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의 세계관
2025년도 한국안데르센 대상 수상작, 현지영의 『엄마의 고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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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경2026-08-12 18:25
누렁이와 암탉과 병아리, 고양이가 인사하고, 고물장수와 엿장수 아저씨들이 꽃다발을 들고 "갈 곳 없는 우리를 따뜻하게 돌봐 줘서 고맙습니다!" 외치는 장면. 그리고 짝 잃은 고무신, 깨진 레코드판, 고철더미와 헌책들 속에서도 엄마의 넘치는 사랑으로 다섯 아이의 빛나는 꿈이 날마다 자란다고 이야기를 맺는 마지막 장면이 참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가난해도 나누며 살았던 그 시절의 정겨움. 한국인의 정, 그리운 이야기, 잃어버린 이야기입니다. 그림책이 보여주는 어머니의 모습은 우리가 보통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노래할 때 떠오르는 그런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독교적인 언어가 한 마디도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그 사랑이 충분히 드러나는, 아름답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작가가 밝힌 창작 배경이 특히 와닿았습니다. "풍족한 가정환경도, 아름다운 자연환경도, 수준 높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도 아니었지만, 엄마가 계셨기에 풍족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던 고물상 이야기를 물질과 재산이 소중한 이 시대에 말해주고 싶었다."
이 문장의 구조가 눈에 띕니다. "…할지라도, …계셨기에."
가난했고 위험했고 좋지 않은 사람들도 드나들었다는 사실을 그대로 인정합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있었기에 풍족하고 아름답고 즐겁고 안전하고 깨끗한 곳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이런 고백을 자녀에게서 들을 수 있는 부모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입니다. 누군가가 나의 일생을 이렇게 기억하고 기록해 준다면 얼마나 보람될까요? 게다가 그 사람이 나의 사랑하는 자녀라니. 그런 의미에서 저는 작가의 어머니가 참 성공한 인생을 사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아교육을 공부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두 가지는 바로 관점과 태도입니다. 같은 상황이라도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나의 인생에도,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이 그림책의 어머니가 바로 그 증거입니다. 자식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은 것은 만국공통 부모의 마음입니다. 좋은 학원에 보내고, 여행을 통해 넓은 세계를 보여주고, 좋은 환경으로 이사도 가고, 열심히 돈도 벌 것입니다. 그러나 좋은 조건을 마련하는 것만으로 아이에게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주어진 환경을 어떻게 바라보고, 그 안에서 어떤 관계를 만들어 가는지가 그 의미를 바꾸기도 합니다. 이 그림책의 어머니는 충분히 좋은 환경을 마련해 줄 수 있는 형편은 아니셨지만, 사랑으로 그 환경을 새롭게 만들었고 자신이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환경이 되어 주셨습니다. 저는 '나의 유아교육 철학' 보고서에서 유아교육자상에 대해 이렇게 쓴 적이 있습니다. "교육자는 단순한 동반자가 아니라, 아이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사람이다. 교육자는 친절과 긍휼, 용서의 관계 속에서 사랑을 삶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제가 쓴 그 문장을 삶으로 살아낸 분이 이 그림책에 담겨 있네요.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은 우리가 중간자, 연결자라는 것입니다. 즉, 청지기의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풍랑을 만납니다. 그 풍랑을 통해 우리가 실제로 누구를 신뢰하는지가 드러납니다. 어떤 현실이 우리 앞에 펼쳐지든, 우리는 이 그림책 속 어머니가 보여 주신 모습처럼 주님만을 신뢰하며 자녀와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이 아름다운 전통의 명맥을 이어가야 하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서평을 통해 알게 된, 다른 국내외 아동도서상의 선정 기준이 인류 보편의 가치나 진·선·미 같은 전통적 가치와 교육성보다 예술성과 독창성을 앞세우고 있다는 지적은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의 분별력과 아이들을 바르게 인도해야 하는 책임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독교 신앙과 그림책 읽기’ 수업을 들으면서 건강한 가족의 가치를 잘 그려내는 그림책을 찾기가 어려웠는데, 이런 작품을 알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적합한 선정 기준을 세우고 심사를 진행한 아이코리아의 안데르센상에 감사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가난해도 나누며 살았던 그 시절의 정겨움. 한국인의 정, 그리운 이야기, 잃어버린 이야기입니다. 그림책이 보여주는 어머니의 모습은 우리가 보통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노래할 때 떠오르는 그런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독교적인 언어가 한 마디도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그 사랑이 충분히 드러나는, 아름답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작가가 밝힌 창작 배경이 특히 와닿았습니다. "풍족한 가정환경도, 아름다운 자연환경도, 수준 높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도 아니었지만, 엄마가 계셨기에 풍족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던 고물상 이야기를 물질과 재산이 소중한 이 시대에 말해주고 싶었다."
이 문장의 구조가 눈에 띕니다. "…할지라도, …계셨기에."
