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윌리엄 스타이그 (William Steig, 1907~2003)는 61세 늦은 나이에 그림책 작가가 되었지만 노장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20세기 최고의 그림책 작가로 추앙받는다. 특히 보편적 가치를 어린이들의 심리를 꿰뚫는 재치 있는 이야기 속에 녹여낼 줄 아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용감한 아이린』을 통해 기독인의 인생을 관통하는 한 가지 목표, ‘천국 소망’이라는 정체성을 주인공 '아이린'을 통하여 어린이들의 마음속에 심어주기를 기대한다. 부모의 믿음과 사랑은 자녀들이 자신감과 용기를 가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가정에서 형성된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지혜로운 자가 되어 용맹을 발휘한 『용감한 아이린』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아이린은 아픈 엄마를 대신하여 옷상자를 배달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밖은 눈보라가 몰아치고 바람도 매섭다. 바람 때문에 상자 안에 있던 옷이 날아가 버렸지만, 공작부인에게 사실대로 말하기 위해 가던 길을 계속 간다. 드디어 공작부인의 저택 앞에 도착했을 때 바람에 날아갔던 드레스가 나무에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한다. 아이린은 무사히 드레스를 전달하고 공작부인의 무도회에 초대받는다. 다음날 아침까지 푹 주무신 엄마는 아이린이 보이지 않아 깜짝 놀랐지만 곧바로 아이린이 타고 있는 눈썰매 한 대가 도착한다. 더군다나 공작부인이 의사선생님을 보내주고 선물과 편지도 보냈다. 그 편지에는 아이린이 얼마나 용감하고 사랑스러운 아이인지 적혀 있다. 물론 엄마는 그 사실을 훨씬 잘 알고 있었다.
그림책 가이드
1) 듣기 훈련, 경청 훈련
표지를 보면 주인공 아이린이 커다란 상자를 들고 눈바람을 맞으며 아무도 없는 길을 힘겹게 걸어가고 있다. 표정을 살펴보니 화가 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의지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림책을 읽어주기 전에 자녀와 표지를 함께 보며 스토리를 상상해 볼 수 있도록 시간을 가져보자. 책을 덮고 나면 사라질 찰나의 상상이 실제 이야기와 부딪치며 펼쳐지는 경험을 통해 자녀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할 것이다. 이 그림책은 글이 많아서 읽어주기에 15분 이상 걸린다. 유아들이 15분 이상 흐름을 놓치지 않고 경청하는 것이 힘들 수도 있다.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서 듣기 훈련에 성공해 보자. 어린이들의 이해력과 몰입할 수 있는 능력,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한 차원 달라지게 될 것이다.
2) 적극적인 삶의 태도
아이린의 엄마는 며칠 동안 옷을 만드느라 병이 나서 도저히 공작부인에게 옷을 갖다 드리지 못하게 된다. 놀랍게도 아이린이 자기가 다녀오겠다며 자원한다. 걱정하시는 엄마를 위해 “저 눈 좋아하잖아요.” 하며 안심시켜드릴 줄도 안다. 아프신 엄마가 걱정되어 이불도 두 장이나 덮어 드리고, 발치에 담요까지 하나 더 얹어드리고, 꿀을 넣은 레몬차까지 끓여 놓는다. 불이 꺼질까 싶어 난로에 장작도 한가득 집어넣고, 옷상자까지 꼼꼼하게 포장하여 준비한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골 3:23).“
자신 역시 털 부츠를 신고, 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두르고, 두꺼운 외투와 벙어리장갑까지 단단히 준비하고 집을 나선다. 섬세하게 준비하는 모습을 통해 아프신 엄마를 위해 헌신할 줄도 알고, 자신도 소중하게 챙길 줄 아는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밖은 너무나 추웠고 눈은 쉬지 않고 계속 내린다. 이렇게 힘든 상황이 닥치면 우리는 어떨까? 사랑하는 엄마를 위해 이런 고난을 감당할 수 있을까? 눈바람이 몰아치니 어쩔 수 없다고 약속을 쉽게 저버리지는 않을까? 그러나 아이린은 엄마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여기고 대신하여 감당하기로 한다. 부모의 일을 동역하는 자녀만큼 아름다운 열매가 또 있을까?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시편 127:3).”
