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책은 1930년대 미국 켄터키주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였다. 당시 미국은 경제 대공황으로 많은 은행과 기업이 파산하여 실업자가 증가하고, 도시를 떠나 외곽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루스벨트 대통령(Franklin Delano Roosevelt, 1882~1945)은 학교나 도서관이 없는 애팔래치아 켄터키 고원 지대에 사람이 직접 말이나 노새에 책을 싣고 집마다 방문하여 책을 전해 주는 정책을 마련했다. 1935년부터 1943년까지 30여 개 도서관, 200여 명의 사서들이 참여하여 10만 명에게 책을 제공하였다. ‘말을 타고 책을 나르는 사서들(Pack Horse Librarians)’이라 불린 이 여성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좁고 험한 길을 지나 책을 전했는데, 이 그림책의 등장인물인 ‘책 아주머니’이다. 글 작가 헤더 헨슨(Heather Henson)이 켄터키 출신이기에 자서전과 같은 기록 일지도 모르겠다. 미국 역사상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아주아주 높은 곳에 살던 한 가족에게 일어났던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에서 변치 않는 가치를 발견해 보자.
냉소적인 소년 칼은 아빠를 도와 가족들의 생계를 맡고 있다. 글을 읽을 줄 모르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코를 처박고 책을 읽는 누나 라크가 못마땅하다. 그러던 어느 날, 말을 탄 낯선 아주머니가 집에 찾아와 무언가를 꺼낸다. 높은 산기슭을 따라 애써 짊어지고 온 것이 책이라니! 칼은 믿을 수가 없다. 놀랍게도 아주머니는 이 책들은 모두 공짜이며, 게다가 두 주에 한 번씩 다른 책과 바꿔 주기 위해 다시 오겠다며 길을 나선다. 그 후로 책 아주머니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두 주에 한 번씩 찾아온다. 한겨울, 눈과 바람이 온 세상을 뒤덮던 어느 날, 누군가 유리창을 두드린다. 맙소사! 바로 책 아주머니이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꽁꽁 감싸고 온 책 아주머니는 칼의 가족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창문 틈으로 책을 건네고 돌아선다. 눈보라까지 헤치고 찾아와 책을 전해 주고 돌아가는 아주머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책이 뭐라고, 저렇게 위험을 무릅쓰고 오는 걸까?' 칼은 갑자기 궁금해진다. 칼은 라크에게 책을 내밀며 “뭐라고 쓰여 있는지 가르쳐 줘.” 라크는 웃거나 놀리지 않고 차분하게 책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한다. 이듬해 봄, 칼은 아주머니에게 책을 읽어 드리며, 그동안의 헌신에 보답한다. 해 질 녘까지 두 남매는 나란히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평화로운 풍경으로 끝이 난다.
책에 관심 없던 산골 소년이 험한 산속까지 말을 타고 찾아와 책을 전해 주는 책 아주머니의 용기와 헌신을 통해 책을 읽고 꿈을 키워 가는 이야기이다. 가난한 대가족의 무료한 삶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성실하게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며, 남자아이 중에 첫째인 칼은 아버지를 도와 힘껏 제 몫을 한다. 그런 칼에게 하루 종일 책만 읽는 누나 라크의 행동은 얄미울 수밖에 없지만, 라크에게 책을 사주려는 아빠에게 짜증 내지 않고 참는 칼의 모습과 책을 사달라고 조르지 않는 라크의 모습을 통해 부모에게 순종하는 두 남매의 성품이 엿보인다.
채소 한 소쿠리도 부담스러운 가난한 형편이지만 아빠는 물물교환을 해서라도 기꺼이 책을 사고자 한다. 그렇다고 책과 공부에 관심 없는 칼을 재촉하지도 않는다. 작은 일상을 통해서 평안하고 안정적인 가족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마침내 칼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을 때 엄마는 자랑스러워하며 책 아주머니에게 책 읽는 아이가 한 명 더 늘었다고 말한다. 자녀가 책을 읽고 학식을 쌓아가는 모습을 보며 자랑스럽지 않을 부모는 없을 것이다.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외딴곳까지 책을 보내는 정책을 보며 독서가 왜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한 아주머니의 작은 헌신을 통해 변화되는 칼의 모습을 보며,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의 발걸음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한 영혼을 구하고자 하는 전도자의 마음을 품고, 모든 일에 대한 기독인들의 소명의식이 이와 같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인가 하는 소망이다.
