
13
기타
4
2
7
죽음교육의 영역 적합도 판단
인지적 영역
1
24
16
정서적 영역
2
22
37
행동적 영역
0
7
3
독후활동
3
12
7
소계(%)
78(26.62)
114(38.91)
101(34.47)
계(%)
293(100)
1) 독자 대상 연령
독자들은 해당 도서의 주제, 내용, 묘사 등이 아동의 죽음교육에 적합한지 고민하였다. <100만 번 산 고양이> 서평에서는 아동보다 성인에게 적합한 도서라는 반응이 다수 나타났는데, 그 이유로 아직 어린 아동들이 읽기에는 죽음에 대한 묘사가 잔인하고 내용이 다소 심오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2) 죽음교육의 영역 적합도 판단
독자들은 해당 도서가 죽음교육의 어느 측면에 적합하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판단하였다. 죽음교육의 인지, 정서, 행동적 영역으로 분류하여 살펴보았을 때, 세 도서 중 <이게 정말 천국일까?>의 인지적 영역이 24회로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정서적 영역은 <무릎딱지>가 37회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반면 <100만 번 산 고양이>를 죽음교육에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독자들의 서평 내용은 적게 나타났다.
3) 독후활동
서평 속 성인 독자들은 그림책을 아이와 함께 읽고 상호작용하며 그림책과 관련된 독후활동을 진행하였다. 독자들이 진행한 독후활동은 ‘유서 쓰기’, ‘사후세계 상상하기’, ‘독후감 쓰기’ 등으로 나타났다.
V.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죽음교육의 맥락에서 그림책이 가지는 인지적, 정서적, 교육적 효과를 재확인하고 죽음교육의 주체가 되는 성인의 반응양상을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구에서 드러난 성인독자들의 반응과 그림책 활용 사례는 그림책이 단순히 아동문학이라는 범주를 넘어서 죽음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의 본질적인 삶과 죽음에 대해 탐색하고, 아동과 성인 모두에게 중요한 교육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매개체임을 보여준다.
온라인 서평과 소셜 미디어에서의 논의가 그림책의 교육적 활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모나 교육자가 온라인 플랫폼에 공유하는 그림책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의견은 잠재 독자들의 도서 선택과 활용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단순히 작가의 유명세나 편협한 시각만으로 도서를 판단하는 평론 작성은 지양해야 한다. 본 연구를 통해 성인 독자들이 그들 나름대로 그림책에 대한 교육적, 윤리적 고민과 가치 판단을 하고 있음이 드러났지만, 그 근거에서 깊이나 명확성을 찾기는 어려웠다. 죽음 관련 그림책이 아니더라도 철학적, 세계관적으로 깊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는 아동도서들이 많기에 앞으로 더 성숙하고 활용도 높은 온라인 서평 환경을 이뤄내기 위해서 온라인 독자 서평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연구와 관심이 요구되는 바이다.
출처: 정수아, 현은자. (2024). 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책에 대한 온라인 독자 서평 분석 연구. 어린이문학교육연구, 25(2), 85-110.
< 참 고 문 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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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Vanhoozer, K. J. (2009). 문화신학. [Everyday theology: How to read cultural texts and interprettrends]. (윤석인 역). 서울: 부흥과개혁사. (원본발간일 2007년).
[3] 대한출판문화협회 (2023). 2022년 출판시장 통계. 대한출판문화협회 통계보고서.
[4] Creswell, J. W. (2014). Research design: Qualitative, quantitative, and mixed methods approaches(4th ed.). New York: Sage.
[5] F. P. Weber (1992). Aspects of death and correlated aspects of life in art, Epigram and Poetry. London: Lewis.
정수아 | 성균관대학원 아동청소년학과 석사과정 수료
대학에서 미디어와 심리학을 전공하고, 성균관대학교 아동청소년학과 석사를 졸업했습니다. 지금은 교육 회사에서 컨설팅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림책을 활용한 상담 및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