3) 사명 맡은 자의 용기
바람은 더욱 사나워지고 상자만으로도 힘들어 죽을 지경이다. “집으로 가라, 아이린! 집으로 돌아가란 말이다아아아….” 바람이 메아리친다. 사단은 끊임없는 유혹의 말로 우리를 시험에 빠지게 한다. “이제 그만 포기해! 이제 집에 돌아가도 돼! 이 정도면 할 만큼 최선을 다했어어어….” 하고 말이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벧전 5:8).” 아이린은 잠시 흔들렸지만 엄마가 만든 옷을 공작부인에게 갖다 드려야 한다는 사명을 잊지 않고 이렇게 되받아친다. “싫어! 난 절대 돌아가지 않을 거야, 이 못된 바람아!” 아이린은 마음에 새긴 믿음과 용기를 잃지 않고 대적한다. “마귀를 대적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피하리라(약 4:7)."
그런데 아이린이 어찌해볼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드레스가 아예 바람에 날아가 버린 것이다. 엄마가 병이 날 정도로 오랫동안 정성을 다해 만든 옷이 바람에 사라져 갔으니, 아이린의 마음이 어땠을까? 모든 힘이 다 빠지고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지 않았을까? 이런 암담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과연 다시 용기를 내 볼 수 있을까? 하나님께서 의인은 '완벽한 자'가 아니라 '다시 일어서는 자'라고 하셨다.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엎드러지느니라(잠 24:16)."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약속하신 말씀 붙잡고 일어서는 것이다. 용감한 아이린은 놀라운 결정을 한다. 빈 상자라도 들고 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공작부인에게 모두 말씀드리기로 말이다. ‘공작부인이 화를 내실까? 엄마가 내 마음을 알아주실까?’ 사단은 두려움과 염려로 마음을 무너뜨리려 했지만 아이린은 용기를 내어 힘겨운 발걸음을 내디디며 계속해서 나아간다.
하지만 고난이 한꺼번에 겹쳐 올 때가 얼마나 많은가? 눈 때문에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형편인데 발목까지 삐끗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어느새 날이 저물고 길까지 잃어버리게 된다. 그야말로 몸과 마음이 완전히 지쳐 모든 것을 포기할 만한 상황이다. 되돌아갈까? 이미 너무 멀리 와 버렸다. 사단은 우리가 의식을 하든 못하든 한순간도 우리를 그냥 두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린은 엄마를 원망하거나 자신을 탓하지 않고 외로움과 두려움에 맞서며 옷상자를 품에 꼭 쥐고 공작부인의 저택을 향해 나아간다. "내가 네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수 1:9)."
4) 오직 믿음으로
내가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싶은 최악의 상황에서 희미한 불빛이 아이린의 눈에 들어온다. 바로 공작부인의 저택이다. 잃어버렸던 용기와 힘이 절로 생긴다. 목표를 잃어버리면 힘을 잃어버리지만 희미하게라도 목표를 발견하면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래서 천국 보화를 발견하는 인생이 너무나 소중하다. 아이린이 힘을 모아 저택을 향해 산비탈을 내려가는 순간, 낭떠러지로 떨어져 눈 속에 파묻히고 만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고, 이미 기진맥진해진 아이린은 그냥 이대로 얼어 죽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다. 인생의 바닥까지 내려갔을 때 오직 우리의 생명줄은 주신 말씀에 대한 믿음뿐이다.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고전 10:13).”
아이린에게는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소망이 남아 있었다. 바로 사랑하는 엄마, 슬퍼하실 엄마를 생각하니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마음이 일어났다.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눈 구덩이에서 빠져나온다. 그리고 지혜를 발휘하여 상자를 썰매처럼 타고 언덕을 내려온다. 이제는 정말 공작부인에게 나쁜 소식을 전해야 하는 시간이다. 인생 최악의 상황에 처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나아가는 것이다. 하나님만 의지하며 나아갈 때 놀라운 은혜를 경험하게 된다. 평범했던 하루하루가 모두 기적의 날들이지만 믿을 수 없는 기적이 우리 인생 가운데 찾아올 때가 있다. 바람에 날려 사라져버린 드레스가 나무에 걸려 있는 것이 아닌가? 이것이 우연일까? 세상 사람들은 모든 것이 우연이라 말하지만 하나님의 자녀들은 이 세상에 우연이란 없으며, 하나님이 모르시는 일이 우연히 일어날 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내 인생에 행하신 기적, 내 가정에 행하신 기적, 우리 민족에게 행하신 기적을 기억해야 한다. 아이린은 드레스를 조심조심 접어 상자 안에 잘 넣고 현관문을 두드린다.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롬 1:17).”