부모를 위한 그림책 가이드
1) 기독교 신앙은 독서가 필수
책 읽기의 즐거움, 또는 독서의 유익을 소재로 한 그림책은 매우 많고 종류도 다양하다. 독서를 좋아하는 그림책 독자로서 책을 소재로 한 그림책을 발견하면 늘 손이 먼저 간다. 책에는 어떤 힘이 있길래 이토록 사람들을 사로잡는 것일까? C. S. 루이스는 독서의 과정 중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라는 물음에 ‘일시적으로 자신을 소멸시키는 과정을 통해 다른 자아가 되는 것, 다른 사람의 자리에 앉아서 그들이 느끼는 통찰을 느껴 보는 것, 그 안경이 보여주는 통찰, 기쁨, 두려움, 경이, 즐거움 등을 자신의 경험으로 삼아보는 것’이라며 독서의 즐거움을 설명했다. 책 아주머니가 전해 준 책은 산간벽지의 무미건조한 일상을 견디던 칼에게 새로운 삶의 의미와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고독해 보이는 외딴 고지에서도 불구하고 책이 있었기에 칼과 라크는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갈 준비를 하며 반듯한 성인으로 자랐을 것을 믿는다. 이처럼 책의 중요성은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일반 상식이 되었지만, 기독교인에게 독서는 그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40여 명의 저자들을 사용하셔서 1,500여 년 동안 우리를 위해 친히 기록해 주신 책이다. 하나님의 특별계시, 즉 당신의 존재와 인류 역사와 앞으로의 계획을 문자 언어를 사용하여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우리에게 계시하여 주셨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책을 읽을 때 학문할 수 있는 능력, 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 뇌의 각성이 일어날 수 있는 존재로 창조하셨다. 그래서 기독교 신앙은 성경을 읽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성경책 한 권이면 돼. 다른 책은 의미 없어.’라고 한다면 무지한 생각이다. 하나님의 특별 계시는 성경 안에 다 있지만, 청지기로서 세상을 정복하고 다스리는 일반계시 영역은 공부와 독서를 통해 습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어릴 적부터 모세 오경을 암송할 정도로 평생에 걸쳐 성경을 읽지만 ‘옷을 팔아 책을 사라’고 할 정도로 일반 독서도 매우 강조한다. 그리스도인은 독서를 통해 쌓은 수많은 지적 베이스 위에 하나님이 주시는 ‘직관력’이라는 열매를 통하여 시세를 알고, 시대의 표적을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고 하용조 목사님은 "믿음의 세계는 주먹구구와 불합리의 영역이 아니다. 이성을 꿰뚫고 나간 고차원의 영역이다."라고 했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를 구하는 간절한 기도와 말씀과 독서를 통해 바른 교훈을 받아야 한다.
“너희가 날씨는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표적은 분별할 수 없느냐 (마태복음 16:3)” "무엇이든지 전에 기록된 바는 우리의 교훈을 위하여 기록된 것이니 우리로 하여금 인내로 또는 성경의 위로로 소망을 가지게 함이니라 (로마서 15:4)" “내가 이를 때까지 읽는 것과 권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에 전념하라 (디모데전서 4:13)” "의인은 그의 지식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느니라 (잠언 11:9)"
2) 기독교인의 독서교육
기독교인의 독서교육은 읽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부터 시작된다. 태아기 때부터 소리 내어 성경을 읽어주고, 유아기에도 잠자리 스토리를 통해 성경 이야기를 꾸준히 들려주는 것이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스스로 책 읽기를 시작할 나이가 되면 부모는 좋은 책을 선별하기 위해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 아름다운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고전 그림책은 훌륭한 독서 교육의 기반이 된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읽을 수 있는 책들이 다양해지면서 기독교 세계관 관점의 독서지도가 필요하다. 학교와 학원에 자녀의 독서교육을 맡긴다면 유물론적 세계관이 주입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되도록이면 부모님이 먼저 기독교 세계관 공부를 하신 후 자녀와 함께 책을 읽으며 가정에서 독서지도를 해주시길 권면드린다. 독서 훈련과 병행하여 자기 생각을 이야기로 표현할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언어 사용에도 자신감이 생기고 생각하는 힘도 무럭무럭 자랄 것이다.
어린이에게 책은 세상을 보여주는 창이다. 아직 어린 자녀에게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스스로 골라서 읽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세상의 독서지도는 어린이에게도 삶의 다양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를 권하지만, 어린 나이에는 세상을 긍정하는 밝고 아름다운 그림책을 보여주어야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어린이 문학의 본질은 ‘태어나길 정말 잘했다’하며 아이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어릴수록 어린이들을 응원하고 축복하는 책을 보여주어야 한다. 책을 고를 때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이 책은 어린이에게 무엇을 보여주는가? 어떻게 보여주는가? 무엇을 가르치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더 나아가, ‘도덕적인 존재로 성장하도록 돕는 책인가? 총체적인 진리를 알도록 이끄는 책인가? 영적인 성숙과 성화를 거쳐 구원으로 이끄는 책인가?’까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3) 기독교인의 자녀교육
미국의 16대 대통령 링컨의 어머니 낸시 여사는 신앙심이 깊고 세상을 보는 안목도 남달라서 미국 서부 변방 개척지의 가난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총명하고 정직했던 링컨을 어떻게든 공부를 시키고자 했다. 글쓰기와 읽기를 가르치는 작은 학교를 수소문해서 찾아냈지만 남편은 자녀교육에 관심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을 설득하여 링컨을 교육시켰고, 링컨은 읽기와 쓰기를 배우고 나자 책을 즐겨 읽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낸시 여사는 링컨이 9살 때 세상을 떠난다. 링컨의 아버지는 사별 후 재혼을 했는데, 새어머니 역시 링컨이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보호막이 되어 주었다. 링컨이 훗날 대통령이 된 후 "내가 잘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모두 어머니들의 덕이다. 두 분 어머니의 기도와 가르침이 가장 큰 유산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낸시 여사는 9살 링컨에게 한 권의 낡은 성경책을 물려주며 언제나 성경을 읽으며 진리의 말씀대로 살아가라고 유언을 남겼다. 링컨은 노예해방을 위한 전쟁을 수행하면서 수많은 고심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에게 확신을 준 것은 바로 성경 말씀 한 구절이었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갈라디아서 3:28)".
4) 직업인으로서 그리스도인의 사명
사단이 가장 원하는 것은 기독교인들이 교회 안에서만 머무는 것이다.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고전 10:31)”는 말씀을 기억하며 모든 영역에서 전도자로 나아가야 한다. 책 아주머니는 직업인으로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눈보라와 비를 맞으면서도 충성되게 책을 전하는 아주머니를 통해 어리고 무뚝뚝한 칼의 마음에 감동이 일어난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은 신자들을 통하여 하나님을 본다. 모두가 사역자가 될 수는 없지만 그리스도인은 전도자의 사명으로 직업을 감당해야 한다. 우리는 일을 통해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향기, 아름다운 편지가 되어 하나님을 전하는 사명자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책 아주머니를 통해 배울 수 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고(골로새서 3:23), 모든 일에 전심전력하여 우리의 성숙함을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게(디모데전서 4:15)" 해야 한다. 좋은 소식이 아닌 것은 전하지도 말고, 만들지도 말고 오직 사랑과 진리만을 전하겠다는 전도자의 사명을 나의 직업을 통해 힘있게 감당하기를 소망한다.