가난했고 위험했고 좋지 않은 사람들도 드나들었다는 사실을 그대로 인정합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있었기에 풍족하고 아름답고 즐겁고 안전하고 깨끗한 곳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이런 고백을 자녀에게서 들을 수 있는 부모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입니다. 누군가가 나의 일생을 이렇게 기억하고 기록해 준다면 얼마나 보람될까요? 게다가 그 사람이 나의 사랑하는 자녀라니. 그런 의미에서 저는 작가의 어머니가 참 성공한 인생을 사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아교육을 공부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두 가지는 바로 관점과 태도입니다. 같은 상황이라도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나의 인생에도,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이 그림책의 어머니가 바로 그 증거입니다. 자식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은 것은 만국공통 부모의 마음입니다. 좋은 학원에 보내고, 여행을 통해 넓은 세계를 보여주고, 좋은 환경으로 이사도 가고, 열심히 돈도 벌 것입니다. 그러나 좋은 조건을 마련하는 것만으로 아이에게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주어진 환경을 어떻게 바라보고, 그 안에서 어떤 관계를 만들어 가는지가 그 의미를 바꾸기도 합니다. 이 그림책의 어머니는 충분히 좋은 환경을 마련해 줄 수 있는 형편은 아니셨지만, 사랑으로 그 환경을 새롭게 만들었고 자신이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환경이 되어 주셨습니다. 저는 '나의 유아교육 철학' 보고서에서 유아교육자상에 대해 이렇게 쓴 적이 있습니다. "교육자는 단순한 동반자가 아니라, 아이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사람이다. 교육자는 친절과 긍휼, 용서의 관계 속에서 사랑을 삶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제가 쓴 그 문장을 삶으로 살아낸 분이 이 그림책에 담겨 있네요.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은 우리가 중간자, 연결자라는 것입니다. 즉, 청지기의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풍랑을 만납니다. 그 풍랑을 통해 우리가 실제로 누구를 신뢰하는지가 드러납니다. 어떤 현실이 우리 앞에 펼쳐지든, 우리는 이 그림책 속 어머니가 보여 주신 모습처럼 주님만을 신뢰하며 자녀와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이 아름다운 전통의 명맥을 이어가야 하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서평을 통해 알게 된, 다른 국내외 아동도서상의 선정 기준이 인류 보편의 가치나 진·선·미 같은 전통적 가치와 교육성보다 예술성과 독창성을 앞세우고 있다는 지적은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의 분별력과 아이들을 바르게 인도해야 하는 책임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독교 신앙과 그림책 읽기’ 수업을 들으면서 건강한 가족의 가치를 잘 그려내는 그림책을 찾기가 어려웠는데, 이런 작품을 알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적합한 선정 기준을 세우고 심사를 진행한 아이코리아의 안데르센상에 감사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하은혜2026-08-15 00:56
아동도서상의 기준에 아동독자에 대한 적합성보다 예술성과 독창성을 최우선으로 두는 것에 의문점이 많이 듭니다. 예술성과 독창성은 다른 예술 영역에 그 기준을 두어도 되는데.. 아동도서에 아동독자를 염두하지 않는다는 것은 참 모순적이네요.
얼마 전 어린이 도서관에서 이러저러한 책들을 살펴보다가 정말 뜨악한 작품이 있었습니다. 이미 책 표지만으로도 너무 공포스럽고 페이지를 넘길 수록 악몽을 꾸는 것 같더군요. 그런 책이 왜 아동도서에 꽂혀있는지, 심지어 고학년 도서도 아닌 영유아들 도서실에 꽂혀있는지, 왜 어린이 도서관은 이것을 허용하는지 마음이 정말 착잡했습니다. 마음을 착잡하게 하는 것이 비단 그 책 뿐만이 아닌 것이 현실입니다.
자신의 유아 시절이라고 생각된다면, 아동이 된 자신이 그 책을 읽는다고 생각한다면, 과연 그런 그림을 그리고 그런 글을 쓸 수 있을까요.. 다른 서평에서도 댓글로 적었지만, 꼭 기독교적 메세지가 아닐지라도, 적어도 생명력 있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여러모로 우리 사회에 참된 회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을 둘러보지 못하고 오직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나만 중요하고 내 가족만 중요하고 내 아이만 중요하다 여기며 지나왔기에, 당장의 이익만을 향해왔기에, 공동체를 잃고, 정직을 잃고, 생명을 잃은 것 같습니다. 결국 여러 전반의 영역에 그런 현상의 결과들이 드러나고 있는 듯 합니다. 잠시 멈추고 회개의 바람이 불기를 바랍니다.
[엄마의 고물상] 같은 내용이 당연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이 특별하게 느껴지고, 아리고 그립게 느껴질 만큼, 따듯함을 잃어버린 사회..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많은 이유도 그런 사회에서 자라왔기 때문이겠지요. 지금의 아이들과 다음 세대에게 희망찬 비전과 사랑을 유산으로 물려주고 싶습니다. 환경이나 상황을 탓하지 않고 저부터 그 회개의 길로 나아가겠습니다.
얼마 전 어린이 도서관에서 이러저러한 책들을 살펴보다가 정말 뜨악한 작품이 있었습니다. 이미 책 표지만으로도 너무 공포스럽고 페이지를 넘길 수록 악몽을 꾸는 것 같더군요. 그런 책이 왜 아동도서에 꽂혀있는지, 심지어 고학년 도서도 아닌 영유아들 도서실에 꽂혀있는지, 왜 어린이 도서관은 이것을 허용하는지 마음이 정말 착잡했습니다. 마음을 착잡하게 하는 것이 비단 그 책 뿐만이 아닌 것이 현실입니다.