5) 천국 소망의 순례길
아이린은 상자를 들고 커다란 놋쇠 고리를 두번 두드리자 문이 열린다.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마 7:7)." 문이 열리고 아이린을 보자 하인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반갑게 맞이한다. 공작부인도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아이린은 집을 떠난 후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하고 아픈 엄마에게 돌아가겠다며 집으로 데려다 달라고 한다. 하지만 산을 넘어가는 길이 모두 막혔기에 날이 밝자마자 데려다주기로 한다. 아이린은 따뜻한 벽난로에서 옷을 말리고, 맛있는 음식도 대접받으며 무도회에 초대받는다. 우리가 세상에서 사명을 다하고 하늘나라 갈 때에 하인들이 아이린을 향해 환호성을 지른 것처럼 천군천사들이 우리를 향해 나팔불고 손뼉 치고 환호성을 해줄 것 같지 않은가? 정말 수고했다고 승리했다고 예수님께서 제일 먼저 반갑게 맞아주실 것 같지 않은가? "주께서 나를 모든 악한 일에서 견져내시고 또 그의 천국에 들어가도록 구원하시리니 그에게 영광이 세세무궁토록 있을지어다(딤후 4:18)."
빛나는 옷을 입고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저택에서 펼쳐지는 무도회의 모습은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답지만 천국의 희락과 기쁨과 평화는 세상 무도회 수준이 아닐 것이다. 천국을 소망하는 마음만큼 우리를 견디게 하고, 용기를 줄 수 있는 일이 또 있을까? ‘의의 면류관’을 꿈꾸기에 어떤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용기와 헌신, 인내의 열매를 맺기를 기도한다. 오늘도 천국을 침노하는 자의 발걸음이 되기를 기도하며, 오늘도 천국 보화를 감춘 자의 하루가 되길 기도한다.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마 11:!2).”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마 13:44).”
더 깊이 생각해 보기
1) 존 번연의 『천로역정』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혔다는 『천로역정』의 주인공 크리스천은 희망도 기쁨도 없는 멸망의 도시에서 살아가다가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읽고 천국 도시가 존재하며 멸망의 도시는 곧 불바다로 변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가족과 모두의 만류를 뒤로하고, 천국 도시를 찾아 순례의 길을 떠난다. 크리스천이 지고 있는 무거운 짐이 마치 아이린이 들고 가는 상자와 오버랩된다. 저택을 눈앞에 두고 아이린의 온몸이 눈 속에 파묻혀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크리스찬이 천국 문을 앞에 두고 깊은 강물 속에서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과 오버랩된다. 크리스천이 이사야 말씀을 붙잡고 마지막 시험을 통과하여 마침내 하늘문에 이르는 장면과 아이린이 저택에 이르는 장면이 오버랩된다.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하지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니(사 43:2).” 오늘도 나의 십자가를 기쁘게 지고 천국을 향해 나아가자. 내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피할 길을 주시고 새 힘을 주실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끝까지 순례의 길을 걸어가자.
2) 성철 스님의 마지막 유언, ‘나는 지옥으로 간다’
불교계의 한 획을 그은 거장 성철 스님은 결혼 직후 처자식을 버리고 집을 떠나 51년 만에 만난 딸에게 아래와 같은 유언을 남긴다. “한 평생 남녀 무리를 진리가 아닌 것을 진리라고 속인 죄가 너무 커 지옥에 떨어진다. 나는 인생을 잘못 선택했다. 나는 지옥에 간다. 내 죄는 산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은데 내 어찌 감당하랴. 내가 80년 동안 포교한 것은 헛것이로다. 우리는 구원이 없다. 죄값을 해결할 자가 없기 때문이다.” 초인적인 극기 수행으로 깨달음을 얻어 성불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성철 스님의 마지막 고백과 바울의 고백을 비교해 보자.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께서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딤후 4:7~8).”