5) '표현적 개인주의'를 넘어 부모님께 순종하기
‘표현적 개인주의’란 외부에서 부과된 도덕이나 권위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고 내적 심리와 일치된 행동을 해야 한다는 현대적 사상이다. 매우 학문적 용어처럼 들리지만 간단히 말하면 자신에게 솔직하고 자기답게 행동하라는 요구이다. 현대 많은 그림책의 주제가 끊임없이 자아를 찾으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사상적 흐름의 방증이다. 마치 삶의 목적이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이를 세상에 표현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는 듯한 그림책이 쏟아진다. 자신에게 충실하라는 사고방식에 따라 사는 사람들은 칼이 속으로는 부글부글하지만 말은 못 하고 등 뒤로 두 손을 꼭 쥐는 모습을 미덕으로 여기지 않고 아버지의 권위 자체를 불편하게 느끼기도 한다. 세상은 자기 마음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진정성을 성취하라고 부추기지만, 성경은 심히 부패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 한다. 그리스도인에게 최고의 권위는 하나님께로부터 나오며, 하나님께서는 부모에게 순종하라고 말씀하신다. 나의 생각을 내려놓고 부모님께 순종하는 것이 자녀된 우리가 하나님께서 영광을 올려드리는 일이다.
"아드 폰테스"(Ad Fontes, 본질로 돌아가가)를 외친 종교개혁의 첫 번째 솔라(solar)가 바로 '오직 성경'이다. 로마 카톨릭이 지배하던 중세 시대에는 현대처럼 자국어로 번역된 성경이 없었기에 성도들은 성경을 읽을 수가 없었다. 심지어는 라틴어로 된 성경을 읽지 못하는 사제들도 많았기에 자연히 신앙의 내용은 성경말씀이 아니라 성자숭배나 미신적인 의식들이 주가 될 수밖에 없었다. 본격적인 종교개혁 이전에 존 위클리프(John Wyeliff, 1330~1384)가 화형 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라틴어 성경을 영어로 번역한 것도 신앙의 본질은 말씀에 있고, 그 말씀을 읽음으로써 말씀의 통치를 받게 하려는 것이었다. 위클리프가 영어성경을 완성하고서 첫 페이지에 적은 것이 바로 "This Bible is for the Gover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이다. 여기서 'people'은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백성을 의미한다. 링컨이 민주주의를 연설할 때 이 문구를 그대로 인용한다. 즉 미국의 자유민주주의는 바로 성경에서 나온 것이다. 자국어로 된 성경이어도 핵심 교리들에 대해 바른 이해가 없다면 바른 신앙을 가질 수 있다. 저자인 이정훈 교수는 칼빈의 <기독교 강요>를 가장 성경적인 기독교 세계관의 교과서로 추천한다. 개인적인 감정과 느낌으로 성경을 해석하기에 앞서 바른 지식 위에 '오직 성경'의 신앙을 세워가는 기독교 지성을 놓치지 않아야 하겠다. 다시 한번 그리스도인에게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며, 이정훈 교수의 <성경적 세계관>과 칼빈의 <기독교강요>를 읽으며 우리의 신앙과 삶을 점검해 보자.
미국의 대표적인 복음주의 기독 지성인 리처드 마우박사는 내세 지향적 신앙 분위기에서 자랐다. 이 세상의 일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곧 침몰할 타이타닉 호를 청소하는 것처럼 의미가 없다는 식이었다. 그런데 세상을 대하는 이런 방식은 여러 중요한 사회문제가 발생했을 때 크리스천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답을 줄 수 없었다. 현실적 문제 앞에 영적인 좌절을 느끼던 마우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칼빈주의 강연>에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사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네덜란드의 목회자이자 신학자, 교육가, 정치가이기도 한 아브라함 카이퍼 (Abraham Kuyper, 1837~1920)는 “하나님은 모든 영역의 주권자이시며 ‘나의 것이다’라고 외치지 않은 영역은 한 뼘도 없다.”라고 말했다. 아브라함 카이퍼가 선언한 '영역 주권' 사상은 구세주의 사랑을 경험하고 찬양하고 예배하는 것이 신앙생활의 전부가 아니라 나를 세우신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통치를 받으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예술, 교육, 스포츠 등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우리 삶을 하나님께 올려드린다는 선언이다. 직업 역시 하나님의 창조 영역으로서 내가 속한 영역을 회복시켜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다. 그림책 영역에도 타락한 문화가 있다면 애통하는 마음으로 회복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하나님의 자녀 된 삶이라고 할 수 있다. 각자의 영역에서 어떻게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는 삶을 살 수 있을지 고민해 보자.
독서는 공부의 기반이 되며, 지성의 기반이 된다. 대학 강의실에서 배우는 이데올로기나 문화에 도전할 수 있는 기독교 지성은 책을 읽고 공부해야 습득할 수 있는 지적인 자원이다. 그래서 자신의 믿음과 복음이 교회에서만 통하는 종교적 진리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공적인 영역에서 총체적 진리임을 밝힐 수 있도록 '세상의 언어'로 번역해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기독교인 학자들이 학문적 자살행위를 할까 두려워 자신의 믿음을 학문과 분리시키는 경향이 있지만,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께 복종케 하라'는 명령에 순종하여 통합된 기독교 지성을 발휘한 인물들을 살펴보자.
