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손뽀뽀』 새학기 아이들에게 사랑과 용기를 주는 이야기

2022-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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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손뽀뽀』 새학기 아이들에게 사랑과 용기를 주는 이야기




새로운 학급에 새 선생님과 친구들... 새학기는 새로운 것들에 대한 기대로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동시에 낯선 환경에 처음 적응하는 일은 적지 않은 긴장감을 줍니다. 어른들도 새로운 출발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잘 적응 할 수 있을지, 마음 맞는 동료를 만날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하물며 어린 아이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어떤 사람들은 아이들은 어느 상황에나 더 금방 적응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정이라는 안정적인 울타리를 떠나 부모가 없는 낯선 환경에 놓이게 되는 아이들에게 ‘적응’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린이집에서 엄마의 뒷모습을 향해 손을 뻗고 목이 쉬도록 엄마를 부르며 우는 아이들,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새 가방을 메고 학교에 입학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 줄 수 있을까요? 이번 달 함께 살펴볼 그림책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처음 가는 유아들, 또는 새학기 반이 바뀌거나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 좋은 『엄마의 손뽀뽀』 입니다. 

『엄마의 손뽀뽀』는 오드리 펜의 <The Kissing Hand 시리즈> 중 첫번째 작품으로 1994년에 발표되어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작가는 원래 시리즈로 만들 의도는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독자들의 요청에 의해 아기 너구리 체스터 이야기로 『A Kiss Goodbye』, 『A Pocket Full of Kisses』등 총 9개의 시리즈가 나왔고 지속적인 인기를 얻어왔습니다. 한국에는 ‘너구리’를 흔히 볼 수 없어서인지 『엄마의 손뽀뽀』 한권 외에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기 너구리 체스터의 모습에 아이들의 일상을 따뜻하며 재치 있게 담아내기에 미국 교사들의 추천 목록에 항상 포함되어 왔습니다. 오드리 펜은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사랑하여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매일 글을 썼다고 합니다. 커서 발레리나와 댄서가 되었지만 어린이 뮤지컬과 아동문학에 깊은 관심을 갖고 즐겨 오다가 마침내 아동문학 작가의 꿈을 이루었습니다. 그녀는 단지 글만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딴 ‘The Writing Penn’이라는 글쓰기 교육프로그램을 학교, 도서관, 어린이병원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펜은 그곳에서 아이들과 교감 하며 생각과 마음을 나누는 가운데 작품의 이야기를 떠올린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만나는 현장에서 글을 쓰는 작가이기에 그녀의 작품에는 항상 아이들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아이들을 향한 큰 사랑이 이처럼 아름다운 그림책을 만들어내게 한 것이죠. 특별히 『엄마의 손뽀뽀』는 자신의 막내 딸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1).

아기 너구리 체스터가 처음 엄마와 떨어져 학교에 가는 이야기를 일러스트레이터 루스 하퍼가 사랑스럽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루스 파허는 체스터 시리즈 가운데 첫 책인 『엄마의 손뽀뽀』만을 함께 작업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시리즈의 다른 책들보다 섬세함과 예술성이 더욱 도드라집니다. 하퍼는 오드리 펜의 글을 어린 독자들을 배려하여 선명한 원색으로 표현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네 개의 아크릴 물감 만을 활용하여 색채를 입혔고, 각각의 이미지들은 부드럽게 표현했습니다. 주인공들의 사랑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특별히 오일 파스텔로 부드럽게 동물들을 그렸다고 합니다(2)



책의 앞 표지에는 크고 밝은 노란색의 보름달이 중심에 있습니다. 따뜻한 빛을 내는 보름달 주위로 어둡지만 맑은 파란 배경은 차분하면서도 고요하고, 또 평온함이 가득한 밤 시간으로 독자를 이끕니다. 중앙 아래쪽으로 작은 너구리와 손에 주둥이를 대고 있는 큰 너구리의 측면이 보입니다. “엄마의 손뽀뽀”라는 제목과 함께 그려진 등장인물의 모습은 앞으로 아기와 엄마와 손과 뽀뽀를 소재로 어떻게 서사가 펼쳐질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뒤 표지를 펴면 쥐 두 마리와 토끼가 엄마와 아기 너구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기 너구리 체스터 주변에 동물들이 계속적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체스터 혼자 겪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암시하며 손뽀뽀의 마법으로 다른 아기 동물들과 독자들까지 초청합니다. 