용기를 배워요 『용감한 아이린』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디모데후서 4:7)
『용감한 아이린』 자세히 보기
작가 윌리엄 스타이그 (William Steig, 1907~2003)는 61세 늦은 나이에 그림책 작가가 되었지만 노장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20세기 최고의 그림책 작가로 추앙받는다. 특히 보편적 가치를 어린이들의 심리를 꿰뚫는 재치 있는 이야기 속에 녹여낼 줄 아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용감한 아이린』을 통해 기독인의 인생을 관통하는 한 가지 목표, ‘천국 소망’이라는 정체성을 주인공 '아이린'을 통하여 어린이들의 마음속에 심어주기를 기대한다. 부모의 믿음과 사랑은 자녀들이 자신감과 용기를 가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가정에서 형성된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지혜로운 자가 되어 용맹을 발휘한 『용감한 아이린』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그림책 가이드
1) 듣기 훈련, 경청 훈련
표지를 보면 주인공 아이린이 커다란 상자를 들고 눈바람을 맞으며 아무도 없는 길을 힘겹게 걸어가고 있다. 표정을 살펴보니 화가 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의지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림책을 읽어주기 전에 자녀와 표지를 함께 보며 스토리를 상상해 볼 수 있도록 시간을 가져보자. 책을 덮고 나면 사라질 찰나의 상상이 실제 이야기와 부딪치며 펼쳐지는 경험을 통해 자녀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할 것이다. 이 그림책은 글이 많아서 읽어주기에 15분 이상 걸린다. 유아들이 15분 이상 흐름을 놓치지 않고 경청하는 것이 힘들 수도 있다.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서 듣기 훈련에 성공해 보자. 어린이들의 이해력과 몰입할 수 있는 능력,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한 차원 달라지게 될 것이다.
2) 적극적인 삶의 태도
아이린의 엄마는 며칠 동안 옷을 만드느라 병이 나서 도저히 공작부인에게 옷을 갖다 드리지 못하게 된다. 놀랍게도 아이린이 자기가 다녀오겠다며 자원한다. 걱정하시는 엄마를 위해 “저 눈 좋아하잖아요.” 하며 안심시켜드릴 줄도 안다. 아프신 엄마가 걱정되어 이불도 두 장이나 덮어 드리고, 발치에 담요까지 하나 더 얹어드리고, 꿀을 넣은 레몬차까지 끓여 놓는다. 불이 꺼질까 싶어 난로에 장작도 한가득 집어넣고, 옷상자까지 꼼꼼하게 포장하여 준비한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골 3:23).“
자신 역시 털 부츠를 신고, 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두르고, 두꺼운 외투와 벙어리장갑까지 단단히 준비하고 집을 나선다. 섬세하게 준비하는 모습을 통해 아프신 엄마를 위해 헌신할 줄도 알고, 자신도 소중하게 챙길 줄 아는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밖은 너무나 추웠고 눈은 쉬지 않고 계속 내린다. 이렇게 힘든 상황이 닥치면 우리는 어떨까? 사랑하는 엄마를 위해 이런 고난을 감당할 수 있을까? 눈바람이 몰아치니 어쩔 수 없다고 약속을 쉽게 저버리지는 않을까? 그러나 아이린은 엄마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여기고 대신하여 감당하기로 한다. 부모의 일을 동역하는 자녀만큼 아름다운 열매가 또 있을까?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시편 127:3).”
3) 사명 맡은 자의 용기
바람은 더욱 사나워지고 상자만으로도 힘들어 죽을 지경이다. “집으로 가라, 아이린! 집으로 돌아가란 말이다아아아….” 바람이 메아리친다. 사단은 끊임없는 유혹의 말로 우리를 시험에 빠지게 한다. “이제 그만 포기해! 이제 집에 돌아가도 돼! 이 정도면 할 만큼 최선을 다했어어어….” 하고 말이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벧전 5:8).” 아이린은 잠시 흔들렸지만 엄마가 만든 옷을 공작부인에게 갖다 드려야 한다는 사명을 잊지 않고 이렇게 되받아친다. “싫어! 난 절대 돌아가지 않을 거야, 이 못된 바람아!” 아이린은 마음에 새긴 믿음과 용기를 잃지 않고 대적한다. “마귀를 대적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피하리라(약 4:7)."