엘빈 플란팅가 (Alvin Plantinga, 1932~ , 미국의 분석철학자) - 무신론이 지배적이었던 시대적 흐름 속에서 <신과 타자의 정신들(God and Other Mind)>을 출간하면서 유신론이 철학적으로 합리적이고 유의미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주었다. 그리하여 철학에서는 거의 하룻밤 만에 유신론을 주장하는 것이 학문적으로 존중할 만한 것이 되도록 대단한 영향력을 끼쳤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여러 형태의 유신론적 실재론이 철학계를 휩쓸기 시작했는데, 대부분 그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데이비드 리슨 (David Larson, 의학자) - 종교와 건강이란 주제로 의학계를 뒤집어 놓은 인물이다. 여러 편의 연구 논문을 통해 정신의학의 기존 입장, 즉 프로이드의 영향으로 종교적 믿음이 정신 건강에 해로울 뿐만 아니라 심지어 정신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거짓임을 밝히는 여러 편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는 우울증, 자살, 가정의 불안정, 마약 및 알코올 남용, 기타 사회적 병리 면에서 신앙심 깊은 사람들이 발병 비율이 더 낮다는 것이 널리 인정되었고, 종교가 정신 건강의 강력한 원천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종교인이 신체적 건강도 높다는 것을 일반화했다.
마빈 올래스키 (Marvin Olasky) - 미국의 복지 정책이 가난한 사람들을 일시적으로 후원하는 면에서 효과가 있었지만 오히려 그들을 영구적인 최하층으로 만드는 것을 목격하며 기독교 자선사업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성경적 이웃사랑을 연구하여 돈을 그냥 나눠 준 것이 아니라 직업훈련과 교육 중심으로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려 애를 썼다. 가난한 사람들이 일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자신의 존엄성을 확립하도록 도왔더니, 스스로 삶을 개척해나가기 시작했고, 그는 막다른 미국의 복지정책을 구해낸 정책 권위자가 되었다.
이승만(1875~1965) 은 영어를 배우기 위해 배재학당을 찾아갔는데 그곳에서 아펜젤러(Henry Gerhard Appenzeller, 1858~1902) 선교사를 만나게 된다. 이승만은 반역죄로 한성감옥에 5년 7개월 동안 갇히게 되지만, 감옥 안에서 성경을 읽고, 창조주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된 후 40여 명의 죄수에게 복음을 전했고, 선교사들은 그런 이승만을 보며 세계적인 석학들의 책들을 감옥 안에 넣어 준다. 조선팔도에서 제일 좋은 도서관이 한성감옥 안에 있었던 것이다. 이승만은 독서를 통해 하나님뿐만 아니라 '자유', '독립', '개인'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고, 기독교 입국론을 제시한 <독립 정신>을 집필한다. 하나님께서 이승만을 통해 한반도에 자유대한민국을 건국하신 역사를 기억하며, 이승만이 29살 청년의 나이에 감옥에서 쓴 <독립 정신>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반드시 읽어보자.
성경에서는 ‘역사를 기억하라, 옛일을 기억하라, 네 청년의 때를 기억하라.’고 누누이 강조한다. 아무런 소망이 없던 조선에 복음을 전해준 선교사들의 발길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100년도 지나지 않아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아무런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임해영의 <우리는 딜쿠샤를 어떻게 추억하는가?_딜쿠샤의 추억> 을 읽어보며, 생명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이 땅에 왔던 수많은 하나님의 사람들을 기억하자. 또한 우리도 북한과 땅 끝까지 하나님의 좋은 소식을 전하는 전도자의 삶을 살도록 힘을 내어보자. "좋은 소식을 전하며 평화를 공포하며 복된 소식을 가져오며 구원을 공포하며 시온을 향하여 이르기를 네 하나님이 통치하신다 하는 자의 산을 넘는 발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가(이사야 52:7),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으면 어찌 전파하리요 기록된 바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의 발이여 함과 같으니라(로마서 10:15)"
<부모님 질문가이드>를 참고하여 바른 교훈이 심겨질 수 있도록 자녀와 그림책 대화를 나누어주세요.
부모님 질문 가이드
하루 종일 일하고 집에 왔는데 책만 읽는 라크를 보면서 칼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부모님은 책을 좋아하는 라크를 어떻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칼과 라크의 성격이 어떤것 같나요?
칼의 가족은 모두 몇 명일까요?
아빠가 물물교환이라도 해서 책을 사주고 싶으셨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칼이 파이를 만들기 위해 직접 딴 열매인데, 아빠가 책으로 바꾸려고 하실 때 칼은 어떻게 행동했나요? 칼의 행동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나요?
칼은 지금까지 왜 글자를 읽지 못했을까요?
칼의 가족은 추운 겨울 동안 어떻게 지냈을까요?
책 아주머니는 왜 책값을 받지 않았을까요?
미국 정부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이나 입을 것을 주지 않고 왜 책을 주었을까요?
매일 국가에서 음식과 돈을 제공해준다면 어떨 것 같나요?
눈보라가 치는 날에도 책을 전해주기 위해 오신 아주머니를 보며 칼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칼이 누나에게 책에 뭐라고 쓰여 있는지 가르쳐 달라고 했어요. 칼의 행동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나요?
라크는 칼이 도움을 청할 때 어떻게 행동했나요? 라크의 행동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나요?
내가 실수한 것을 솔직히 고백해야 할 때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경험을 나눠주세요.
칼이 아주머니에게 준비한 선물은 무엇이었나요?