자신의 유아 시절이라고 생각된다면, 아동이 된 자신이 그 책을 읽는다고 생각한다면, 과연 그런 그림을 그리고 그런 글을 쓸 수 있을까요.. 다른 서평에서도 댓글로 적었지만, 꼭 기독교적 메세지가 아닐지라도, 적어도 생명력 있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여러모로 우리 사회에 참된 회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을 둘러보지 못하고 오직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나만 중요하고 내 가족만 중요하고 내 아이만 중요하다 여기며 지나왔기에, 당장의 이익만을 향해왔기에, 공동체를 잃고, 정직을 잃고, 생명을 잃은 것 같습니다. 결국 여러 전반의 영역에 그런 현상의 결과들이 드러나고 있는 듯 합니다. 잠시 멈추고 회개의 바람이 불기를 바랍니다.
[엄마의 고물상] 같은 내용이 당연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이 특별하게 느껴지고, 아리고 그립게 느껴질 만큼, 따듯함을 잃어버린 사회..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많은 이유도 그런 사회에서 자라왔기 때문이겠지요. 지금의 아이들과 다음 세대에게 희망찬 비전과 사랑을 유산으로 물려주고 싶습니다. 환경이나 상황을 탓하지 않고 저부터 그 회개의 길로 나아가겠습니다.
강다혜2026-08-15 21:44
그림책 상들이 '아동이 읽기에 적합한' 혹은 '교육적'인 내용을 고려하지 않고 이 시대의 이데올로기만을 그려내는 그림책에 상을 줄 때, 아이코리아에서 주최하는 한국안데르센 상이 지니는 의미과 의의가 굉장히 크네요. 앞으로 한국안데르센 상을 받은 그림책을 주목해서 봐야할 것 같습니다. 몇 해 전 도서관에서 <기묘하고 아름다운 청소년 문학의 세계>라는 책을 발견해서 읽어보았습니다. 당시 저희 아이가 중학교 2학년이었기에, 어떤 책을 읽어야하냐 고민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청소년 시기에 억압된 성에서 해방되게 해주는 문학이나, 이 시대에 금기라고 정해놓은 것들을 뛰어넘는 주제의 소설이 청소년 문학의 대부분을 구성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었어요. 해체와 해방을 주장하는 이 책의 논제를 읽으며 참으로 한탄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러한 주제의 그림책들을 찬양하고 적극 권장하는 분위기가 우리나라에도 만연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청소년과 우리 아이들이 읽을 거리를 빼앗기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이 그림책의 작가가 기독교인이라고 하신 점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어쩌면 이 시대의 악함을 지적하고 분별하고 경계하며 그 위협에서 아이들을 건져내려고 생각하는 것은 기독교인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시대의 기독교인이고 또 기독인 엄마로서 좀 더 정신차리고 하루하루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그림책의 작가가 기독교인이라고 하신 점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어쩌면 이 시대의 악함을 지적하고 분별하고 경계하며 그 위협에서 아이들을 건져내려고 생각하는 것은 기독교인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시대의 기독교인이고 또 기독인 엄마로서 좀 더 정신차리고 하루하루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백효진2026-08-16 14:08
'그림책의 1차 독자는 아이들이다.'라는 이 당연한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어른의 마음을 위로하는 예술의 한 장르로 치부하던 저의 모습을 자꾸만 돌아보게 됩니다. 그림책이라는 매체를 단지 활용.하고자 하는 태도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어찌할꼬' 한탄이 절로 나옵니다.
그럼에도 이런 고무적인 소식이 있다니 너무나도 반갑고 기쁩니다. 아동문학인 그림책의 당연한 가치인 교육성과 전통적 가치가 담긴 그림책을 출판하고, 발견하고, 또 많이 읽고 읽혀야겠습니다. 부분적 활용이라 할지라도 바른 세계관을 가진 그림책을 활용할 수 있도록 분별의 눈을 가져야하겠습니다. 수많은 그림책수상작들을 보며 답답하던 마음이 시원해지는 한국안데르센 수상작들을 더욱 유심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고무적인 소식이 있다니 너무나도 반갑고 기쁩니다. 아동문학인 그림책의 당연한 가치인 교육성과 전통적 가치가 담긴 그림책을 출판하고, 발견하고, 또 많이 읽고 읽혀야겠습니다. 부분적 활용이라 할지라도 바른 세계관을 가진 그림책을 활용할 수 있도록 분별의 눈을 가져야하겠습니다. 수많은 그림책수상작들을 보며 답답하던 마음이 시원해지는 한국안데르센 수상작들을 더욱 유심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계실2026-08-16 15:09
글과 그림이 따뜻하다. 그 옛날 고물상의 풍경을 이토록 정감있게 그려 낸 것을 보며, 책장을 넘기는 내내 혹시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담긴 것은 아닐까 싶었다.
작가 소개를 찾아 읽고서야 그 짐작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았다.
현지영 작가는 부산광역시 건축직 공무원으로, 이 책은 실제로 고물상을 꾸리셨던 어머니의 삶을 옮긴 자전적 그림책이다.