면지에는 선명한 원색으로 표현된 낮의 숲 속 풍경이 나옵니다. 왼쪽에 나뭇가지 위에 앉아있는 새의 시선과 아래 아기 너구리의 시선이 맞닿아 있습니다. 우측 풀숲에는 나비가 꽃의 꿀을 먹고 있습니다. 같은 페이지 상단에 “사랑과 용기가 필요한 어린이들에게”라는 문구는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썼는지 보여줍니다. 표제지의 한쪽 면의 인디핑크 색이 책 속에 흐르는 ‘뽀뽀’의 달콤한 이미지를 연상하게 하며, 오른쪽 제목과 함께 코에 손을 대고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너구리는 독자로 하여금 손뽀뽀를 기대하며 책장을 열게 합니다. 그림책 전반에 걸쳐 그림텍스트는 행동의 주체자를 중심으로 그리고 있으며, 특히 주인공들의 정면 모습은 독자와 동질감을 느끼게 합니다. 주인공의 행동과 표정을 크고 가깝게 그려 독자가 감정 이입을 하기에 충분한 효과를 줍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읽을 때 독자들은 체스터와 엄마 너구리의 반응, 말투, 감정 등에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아기 너구리 체스터는 학교에 가기 싫다며 숲 속에 앉아 울고 있습니다. 체스터는 엄마와 책 읽고 놀고 싶다는 둥 이런 저런 핑계를 댑니다. 묘사되고 있는 체스터의 표정, 눈빛, 말투는 평범한 우리 아이들과 똑같습니다. 울면서 또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죠. 아이들이 우는 이유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이 싫어서 라기 보다는 처음 엄마와 떨어져서 낯선 환경에 가는 것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체스터의 엄마는 때로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한다고 대답합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두려울 테지만 곧 학교를 좋아하게 될 거라고 말이지요. 엄마는 학교에 가면 새 친구도 만나고, 새로운 장난감으로 놀고, 새 책도 읽고, 새 그네도 탈수 있다며 체스터를 달랩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이 당장 귀에 들어 올 리가 없죠. 아무리 좋은 곳이어도 그곳에 엄마가 없다면 아이에겐 좋은 곳이 될 수 없겠지요. 엄마의 이야기를 듣는 체스터의 뒷모습은 위축된 마음 만큼이나 작게 그려집니다. 체스터가 엄마의 말에 어떻게 반응할지 다람쥐와 참새가 독자들과 함께 지켜봅니다. 


엄마는 학교에서도 집에 있을 때처럼 마음이 편해지는 비밀이 있다고 합니다. 그제서야 체스터는 눈물을 닦고 궁금한 눈빛으로 엄마를 쳐다봅니다. 배경은 밝은 노란색으로 표현되어 체스터의 밝아질 마음을 예상하게 합니다. 이번엔 청개구리가 눈을 반짝이며 비밀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 비밀은 엄마가 외할머니에게 듣고, 외할머니는 외할머니의 엄마에게 들은 아주아주 오래된 비밀, 바로 “엄마의 손뽀뽀”랍니다. 


이제 화면은 주인공만을 비춥니다. 엄마는 체스터의 손바닥에 입을 맞추고, 이어지는 옆 페이지에는 체스터의 작고 앙증맞은 손에서 하트가 사방으로 퍼지는 장면이 클로즈업 됩니다. 엄마의 손뽀뽀는 체스터의 손에서부터 팔을 타고 가슴까지 전해집니다. 이어서 체스터의 부드럽고 까만 얼굴까지 엄마의 특별한 온기가 전해집니다. 엄마가 손 바닥에 뽀뽀를 한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손바닥은 촉감을 느끼는 대표적인 신체 부위입니다. 그래서 영유아시기 아이들은 손으로 조물조물 만지며 감각을 익혀갑니다. 거칠고, 부드럽고, 울퉁불퉁하고, 미끌거리는 촉감 놀이 교구들을 생각해보면 손바닥에 닿는 엄마의 촉촉한 입술의 느낌이 얼마나 새롭고 특별하게 와 닿았을지 알 수 있습니다.  