칼과 라크는 학교도 다니지 못하는 높은 곳에서 살았는데 만약 읽을 책이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칼과 라크가 함께 나란히 책을 읽는 장면을 보면서 어떤 어른으로 성장했을 것 같아요?
우리 가족이 칼의 가족처럼 높은 산 속에서 산다면 어떨까요? 나는 하루종일 무엇을 하며 지낼까요?
나는 하루에 책 읽는 시간이 어떻게 되나요? 앞으로 어떤 책을 읽고 싶은가요?
자녀와 고전 그림책 읽기 순서
1) 자녀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기 전에 먼저 표지를 보고 내용을 상상하게 해주세요. 2) 그림책을 읽어주세요. 3) <부모님질문가이드>를 참고하여 바른 교훈이 심겨질 수 있도록 자녀와 그림책 대화를 나누어주세요. 4) <독후활동> pdf를 프린트해서 그림책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시고, 동영상을 보면서 자녀가 따라서 만들 수 있도록 지도해 주세요.
임해영 | 그림책박물관 운영자
그림책을 역사적으로 정리하는 '그림책박물관' (picturebook-museum.com)을 운영하며, 그림책으로 생명을 살리는 매거진 '그림책 BASIC' (picturcebool-basic.com)을 통해 바른 성경적 세계관의 그림책을 연구하고 전하고 있으며, 좋은 그림책을 읽고 살펴볼 수 있는 'Cafe그림책박물관'이라는 북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사명자, 『꿈을 나르는 책 아주머니』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의 발이여 (롬 10:15)
『 꿈을 나르는 책 아주머니 』 자세히 보기
이 그림책은 1930년대 미국 켄터키주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였다. 당시 미국은 경제 대공황으로 많은 은행과 기업이 파산하여 실업자가 증가하고, 도시를 떠나 외곽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루스벨트 대통령(Franklin Delano Roosevelt, 1882~1945)은 학교나 도서관이 없는 애팔래치아 켄터키 고원 지대에 사람이 직접 말이나 노새에 책을 싣고 집마다 방문하여 책을 전해 주는 정책을 마련했다. 1935년부터 1943년까지 30여 개 도서관, 200여 명의 사서들이 참여하여 10만 명에게 책을 제공하였다. ‘말을 타고 책을 나르는 사서들(Pack Horse Librarians)’이라 불린 이 여성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좁고 험한 길을 지나 책을 전했는데, 이 그림책의 등장인물인 ‘책 아주머니’이다. 글 작가 헤더 헨슨(Heather Henson)이 켄터키 출신이기에 자서전과 같은 기록 일지도 모르겠다. 미국 역사상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아주아주 높은 곳에 살던 한 가족에게 일어났던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에서 변치 않는 가치를 발견해 보자.
책에 관심 없던 산골 소년이 험한 산속까지 말을 타고 찾아와 책을 전해 주는 책 아주머니의 용기와 헌신을 통해 책을 읽고 꿈을 키워 가는 이야기이다. 가난한 대가족의 무료한 삶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성실하게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며, 남자아이 중에 첫째인 칼은 아버지를 도와 힘껏 제 몫을 한다. 그런 칼에게 하루 종일 책만 읽는 누나 라크의 행동은 얄미울 수밖에 없지만, 라크에게 책을 사주려는 아빠에게 짜증 내지 않고 참는 칼의 모습과 책을 사달라고 조르지 않는 라크의 모습을 통해 부모에게 순종하는 두 남매의 성품이 엿보인다.
채소 한 소쿠리도 부담스러운 가난한 형편이지만 아빠는 물물교환을 해서라도 기꺼이 책을 사고자 한다. 그렇다고 책과 공부에 관심 없는 칼을 재촉하지도 않는다. 작은 일상을 통해서 평안하고 안정적인 가족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마침내 칼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을 때 엄마는 자랑스러워하며 책 아주머니에게 책 읽는 아이가 한 명 더 늘었다고 말한다. 자녀가 책을 읽고 학식을 쌓아가는 모습을 보며 자랑스럽지 않을 부모는 없을 것이다.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외딴곳까지 책을 보내는 정책을 보며 독서가 왜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한 아주머니의 작은 헌신을 통해 변화되는 칼의 모습을 보며,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의 발걸음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한 영혼을 구하고자 하는 전도자의 마음을 품고, 모든 일에 대한 기독인들의 소명의식이 이와 같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인가 하는 소망이다.
부모를 위한 그림책 가이드
1) 기독교 신앙은 독서가 필수
책 읽기의 즐거움, 또는 독서의 유익을 소재로 한 그림책은 매우 많고 종류도 다양하다. 독서를 좋아하는 그림책 독자로서 책을 소재로 한 그림책을 발견하면 늘 손이 먼저 간다. 책에는 어떤 힘이 있길래 이토록 사람들을 사로잡는 것일까? C. S. 루이스는 독서의 과정 중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라는 물음에 ‘일시적으로 자신을 소멸시키는 과정을 통해 다른 자아가 되는 것, 다른 사람의 자리에 앉아서 그들이 느끼는 통찰을 느껴 보는 것, 그 안경이 보여주는 통찰, 기쁨, 두려움, 경이, 즐거움 등을 자신의 경험으로 삼아보는 것’이라며 독서의 즐거움을 설명했다. 책 아주머니가 전해 준 책은 산간벽지의 무미건조한 일상을 견디던 칼에게 새로운 삶의 의미와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고독해 보이는 외딴 고지에서도 불구하고 책이 있었기에 칼과 라크는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갈 준비를 하며 반듯한 성인으로 자랐을 것을 믿는다. 이처럼 책의 중요성은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일반 상식이 되었지만, 기독교인에게 독서는 그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40여 명의 저자들을 사용하셔서 1,500여 년 동안 우리를 위해 친히 기록해 주신 책이다. 하나님의 특별계시, 즉 당신의 존재와 인류 역사와 앞으로의 계획을 문자 언어를 사용하여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우리에게 계시하여 주셨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책을 읽을 때 학문할 수 있는 능력, 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 뇌의 각성이 일어날 수 있는 존재로 창조하셨다. 그래서 기독교 신앙은 성경을 읽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성경책 한 권이면 돼. 다른 책은 의미 없어.’라고 한다면 무지한 생각이다. 하나님의 특별 계시는 성경 안에 다 있지만, 청지기로서 세상을 정복하고 다스리는 일반계시 영역은 공부와 독서를 통해 습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어릴 적부터 모세 오경을 암송할 정도로 평생에 걸쳐 성경을 읽지만 ‘옷을 팔아 책을 사라’고 할 정도로 일반 독서도 매우 강조한다. 그리스도인은 독서를 통해 쌓은 수많은 지적 베이스 위에 하나님이 주시는 ‘직관력’이라는 열매를 통하여 시세를 알고, 시대의 표적을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고 하용조 목사님은 "믿음의 세계는 주먹구구와 불합리의 영역이 아니다. 이성을 꿰뚫고 나간 고차원의 영역이다."라고 했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를 구하는 간절한 기도와 말씀과 독서를 통해 바른 교훈을 받아야 한다.