그림책으로는 첫 작품인 이 '엄마의 고물상'으로 작가는 2025년 한국안데르센상 출판미술부문 대상을 받았다.
엿장수, 고물장수, 넝마주이가 드나드는 고물상 마당은 형제들의 놀이터다.
사람들이 죄다 쓰다 버린 물건들 사이에서 오빠, 언니, 쌍둥이가 소꿉놀이를 하고, 누렁이(강아지)까지 그 놀이에 끼워 준다.
세상이 쓸모를 다했다고 내다 버린 것들이 쌓인 자리, 바로 엄마의 고물상이 아이들에게는 웃음과 꿈이 자라는 마당이 된다.
버려진 것들 가운데서 생명과 아름다움이 피어난다는 것은 세상이 천하게 여겨 버린 것들을 하나님이 도리어 택하여 쓰신다는 말씀을 생각나게 했다. (고린도전서 1:27-28),
고단하고 척박한 이 터전은 다섯 자녀를 훌륭히 길러 낸 어머니의 살림의 자리였고, 동시에 아이들의 꿈이 자라는 정원이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마당에 둘러앉은 다섯 형제, 어머니의 무릎에 안긴 쌍둥이, 그리고 지붕 위에 붉게 피어 내려앉은 꽃들.
척박한 살림 위에 조용히 내려앉은 그 꽃잎들은, 낮고 가난한 자리에도 어김없이 임하는 은혜의 빛깔처럼 보였다.
감춰진 밭에서 보물을 찾아내듯(마태복음 13:44), 작가는 고물더미 속에서 자기 유년의 보물인 어머니의 사랑을 길어 올린 것 같다.
어머니의 헌신을 향한 작가의 사랑이 뭉클하다.
그리고 그 사랑의 근원을 하나님께 돌리며 감사를 고백하는 작가의 마음이, 마지막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래 남는다.
작가 소개를 찾아 읽고서야 그 짐작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았다.
현지영 작가는 부산광역시 건축직 공무원으로, 이 책은 실제로 고물상을 꾸리셨던 어머니의 삶을 옮긴 자전적 그림책이다.
그림책으로는 첫 작품인 이 '엄마의 고물상'으로 작가는 2025년 한국안데르센상 출판미술부문 대상을 받았다.
엿장수, 고물장수, 넝마주이가 드나드는 고물상 마당은 형제들의 놀이터다.
사람들이 죄다 쓰다 버린 물건들 사이에서 오빠, 언니, 쌍둥이가 소꿉놀이를 하고, 누렁이(강아지)까지 그 놀이에 끼워 준다.
세상이 쓸모를 다했다고 내다 버린 것들이 쌓인 자리, 바로 엄마의 고물상이 아이들에게는 웃음과 꿈이 자라는 마당이 된다.
버려진 것들 가운데서 생명과 아름다움이 피어난다는 것은 세상이 천하게 여겨 버린 것들을 하나님이 도리어 택하여 쓰신다는 말씀을 생각나게 했다. (고린도전서 1:27-28),
고단하고 척박한 이 터전은 다섯 자녀를 훌륭히 길러 낸 어머니의 살림의 자리였고, 동시에 아이들의 꿈이 자라는 정원이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마당에 둘러앉은 다섯 형제, 어머니의 무릎에 안긴 쌍둥이, 그리고 지붕 위에 붉게 피어 내려앉은 꽃들.
척박한 살림 위에 조용히 내려앉은 그 꽃잎들은, 낮고 가난한 자리에도 어김없이 임하는 은혜의 빛깔처럼 보였다.
감춰진 밭에서 보물을 찾아내듯(마태복음 13:44), 작가는 고물더미 속에서 자기 유년의 보물인 어머니의 사랑을 길어 올린 것 같다.
어머니의 헌신을 향한 작가의 사랑이 뭉클하다.
그리고 그 사랑의 근원을 하나님께 돌리며 감사를 고백하는 작가의 마음이, 마지막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래 남는다.
이아름2026-08-16 23:40
여러 그림책들을 보면서 왜 이게 상을 받을 만한 책일까? 의문을 가진 책들이 많았었고, 그 이후로는 상을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책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은색으로 또는 금색으로 상 받은 표시가 있다면 아이들은 일단 무조건 좋다고 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 번은 아이들과 책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무조건 상받았다고 좋은 책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했던 적이 있습니다.
교수님의 글을 읽고 한국안데르센 상의 기준에 아동의 적합성, 긍정적인 정서와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그것에 참 감사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는 것을 감사로 여겨야 하는 것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렇기에 더 소중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주 묵상한 말씀 중에 빌립보서 4장 9절 말씀이 생각납니다.
너희는 내게 배우고 받고 듣고 본 바를 행하라 그리하면 평강의 하나님이 너희와 함께 계시리라 아멘.
엄마의 고물상 현지영 작가님이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관한 작품을 구상중이시라는 글을 읽고서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참된 그리스도인들이 내가 만난 예수님을, 내가 경험한 예수님의 성품을 느낄 수 있는 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그림책들을 만들어,
아이들이 그 책을 통해 예수님을 더 깊게 경험 할 수 있도록 돕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고 그로 인해 이 땅 가운데 평안이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은색으로 또는 금색으로 상 받은 표시가 있다면 아이들은 일단 무조건 좋다고 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 번은 아이들과 책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무조건 상받았다고 좋은 책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했던 적이 있습니다.