엄마는 외롭고 힘들 때, 손바닥을 뺨에 대고 “엄마는 나를 사랑해, 엄마는 나를 사랑해”하며 주문을 외우라고 말하면서 체스터를 꼭 끌어안아 줍니다. 체스터가 눈물을 그치는 장면처럼 이 장면도 액자식 구성입니다. 좁고 긴 직사각형 액자에는 그 장면을 지켜보는 동물을, 큰 액자 안에는 정면을 바라보는 체스터와 엄마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체스터는 앞으로 엄마가 보고싶을 때마다 손바닥을 볼에 가져다 대면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활론적 사고를 하는 유아들처럼 체스터도 엄마의 손뽀뽀가 정말 살아있다고 여깁니다. 손뽀뽀를 느낄 때마다 엄마의 사랑이 떠올라 무서움과 불편함이 사라졌을 것입니다. 


밤이 되고 체스터와 엄마는 야행성 동물들의 학교로 향합니다. 이 장면 역시 두개의 액자가 등장합니다. 온통 푸른 밤이지만 매우 큰 달이 큰 나무를 밝게 비춰줍니다. 체스터는 학교로 들어가기 전에 멈춰 서서 엄마의 긴 손가락을 펴고 손바닥에 뽀뽀를 합니다. 그리고는 “학교 다녀올게요. 엄마도 이제 체스터의 손뽀뽀를 가졌어요.”라고 말하며 손을 흔들면서 다른 동물들과 함께 씩씩하게 학교로 향합니다. 이 대목은 마치 막내딸을 향한 작가 자신의 마음을 투영하는 것 같습니다. 엄마의 마음은 아이와 떨어질 때 아이만큼, 아니 아이보다 더 애가 탄다는 사실을 짧은 장면으로 가슴 뭉클하게 그려냅니다. 하루 종일 아이가 유치원에서 뭐하나, 밥은 잘 먹나, 화장실은 잘 가나 노심초사 하는 엄마 마음을 체스터가 마치 헤아리기라도 한 것처럼 똑같이 엄마에게 손뽀뽀를 해줍니다. 엄마는 체스터가 큰 나무 학교의 나무줄기를 용감하게 타고 올라가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왼손을 뺨에 댑니다. 손뽀뽀가 온기가 되어 엄마를 감싸고 체스터의 목소리가 신비로운 노래처럼 들려옵니다. “체스터는 엄마를 사랑해요.”


학교로 향하는 체스터를 바라보는 엄마의 뒷모습에 아이를 향한 큰 사랑이 느껴집니다. 특별히 부모의 사랑은 창조주의 사랑을 가장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한복음 3장 16절)” 우리를 너무 사랑하셔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우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않으며, 세상 끝날까지 함께하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 약속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부모와 잠시 떨어져 새학기에 유치원과 학교로 가는 것처럼, 언제가 우리 아이들은 이 세상에 홀로 발을 내 딛게 될 것입니다. 부모가 함께 갈수 없는 인생 길에 바다 보다 깊고, 하늘보다 높고, 우주보다 넓은 예수님의 사랑이 함께한다면 무서울 것도 두려울 것도 없을 것입니다. 


(1) https://www.audreypenn.com/
(2) http://www.rutheharper.com/



  • 엄마의 손뽀뽀
  • 그림작가 루스 하퍼, 낸시 리크
  • 글작가 오드리 펜
  • 번역 만두
  • 페이지 36 쪽
  • 출판사 스푼북
  • 발행일 2015-01-15




박혜련원천침례교회 교육국

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에서 교육 석사 학위를 마치고, 현재 원천침례교회 교육국에서 엄마와 아기를 섬기고 있다. 성서유니온 ‘큐티아이’ 집필진, ‘문화연구소 숨’에서 엄마 교육 강사로 활동중이며, 극동방송 라디오 마더와이즈 가정식탁 ‘그림책 속 이야기’ 출연중이다. 가정에서 그림책 읽기를 통해 아이와 부모의 관계를 세우고, 세대와 세대간에 참된 아름다움과 미덕이 전수 되길 꿈꾸며 그림책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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