“너희가 날씨는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표적은 분별할 수 없느냐 (마태복음 16:3)”
"무엇이든지 전에 기록된 바는 우리의 교훈을 위하여 기록된 것이니 우리로 하여금 인내로 또는 성경의 위로로 소망을 가지게 함이니라 (로마서 15:4)"
“내가 이를 때까지 읽는 것과 권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에 전념하라 (디모데전서 4:13)”
"의인은 그의 지식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느니라 (잠언 11:9)"
2) 기독교인의 독서교육
기독교인의 독서교육은 읽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부터 시작된다. 태아기 때부터 소리 내어 성경을 읽어주고, 유아기에도 잠자리 스토리를 통해 성경 이야기를 꾸준히 들려주는 것이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스스로 책 읽기를 시작할 나이가 되면 부모는 좋은 책을 선별하기 위해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 아름다운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고전 그림책은 훌륭한 독서 교육의 기반이 된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읽을 수 있는 책들이 다양해지면서 기독교 세계관 관점의 독서지도가 필요하다. 학교와 학원에 자녀의 독서교육을 맡긴다면 유물론적 세계관이 주입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되도록이면 부모님이 먼저 기독교 세계관 공부를 하신 후 자녀와 함께 책을 읽으며 가정에서 독서지도를 해주시길 권면드린다. 독서 훈련과 병행하여 자기 생각을 이야기로 표현할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언어 사용에도 자신감이 생기고 생각하는 힘도 무럭무럭 자랄 것이다.
어린이에게 책은 세상을 보여주는 창이다. 아직 어린 자녀에게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스스로 골라서 읽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세상의 독서지도는 어린이에게도 삶의 다양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를 권하지만, 어린 나이에는 세상을 긍정하는 밝고 아름다운 그림책을 보여주어야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어린이 문학의 본질은 ‘태어나길 정말 잘했다’하며 아이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어릴수록 어린이들을 응원하고 축복하는 책을 보여주어야 한다. 책을 고를 때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이 책은 어린이에게 무엇을 보여주는가? 어떻게 보여주는가? 무엇을 가르치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더 나아가, ‘도덕적인 존재로 성장하도록 돕는 책인가? 총체적인 진리를 알도록 이끄는 책인가? 영적인 성숙과 성화를 거쳐 구원으로 이끄는 책인가?’까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3) 기독교인의 자녀교육
미국의 16대 대통령 링컨의 어머니 낸시 여사는 신앙심이 깊고 세상을 보는 안목도 남달라서 미국 서부 변방 개척지의 가난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총명하고 정직했던 링컨을 어떻게든 공부를 시키고자 했다. 글쓰기와 읽기를 가르치는 작은 학교를 수소문해서 찾아냈지만 남편은 자녀교육에 관심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을 설득하여 링컨을 교육시켰고, 링컨은 읽기와 쓰기를 배우고 나자 책을 즐겨 읽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낸시 여사는 링컨이 9살 때 세상을 떠난다. 링컨의 아버지는 사별 후 재혼을 했는데, 새어머니 역시 링컨이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보호막이 되어 주었다. 링컨이 훗날 대통령이 된 후 "내가 잘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모두 어머니들의 덕이다. 두 분 어머니의 기도와 가르침이 가장 큰 유산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낸시 여사는 9살 링컨에게 한 권의 낡은 성경책을 물려주며 언제나 성경을 읽으며 진리의 말씀대로 살아가라고 유언을 남겼다. 링컨은 노예해방을 위한 전쟁을 수행하면서 수많은 고심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에게 확신을 준 것은 바로 성경 말씀 한 구절이었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갈라디아서 3:28)".
4) 직업인으로서 그리스도인의 사명
사단이 가장 원하는 것은 기독교인들이 교회 안에서만 머무는 것이다.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고전 10:31)” 는 말씀을 기억하며 모든 영역에서 전도자로 나아가야 한다. 책 아주머니는 직업인으로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눈보라와 비를 맞으면서도 충성되게 책을 전하는 아주머니를 통해 어리고 무뚝뚝한 칼의 마음에 감동이 일어난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은 신자들을 통하여 하나님을 본다. 모두가 사역자가 될 수는 없지만 그리스도인은 전도자의 사명으로 직업을 감당해야 한다. 우리는 일을 통해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향기, 아름다운 편지가 되어 하나님을 전하는 사명자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책 아주머니를 통해 배울 수 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고(골로새서 3:23), 모든 일에 전심전력하여 우리의 성숙함을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게(디모데전서 4:15)" 해야 한다. 좋은 소식이 아닌 것은 전하지도 말고, 만들지도 말고 오직 사랑과 진리만을 전하겠다는 전도자의 사명을 나의 직업을 통해 힘있게 감당하기를 소망한다.