그런데 아이린이 어찌해볼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드레스가 아예 바람에 날아가 버린 것이다. 엄마가 병이 날 정도로 오랫동안 정성을 다해 만든 옷이 바람에 사라져 갔으니, 아이린의 마음이 어땠을까? 모든 힘이 다 빠지고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지 않았을까? 이런 암담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과연 다시 용기를 내 볼 수 있을까? 하나님께서 의인은 '완벽한 자'가 아니라 '다시 일어서는 자'라고 하셨다.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엎드러지느니라(잠 24:16)."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약속하신 말씀 붙잡고 일어서는 것이다. 용감한 아이린은 놀라운 결정을 한다. 빈 상자라도 들고 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공작부인에게 모두 말씀드리기로 말이다. ‘공작부인이 화를 내실까? 엄마가 내 마음을 알아주실까?’ 사단은 두려움과 염려로 마음을 무너뜨리려 했지만 아이린은 용기를 내어 힘겨운 발걸음을 내디디며 계속해서 나아간다.
하지만 고난이 한꺼번에 겹쳐 올 때가 얼마나 많은가? 눈 때문에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형편인데 발목까지 삐끗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어느새 날이 저물고 길까지 잃어버리게 된다. 그야말로 몸과 마음이 완전히 지쳐 모든 것을 포기할 만한 상황이다. 되돌아갈까? 이미 너무 멀리 와 버렸다. 사단은 우리가 의식을 하든 못하든 한순간도 우리를 그냥 두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린은 엄마를 원망하거나 자신을 탓하지 않고 외로움과 두려움에 맞서며 옷상자를 품에 꼭 쥐고 공작부인의 저택을 향해 나아간다. "내가 네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수 1:9)."
4) 오직 믿음으로
내가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싶은 최악의 상황에서 희미한 불빛이 아이린의 눈에 들어온다. 바로 공작부인의 저택이다. 잃어버렸던 용기와 힘이 절로 생긴다. 목표를 잃어버리면 힘을 잃어버리지만 희미하게라도 목표를 발견하면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래서 천국 보화를 발견하는 인생이 너무나 소중하다. 아이린이 힘을 모아 저택을 향해 산비탈을 내려가는 순간, 낭떠러지로 떨어져 눈 속에 파묻히고 만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고, 이미 기진맥진해진 아이린은 그냥 이대로 얼어 죽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다. 인생의 바닥까지 내려갔을 때 오직 우리의 생명줄은 주신 말씀에 대한 믿음뿐이다.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고전 10:13).”
아이린에게는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소망이 남아 있었다. 바로 사랑하는 엄마, 슬퍼하실 엄마를 생각하니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마음이 일어났다.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눈 구덩이에서 빠져나온다. 그리고 지혜를 발휘하여 상자를 썰매처럼 타고 언덕을 내려온다. 이제는 정말 공작부인에게 나쁜 소식을 전해야 하는 시간이다. 인생 최악의 상황에 처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나아가는 것이다. 하나님만 의지하며 나아갈 때 놀라운 은혜를 경험하게 된다. 평범했던 하루하루가 모두 기적의 날들이지만 믿을 수 없는 기적이 우리 인생 가운데 찾아올 때가 있다. 바람에 날려 사라져버린 드레스가 나무에 걸려 있는 것이 아닌가? 이것이 우연일까? 세상 사람들은 모든 것이 우연이라 말하지만 하나님의 자녀들은 이 세상에 우연이란 없으며, 하나님이 모르시는 일이 우연히 일어날 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내 인생에 행하신 기적, 내 가정에 행하신 기적, 우리 민족에게 행하신 기적을 기억해야 한다. 아이린은 드레스를 조심조심 접어 상자 안에 잘 넣고 현관문을 두드린다.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롬 1:17).”