교수님의 글을 읽고 한국안데르센 상의 기준에 아동의 적합성, 긍정적인 정서와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그것에 참 감사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는 것을 감사로 여겨야 하는 것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렇기에 더 소중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주 묵상한 말씀 중에 빌립보서 4장 9절 말씀이 생각납니다.
너희는 내게 배우고 받고 듣고 본 바를 행하라 그리하면 평강의 하나님이 너희와 함께 계시리라 아멘.
엄마의 고물상 현지영 작가님이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관한 작품을 구상중이시라는 글을 읽고서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참된 그리스도인들이 내가 만난 예수님을, 내가 경험한 예수님의 성품을 느낄 수 있는 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그림책들을 만들어,
아이들이 그 책을 통해 예수님을 더 깊게 경험 할 수 있도록 돕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고 그로 인해 이 땅 가운데 평안이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
김하순2026-08-16 23:44
교수님, 귀한 글을 통해 그림책을 바라보는 비평의 눈을 다시 한번 밝히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 역시 예술성과 독창성이 뛰어나거나 유명 아동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라면 막연히 '좋은 책'이라고 여겼습니다.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보며 그저 '괴물을 유쾌하게 표현해 아이들의 두려움을 덜어주는 책'으로만 단순하게 해석했던 제 무지와 분별력 없음을 돌아보게 됩니다.
1960년대 이후 칼데콧상의 변화나 린드그렌상의 선정 기준 이면에 유대-기독교적 전통 가치와 절대 진리를 부정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 사조가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진·선·미와 교육적 가치가 점차 뒷전으로 밀려나는 흐름 속에서, 어린이 독서 교육을 맡은 어른들의 분별력과 책무성이 얼마나 엄중한지 절감합니다.
그렇기에 문학성·예술성뿐만 아니라 '아동 독자 적합성'과 인류 보편의 진리, 긍정적인 가치를 동일한 비중으로 평가하는 한국안데르센상의 심사 기준이 지금 시대에 얼마나 귀하고 시의적절한지 깊이 감사하게 됩니다. 무분별하게 유행과 상을 좇기보다, 아이들의 영혼을 지키는 맑은 기준을 세워주신 교수님의 가르침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저 역시 예술성과 독창성이 뛰어나거나 유명 아동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라면 막연히 '좋은 책'이라고 여겼습니다.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보며 그저 '괴물을 유쾌하게 표현해 아이들의 두려움을 덜어주는 책'으로만 단순하게 해석했던 제 무지와 분별력 없음을 돌아보게 됩니다.
1960년대 이후 칼데콧상의 변화나 린드그렌상의 선정 기준 이면에 유대-기독교적 전통 가치와 절대 진리를 부정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 사조가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진·선·미와 교육적 가치가 점차 뒷전으로 밀려나는 흐름 속에서, 어린이 독서 교육을 맡은 어른들의 분별력과 책무성이 얼마나 엄중한지 절감합니다.
그렇기에 문학성·예술성뿐만 아니라 '아동 독자 적합성'과 인류 보편의 진리, 긍정적인 가치를 동일한 비중으로 평가하는 한국안데르센상의 심사 기준이 지금 시대에 얼마나 귀하고 시의적절한지 깊이 감사하게 됩니다. 무분별하게 유행과 상을 좇기보다, 아이들의 영혼을 지키는 맑은 기준을 세워주신 교수님의 가르침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최은아2일전
2002년 큰 아이가 태어났을 때만 해도 그림책은 글을 아직 익히지 못한 어린 독자에게 참으로 귀한 교육 자료였습니다. 그림책은 풍부한 도상과 이야기로 안전하게 아이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했지요. 밤마다 아이가 가져오는 많은 그림책들을 통해 교육적인 가치를 걱정하지 않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10년 터울로 태어난 둘째가 가져오는 그림책들은 아이에게 적합하기 보다 예쁜 그림으로 성인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들이 많았기에 적합성을 따져야 했습니다. 10년 사이에 그림책의 흐름이 많이 바뀐 것입니다. 글이 적은 그림책을 교육적 가치보다 경제 효율로 따져 가성비가 떨어져 사지 않고 빌려본다는 부모들도 늘어났지요. 소비문화 속에서 어린이를 위한 책 소비가 줄어드니 돈을 지불하는 성인을 겨냥하거나 성인 독자 마음 안에 웅크리고 있는 어린이를 다독이는 심리적 그림책들이 늘어나는 듯합니다. 이러한 현상이 점점 늘어나면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행복한 경험이 밀려나는 듯해 참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기독교서점에 가보면 아직 부족하지만 예전보다 다양한 기독교 작가들의 그림책이 늘어나고 있음을 봅니다. 그리고 올바른 기준을 보여주는 한국 안데르센상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소망의 빛이 되어 어린 독자들에게 바른 가치와 진리를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늘어나길 기도합니다.