5) '표현적 개인주의'를 넘어 부모님께 순종하기
‘표현적 개인주의’란 외부에서 부과된 도덕이나 권위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고 내적 심리와 일치된 행동을 해야 한다는 현대적 사상이다. 매우 학문적 용어처럼 들리지만 간단히 말하면 자신에게 솔직하고 자기답게 행동하라는 요구이다. 현대 많은 그림책의 주제가 끊임없이 자아를 찾으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사상적 흐름의 방증이다. 마치 삶의 목적이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이를 세상에 표현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는 듯한 그림책이 쏟아진다. 자신에게 충실하라는 사고방식에 따라 사는 사람들은 칼이 속으로는 부글부글하지만 말은 못 하고 등 뒤로 두 손을 꼭 쥐는 모습을 미덕으로 여기지 않고 아버지의 권위 자체를 불편하게 느끼기도 한다. 세상은 자기 마음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진정성을 성취하라고 부추기지만, 성경은 심히 부패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 한다. 그리스도인에게 최고의 권위는 하나님께로부터 나오며, 하나님께서는 부모에게 순종하라고 말씀하신다. 나의 생각을 내려놓고 부모님께 순종하는 것이 자녀된 우리가 하나님께서 영광을 올려드리는 일이다.
부모를 위한 더 깊이 생각해 보기
1) ‘오직 성경’의 의미 _ 이정훈 교수의 성경적 세계관 (p30~37)
"아드 폰테스"(Ad Fontes, 본질로 돌아가가)를 외친 종교개혁의 첫 번째 솔라(solar)가 바로 '오직 성경'이다. 로마 카톨릭이 지배하던 중세 시대에는 현대처럼 자국어로 번역된 성경이 없었기에 성도들은 성경을 읽을 수가 없었다. 심지어는 라틴어로 된 성경을 읽지 못하는 사제들도 많았기에 자연히 신앙의 내용은 성경말씀이 아니라 성자숭배나 미신적인 의식들이 주가 될 수밖에 없었다. 본격적인 종교개혁 이전에 존 위클리프(John Wyeliff, 1330~1384)가 화형 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라틴어 성경을 영어로 번역한 것도 신앙의 본질은 말씀에 있고, 그 말씀을 읽음으로써 말씀의 통치를 받게 하려는 것이었다. 위클리프가 영어성경을 완성하고서 첫 페이지에 적은 것이 바로 "This Bible is for the Gover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이다. 여기서 'people'은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백성을 의미한다. 링컨이 민주주의를 연설할 때 이 문구를 그대로 인용한다. 즉 미국의 자유민주주의는 바로 성경에서 나온 것이다. 자국어로 된 성경이어도 핵심 교리들에 대해 바른 이해가 없다면 바른 신앙을 가질 수 있다. 저자인 이정훈 교수는 칼빈의 <기독교 강요>를 가장 성경적인 기독교 세계관의 교과서로 추천한다. 개인적인 감정과 느낌으로 성경을 해석하기에 앞서 바른 지식 위에 '오직 성경'의 신앙을 세워가는 기독교 지성을 놓치지 않아야 하겠다. 다시 한번 그리스도인에게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며, 이정훈 교수의 <성경적 세계관>과 칼빈의 <기독교강요>를 읽으며 우리의 신앙과 삶을 점검해 보자.
2)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 _ 이정훈 교수의 성경적 세계관 (p21~29)
미국의 대표적인 복음주의 기독 지성인 리처드 마우박사는 내세 지향적 신앙 분위기에서 자랐다. 이 세상의 일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곧 침몰할 타이타닉 호를 청소하는 것처럼 의미가 없다는 식이었다. 그런데 세상을 대하는 이런 방식은 여러 중요한 사회문제가 발생했을 때 크리스천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답을 줄 수 없었다. 현실적 문제 앞에 영적인 좌절을 느끼던 마우는 아브라함 카이퍼의 <칼빈주의 강연>에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사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네덜란드의 목회자이자 신학자, 교육가, 정치가이기도 한 아브라함 카이퍼 (Abraham Kuyper, 1837~1920)는 “하나님은 모든 영역의 주권자이시며 ‘나의 것이다’라고 외치지 않은 영역은 한 뼘도 없다.”라고 말했다. 아브라함 카이퍼가 선언한 '영역 주권' 사상은 구세주의 사랑을 경험하고 찬양하고 예배하는 것이 신앙생활의 전부가 아니라 나를 세우신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통치를 받으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예술, 교육, 스포츠 등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우리 삶을 하나님께 올려드린다는 선언이다. 직업 역시 하나님의 창조 영역으로서 내가 속한 영역을 회복시켜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다. 그림책 영역에도 타락한 문화가 있다면 애통하는 마음으로 회복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하나님의 자녀 된 삶이라고 할 수 있다. 각자의 영역에서 어떻게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는 삶을 살 수 있을지 고민해 보자.