5) 천국 소망의 순례길
아이린은 상자를 들고 커다란 놋쇠 고리를 두번 두드리자 문이 열린다.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마 7:7)." 문이 열리고 아이린을 보자 하인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반갑게 맞이한다. 공작부인도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아이린은 집을 떠난 후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하고 아픈 엄마에게 돌아가겠다며 집으로 데려다 달라고 한다. 하지만 산을 넘어가는 길이 모두 막혔기에 날이 밝자마자 데려다주기로 한다. 아이린은 따뜻한 벽난로에서 옷을 말리고, 맛있는 음식도 대접받으며 무도회에 초대받는다. 우리가 세상에서 사명을 다하고 하늘나라 갈 때에 하인들이 아이린을 향해 환호성을 지른 것처럼 천군천사들이 우리를 향해 나팔불고 손뼉 치고 환호성을 해줄 것 같지 않은가? 정말 수고했다고 승리했다고 예수님께서 제일 먼저 반갑게 맞아주실 것 같지 않은가? "주께서 나를 모든 악한 일에서 견져내시고 또 그의 천국에 들어가도록 구원하시리니 그에게 영광이 세세무궁토록 있을지어다(딤후 4:18)."
빛나는 옷을 입고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저택에서 펼쳐지는 무도회의 모습은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답지만 천국의 희락과 기쁨과 평화는 세상 무도회 수준이 아닐 것이다. 천국을 소망하는 마음만큼 우리를 견디게 하고, 용기를 줄 수 있는 일이 또 있을까? ‘의의 면류관’을 꿈꾸기에 어떤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용기와 헌신, 인내의 열매를 맺기를 기도한다. 오늘도 천국을 침노하는 자의 발걸음이 되기를 기도하며, 오늘도 천국 보화를 감춘 자의 하루가 되길 기도한다.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마 11:!2).”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마 13:44).”
더 깊이 생각해 보기
1) 존 번연의 『천로역정』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혔다는 『천로역정』의 주인공 크리스천은 희망도 기쁨도 없는 멸망의 도시에서 살아가다가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읽고 천국 도시가 존재하며 멸망의 도시는 곧 불바다로 변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가족과 모두의 만류를 뒤로하고, 천국 도시를 찾아 순례의 길을 떠난다. 크리스천이 지고 있는 무거운 짐이 마치 아이린이 들고 가는 상자와 오버랩된다. 저택을 눈앞에 두고 아이린의 온몸이 눈 속에 파묻혀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크리스찬이 천국 문을 앞에 두고 깊은 강물 속에서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과 오버랩된다. 크리스천이 이사야 말씀을 붙잡고 마지막 시험을 통과하여 마침내 하늘문에 이르는 장면과 아이린이 저택에 이르는 장면이 오버랩된다.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하지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니(사 43:2).” 오늘도 나의 십자가를 기쁘게 지고 천국을 향해 나아가자. 내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피할 길을 주시고 새 힘을 주실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끝까지 순례의 길을 걸어가자.
2) 성철 스님의 마지막 유언, ‘나는 지옥으로 간다’
불교계의 한 획을 그은 거장 성철 스님은 결혼 직후 처자식을 버리고 집을 떠나 51년 만에 만난 딸에게 아래와 같은 유언을 남긴다. “한 평생 남녀 무리를 진리가 아닌 것을 진리라고 속인 죄가 너무 커 지옥에 떨어진다. 나는 인생을 잘못 선택했다. 나는 지옥에 간다. 내 죄는 산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은데 내 어찌 감당하랴. 내가 80년 동안 포교한 것은 헛것이로다. 우리는 구원이 없다. 죄값을 해결할 자가 없기 때문이다.” 초인적인 극기 수행으로 깨달음을 얻어 성불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성철 스님의 마지막 고백과 바울의 고백을 비교해 보자.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께서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딤후 4:7~8).”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추천
- 존 번연, <천로역정>
- 그림책 마티 마쵸스키 <하나님은 나를 위해 천국을 만드셨어요>
- 그림책 브리타 테켄트럽 <엘라와 파도>
- 그림책 휘리 <잊었던 용기>
- 그림책 박주연 <소년다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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