2025년도 한국안데르센 대상 수상작,
현지영의 『엄마의 고물상』
현지영 작가의 『엄마의 고물상』이 25년도 한국안데르센(The Korean Award for Hans Christian Andersen) 대상을 수상하였다. 한국안데르센 작품공모전은 과거 수년간 아이코리아(舊 새세대육영회)에서 실시해 온 '창작동화, 동시 공모전'을 더욱 확대, 발전시킨 것으로 문학, 미술 등 어린이 문화예술콘텐츠 개발과 작가들의 창작 의욕을 북돋우고, 차세대 신진작가들을 발굴하여 국내외적으로 활동공간을 넓혀주기 위하여 제정된 공모전이다. 2004년부터 아동문학,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과 창작동화․동시 등 어린이 문화․예술 콘텐츠의 근간이 되는 분야에서 매년 새로운 작품을 공모하여 우수작을 선정·시상하고 있다.
한국안데르센상은 수상작과 작가에 대한 모든 상업적 목적을 배제한, 순수성과 공정성을 지향하며 지난 22년간 우리나라 아동문학의 저변을 확대하고, 미래 문학을 이끌어갈 신인 작가들을 발굴하는 산실로서 확고한 위상을 다져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상을 통해 배출된 수상자들은 현재 아동문학은 물론 출판예술, 교육, 문화예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창의적이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며, 우리 문학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매년 수상작의 60~70%가량 출간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참고로 2025년에는 미출간 수상작 7작품 중 4작품이 출판계약까지 성사되었다.
이 상의 심사 기준에서 주목할 것은 ‘아동독자 적합성’을 ‘문학성, 예술성’과 같은, 가장 큰 비중(30%)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동독자 적합성의 평가 내용은 “작품이 아동 독자에게 적합하고, 긍정적인 정서와 가치를 전달하는 것” 이며 세부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러한 평가 항목은 어린이 도서상의 기준으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작금의 도서상 선정의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예외적인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다른 국내외 아동도서상의 선정 기준은 인류 보편의 가치, 혹은 진리 전달보다 예술성, 독창성을 최우선 순위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양의 어린이책 발전 역사에서 어린이를 주독자로 하는 도서의 출현은 코메니우스의 『세계도해』(1658)로 알려져 있다. 코메니우스는 이 책을 어린이의 기독교 신앙교육과 라틴어를 비롯한 문자언어교수를 위해 제작하였고 그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약 300여년 동안 어린이독자를 위해 제작된 책들은 주로 알파벳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거나 예절교육, 신앙교육 용이었다. 1900년대 초에 출간된, 최초의 동물 의인화 그림책인 『피터토끼 이야기』(The Tale of Peter Rabbit)(베아트리스 포터 글, 그림)도 작가가 어린이에게 독서의 즐거움과 함께 좋은 성품을 가르치기 위해 창작한 것이었다. 이 이야기는 피터 토끼가 엄마 토끼의 경고를 무시하고 맥그리거씨 농장에 들어가 야채를 훔쳐 먹으려다가 구사일생으로 옷까지 벗겨진 상태에서 겨우 귀가했다는, 매우 교훈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담고 있어 어린이 독자의 열띤 사랑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림책의 내용과 형식에서 새로운 어린이와 부모의 이미지가 출현하기 시작했다. 1963년에 출간되고 1964년도에 칼데콧 메달상을 받은 모리스 센닥(M. Sendak)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Where the wild thing are)가 그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는 늑대 복장을 하고 집안에서 못된 짓을 하고 엄마에게 반항하는 ‘맥스’라는 아이가 등장한다. 엄마는 그려지지 않고 목소리로만 등장하는데 “WILD THING“(이 괴물딱지같은 녀석!)이라는 엄마의 꾸중에 맥스는 “I’LL EAT YOU UP”(널 잡아먹고 말겠다)라고 소리지른다. 결국 맥스는 저녁밥 없이 자기 방에 갇히는 벌을 받고, 그 후 맥스의 상상세계인 괴물나라로의 흥미진진한 모험이 펼쳐진다. 이곳에서 자신을 위협하던 무시무시한 괴물들을 제압하고 카타르시스를 경험한 맥스는 다시 배를 타고 귀가하고, 테이블에 준비된 따뜻한 식사가 그를 반겨준다는 이야기이다. 엄마에게 반항하는 아이와 사납고 흉측한 괴물들의 이미지, 그리고 처벌의 방식 때문에 그 당시 보수적인 기독 부모들과 심리학자들이 우려와 비판을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칼데콧 메달을 수여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이는 1960년대 서양에서 새로운 시대사조가 출현하였음을 반영한다.
그 시대사조는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제 1, 2차 세계 대전을 치르면서 서구는 모더니즘을 넘어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사상적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그 특징은 서구 문화를 지탱해온 유대·기독교의 전통과 진리 탐구의 수단이었던 이성에 대한 믿음을 거부하고 절대 진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서구 아동문학계의 거장이라고 할 수 있는 M. 니콜라예바(Maria Nicholayeva)와 P. 노들만 (Perry Nodelman)를 비롯한 서구의 포스트모던 학자와 비평가들의 저서에서도 그림책은 ‘교육적’이어야 한다는 시각은 찾아볼 수 없다.