3) 기독교인이 지성을 갖추는 것이 왜 중요한가? 낸시피어시의 <완전한 진리> (p116~124)
독서는 공부의 기반이 되며, 지성의 기반이 된다. 대학 강의실에서 배우는 이데올로기나 문화에 도전할 수 있는 기독교 지성은 책을 읽고 공부해야 습득할 수 있는 지적인 자원이다. 그래서 자신의 믿음과 복음이 교회에서만 통하는 종교적 진리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공적인 영역에서 총체적 진리임을 밝힐 수 있도록 '세상의 언어'로 번역해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기독교인 학자들이 학문적 자살행위를 할까 두려워 자신의 믿음을 학문과 분리시키는 경향이 있지만,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께 복종케 하라'는 명령에 순종하여 통합된 기독교 지성을 발휘한 인물들을 살펴보자.
엘빈 플란팅가 (Alvin Plantinga, 1932~ , 미국의 분석철학자) - 무신론이 지배적이었던 시대적 흐름 속에서 <신과 타자의 정신들(God and Other Mind)>을 출간하면서 유신론이 철학적으로 합리적이고 유의미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주었다. 그리하여 철학에서는 거의 하룻밤 만에 유신론을 주장하는 것이 학문적으로 존중할 만한 것이 되도록 대단한 영향력을 끼쳤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여러 형태의 유신론적 실재론이 철학계를 휩쓸기 시작했는데, 대부분 그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데이비드 리슨 (David Larson, 의학자) - 종교와 건강이란 주제로 의학계를 뒤집어 놓은 인물이다. 여러 편의 연구 논문을 통해 정신의학의 기존 입장, 즉 프로이드의 영향으로 종교적 믿음이 정신 건강에 해로울 뿐만 아니라 심지어 정신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주장이 거짓임을 밝히는 여러 편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는 우울증, 자살, 가정의 불안정, 마약 및 알코올 남용, 기타 사회적 병리 면에서 신앙심 깊은 사람들이 발병 비율이 더 낮다는 것이 널리 인정되었고, 종교가 정신 건강의 강력한 원천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종교인이 신체적 건강도 높다는 것을 일반화했다.
마빈 올래스키 (Marvin Olasky) - 미국의 복지 정책이 가난한 사람들을 일시적으로 후원하는 면에서 효과가 있었지만 오히려 그들을 영구적인 최하층으로 만드는 것을 목격하며 기독교 자선사업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성경적 이웃사랑을 연구하여 돈을 그냥 나눠 준 것이 아니라 직업훈련과 교육 중심으로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려 애를 썼다. 가난한 사람들이 일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자신의 존엄성을 확립하도록 도왔더니, 스스로 삶을 개척해나가기 시작했고, 그는 막다른 미국의 복지정책을 구해낸 정책 권위자가 되었다.
4)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 _ 독립 정신 [이승만 저]
이승만(1875~1965) 은 영어를 배우기 위해 배재학당을 찾아갔는데 그곳에서 아펜젤러(Henry Gerhard Appenzeller, 1858~1902) 선교사를 만나게 된다. 이승만은 반역죄로 한성감옥에 5년 7개월 동안 갇히게 되지만, 감옥 안에서 성경을 읽고, 창조주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된 후 40여 명의 죄수에게 복음을 전했고, 선교사들은 그런 이승만을 보며 세계적인 석학들의 책들을 감옥 안에 넣어 준다. 조선팔도에서 제일 좋은 도서관이 한성감옥 안에 있었던 것이다. 이승만은 독서를 통해 하나님뿐만 아니라 '자유', '독립', '개인'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고, 기독교 입국론을 제시한 <독립 정신>을 집필한다. 하나님께서 이승만을 통해 한반도에 자유대한민국을 건국하신 역사를 기억하며, 이승만이 29살 청년의 나이에 감옥에서 쓴 <독립 정신>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반드시 읽어보자.
5) 좋은 소식을 전해준 선교사 이야기 _ 우리는 딜쿠샤를 어떻게 추억하는가? 『딜쿠샤의 추억』
성경에서는 ‘역사를 기억하라, 옛일을 기억하라, 네 청년의 때를 기억하라.’고 누누이 강조한다. 아무런 소망이 없던 조선에 복음을 전해준 선교사들의 발길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100년도 지나지 않아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아무런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임해영의 <우리는 딜쿠샤를 어떻게 추억하는가?_딜쿠샤의 추억> 을 읽어보며, 생명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이 땅에 왔던 수많은 하나님의 사람들을 기억하자. 또한 우리도 북한과 땅 끝까지 하나님의 좋은 소식을 전하는 전도자의 삶을 살도록 힘을 내어보자. "좋은 소식을 전하며 평화를 공포하며 복된 소식을 가져오며 구원을 공포하며 시온을 향하여 이르기를 네 하나님이 통치하신다 하는 자의 산을 넘는 발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가(이사야 52:7),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으면 어찌 전파하리요 기록된 바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의 발이여 함과 같으니라(로마서 10:15)"
<부모님 질문가이드>를 참고하여 바른 교훈이 심겨질 수 있도록 자녀와 그림책 대화를 나누어주세요.
부모님 질문 가이드
자녀와 고전 그림책 읽기 순서
1) 자녀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기 전에 먼저 표지를 보고 내용을 상상하게 해주세요.
2) 그림책을 읽어주세요.
3) <부모님질문가이드>를 참고하여 바른 교훈이 심겨질 수 있도록 자녀와 그림책 대화를 나누어주세요.
4) <독후활동> pdf를 프린트해서 그림책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시고, 동영상을 보면서 자녀가 따라서 만들 수 있도록 지도해 주세요.
임해영 | 그림책박물관 운영자
그림책을 역사적으로 정리하는 '그림책박물관' (picturebook-museum.com)을 운영하며, 그림책으로 생명을 살리는 매거진 '그림책 BASIC' (picturcebool-basic.com)을 통해 바른 성경적 세계관의 그림책을 연구하고 전하고 있으며, 좋은 그림책을 읽고 살펴볼 수 있는 'Cafe그림책박물관'이라는 북카페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