점점 시간이 갈수록 어린이 도서상의 선정 기준에서도 진·선·미와 같은 전통적인 가치와 교육성에 대한 고려는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예를 들어, 1937년 칼테콧 상이 제정된 후 초기 수상작들은 예술성과 교육성을 겸비하고 있는 작품들이 대부분이었으나 (버지니아 리 버튼, 윌리암 스타이그, 바바라 쿠니와 같은 작가들의 작품 등) 현재 칼데콧 상의 선정 기준에 대해 AI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네, 공식적인 선정 기준 항목 자체에는 '교육성(Educational Value)'이 명시적으로 포함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칼데콧상은 기본적으로 그림책의 예술적 탁월성과 시각적 표현의 우수성을 평가하는 상입니다. 주요 심사 기준은 다음과 같이 그림과 관련된 미학적, 해석적 측면에 초점을 맞춥니다. 미술적 기법의 탁월성, 이야기/주제/개념의 시각적 해석의 우수성, 삽화 스타일의 적절성, 시각적 표현의 효과 (줄거리, 분위기, 배경 등), 어린이 관객에 대한 고려 (이해력, 감상력 존중)” (Chat GPT)
또한 2020년 백희나 작가가 수상하여 국내에서 그 인지도가 높아진 스웨덴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Astrid Lindgren)은 『삐삐 롱스타킹』(Pipi Longstoking)(1945)의 작가인 린드그랜(1907-2002)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 졌으므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 문학상’이라고도 불리우는데,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울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그 상의 공식적인 선정 기준은 매우 파격적이다. 첫째, 그녀의 혁명적 일생과 닮은 작가이어야 하며, 둘째, 사회와 가정, 성인이 폭력적임을 강조하며 아동권리를 주장하고, 정치인에게 쓴소리를 하며, 셋째 아동발달에 있어 문화적 자극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수형(2022)은 이러한 선정 기준이 문화막시즘이 추구하는, 유대·기독교적 가치의 전복(subversion)을 반영하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1)
어린이 독서교육과 관련된 대부분의 성인들(부모, 교사, 사서, 출판사, 번역자 등)은 일반적으로 국제적인 도서상의 선정 기준과 그것이 반영하고 있는 세계관에 관심이 없을 것이다. 수상작이니 만큼 당연히 우수한 작품이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까닭에 수상 경력으로 인해 유명세를 타게 된 작품들은 국내의 출판사들에 의해 재고(再考)의 여지없이 경쟁적으로 번역되어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어린이 독서교육에 책무성을 감당하는 성인들이라면 ‘그림책’이라는 형태를 갖춘 작품들을 분별력있게 읽어야 한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아이코리아의 안데르센 상이 심사 기준의 최우선을 ‘어린이독자의 적합성’에 맞춘 것은 매우 시의적절(時宜適切)하다고 볼 수 있다. 그 기준에 맞추어 심사한 결과, 25년, 올해 대상은 현지영작가의 『엄마의 고물상』에게 주어졌다. 이 작품은 심사위원회로부터 문학적, 시각적 우수성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근래에 보기 드문 가족의 가치를 그려내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현지영 작가의 경력은 매우 특이하다. 그의 직업은 공무원이다. 1994년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이후 공무원의 길을 걸어왔고, 현재 부산광역시청 건축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가 출판한 그림 작업으로는 2009년의 『그림으로 처음 만나는 재개발재건축』이 유일하다. 즉, 그림책 수업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그의 처녀작이 안데르센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 글은 작가의 어린 시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공간적 배경은 엄마의 고물상이다. 앞과 뒤 표지는 대각선 구도를 사용하여 고물상 주변의 마을 모습을 역동감있게 그려내고 있다. 아이들의 꿈속에서 펼쳐지는 판타지를 제외하면, 특별한 기교를 사용하지 않은 글과 그림은 사실적으로 인물의 행동과 사건을 서술하고 있다. 공간적 배경의 전반적인 색조는 밝고 따뜻하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인물들의 윤곽선과 발그스름한 볼은 온화하고 귀엽기까지 하다.
이 이야기는 어느 날 고물상을 하는 엄마가 떠돌이 개를 데려와 식구로 삼은 사건으로부터 시작하여 고물상에서 벌어지는 하루의 사건을 3인칭 전지적 시점으로 서술하고 있다. 첫 화면의 글과 그림은 고물상의 풍경을 묘사하고 있으며, 아침에는 엄마가 지어 준 작은 방에서 기거하는 엿장수가 아침에 엿판을 얹은 수레를 끌고 동네로 나간다. 학교에 가지 않는 어린 아이들은 하루 종일 고물상에 쌓여있는 물건들을 가지고 논다. 저녁에 엿장수들이 수레에 고물을 가득 싣고 들어오면 엄마는 고물을 저울에 담고 계산해서 값을 지불한다. 나이든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이들의 놀이는 더 활기를 띄고, 고물들을 사용한 재미있는 모험놀이가 벌어진다. 밤이 되면 아이들은 고물상 한 쪽에 엄마가 지어놓은 작은 집으로 들어가서 저녁을 먹고, 숙제를 하고, 엄마가 고물 사이에서 찾아준 장난감으로 놀이를 한다. 그리고 엄마와 다섯 아이는 좁은 방이 꽉 차도록 깔아놓은 잠자리에서 잠을 청한다. 고물 옆에서 잠이 든 아이들은 꿈속에서 괴물들과 우주의 악당들과 고물 벌레와 싸우고, 거대한 공룡들을 피해 숨고 누렁이는 공룡들에 맞서 짖어댄다. 엄마는 꿈꾸느라 뒤척이는 아이들을 토닥여 주고 나서 자신이 자라났던 과수원의 살구나무를 그리면서 미소 지으며 잠이 든다.
이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은 다음과 같다.
(그림: 살구나무 꽃잎이 흩뿌려진 마당에서 누렁이, 암탉, 병아리, 고양이가 나란히 독자들을 향해 앞을 보고 서있다.)
누렁이, 암탉과 병아리들 고양이가 인사해요.”
(그림: 고물장수, 엿장수 세 사람도 독자를 향해 나란히 서있고, 두 사람은 꽃다발을 들고 있다.)
고물장수, 엿장수 아저씨들도 인사해요.
“갈 곳 없는 우리를 따뜻하게 돌봐 줘서 고맙습니다.!”
(그림: 다섯 아이들도 분홍 꽃잎으로 둘러싸여 있는 엄마를 향해 달려간다)
아이들이 환하게 웃으며 엄마 품에 뛰어들어요.
엄마는 동물들, 사람들, 그리고 다섯 아이와 함께여서 더없이 행복합니다.
(그림: 화면의 배경색은 옅은 분홍이며, “엄마의 넘치는 사랑”를 표현하듯 분홍 꽃잎이 지붕과 고물상과 살림집의 지붕과 마당에 흩뿌려져 있고 아저씨들이 기거하는 방에서도 쏟아져 나온다. 고물상 안의 온갖 고물들, 큰 저울, 엿수레를 배경으로 쌍둥이를 품에 안은 엄마와 책을 보고 있는 큰 아이들 셋, 누렁이, 암탉, 병아리 등 이 이야기에 등장했던 모든 사물과 인물들주위에 꽃잎이 가득하다. )
짝 잃은 고무신, 깨진 레코드판, 고철더미와 헌책들...
그 속에서도 엄마의 넘치는 사랑으로 다섯 아이의 빛나는 꿈이 날마다 자랍니다.
여기는 엄마의 고물상입니다.
작가는 바로 이 두 문장을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어 창작의 산고(産苦)를 기꺼이 견디어 내었을 것이다.
『엄마의 고물상』 창작배경에 대해 작가 자신은 이렇게 밝히고 있다.
“그토록 염원하던 그림책 작가로서의 시작을 어릴 적 엄마의 고물상 이야기로 하고 싶었다. 풍족한 가정환경도, 아름다운 자연환경도, 수준 높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도 아니었지만, 엄마가 계셨기에 풍족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던 고물상 이야기를 물질과 재산이 소중한 이 시대에 말해주고 싶었다. 고물상은 위험한 물건도 많고 좋지 않은 사람들도 드나드는 곳이지만 엄마가 있었기에 오남매에게는 즐거운 공간이 되었다. 그리고, 가난하고 더럽고 위험할지라도 엄마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장 안전하고 깨끗한 곳이었다. 혼자서 오남매를 키워내야 했지만 그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말하는 '엄마의 고물상' 속 엄마처럼 이 시대의 아이들이 씩씩하길 바란다.”
평생 주님만을 신뢰하며 자녀와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사셨던 그의 어머니는 2025년 현재 96세시며 고물상에서 뛰놀던 아이들은 건강하게 잘 성장하여 목사, 의사, 공무원, 주부가 되었다고 한다. 현작가를 25년 11월 8일, 부산 동명대에서 열린 한국어린이문학교육학회의 창립 30주년 추계학술대회에서 만났을 때 그는 내게 자신의 향후 작업에 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하였다. 지금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관한 작품을 구상중이며, 어느 정도 진행되면 서울로 찾아오겠노라고.... 그가 창작 후기에 쓴, “우리에게 좋은 엄마를 주시고 첫 그림책을 허락해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는 문장에서도 짐작할 수 있었지만, 엄마가 삶으로 실천했던 신앙은 그의 그림책 창작의 원동력이었다.
글을 마무리하며, 현 작가와 같은 역량있는 작가를 발굴한 아이코리아의 안데르센 어린이도서상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 어린이의 전인적 성장을 아동도서의 최우선의 가치로 삼은 이 도서상이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도서상으로서의 위상을 높일 날이 속히 오기를 진심으로 소망하는 바이다.
(1) 이수형 “아스트리드 린드그랜 수상작 그림책의 세계관 분석. 그림책 베이직 2022. 6. 29.
현은자 | 성균관대학교 아동청소년학과 명예교수
성균관대학교 아동청소년학과 명예교수이며 그림책 평론 작업을 하고 있다. 미국 University of Michigan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1989년부터 2023년까지 성대 아동청소년학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2021년부터 웹진 <그림책 베이직>에 '그림책의 세계관'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그림책 세계관 연구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그림책 세계관 지도사 과정'에서 '그림책의 세계관', '기독 신앙과 그림책 읽기'를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기독교 세계관으로 아동문학보기>, <그림책의 세계관>, 공저로는 <그림책의 이해1, 2>, <그림책과 예술교육>, <세계 그림책의 역사>, <어린이교육전문가가 엄선한 100권의 그림책>, <신앙이 자라는 그림책 읽기>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