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엄마』를 진정으로 돕는 사회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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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엄마』 를 진정으로 돕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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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가 떠오르는 표지 그림이다. 노란색 목도리를 휘날리는 어린 엄마와 주황색 여우 옷을 입은 아이는 ‘M-4725’라는 작은 별에 나란히 앉아 별들을 바라보고 있다. M-4725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만큼 아주 작은, ‘어린 엄마’들이 잠깐 머무는 별이라고 한다. 작은 별 M-4725는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한국장로교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미혼모를 위한 특화 시설 ‘애란원’을 비유한다. 애란원은 ‘사랑을 심는 곳’이란 의미로 1960년 미국 장로교 반애란(Mrs. Eleanor C.Vanlierop) 선교사가 가출 소녀와 고아, 성매매 여성들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섬기고자 설립하였다. 이후 1973년 미혼모 전담 시설로 전환하면서 준비되지 않은 임신으로 위기에 처한 미혼모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돕고, 아기와 엄마의 미래를 위한 자립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기본 숙식, 분만, 산후조리, 양육, 위탁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어린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어린 엄마> 이야기

 

어린 엄마는 작은 별에서 꽃을 가꾸며 뜨개질도 하고 아기 옷과 기저귀를 준비하며 출산을 기다린다. 엄마의 표정은 두려움보다는 밝고 의연하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 어린 엄마는 아기와 함께 큰 별로 떠나야 했다. 아기와 함께 도착한 곳은 M-4725가 백만 개쯤 합쳐진 커다란 별이었지만 다행히 아주 작은 별 하나를 가질 수 있었다. 어린 왕자의 비유적 판타지가 끝나고 현실 세계의 도심 속 빌라촌 꼭대기에 위치한 아주 작은 집에 어린 엄마와 아기가 보인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두 사람은 밝은 표정으로 창문 밖 세상을 바라보고 있고, 커다란 보름달이 그 둘을 응원하듯 비추고 있다.

엄마는 주민 센터에 도움을 받으러 갔지만 학교에 다니지 않아 임산부 카드 발급이나 양육비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그림책의 화자인 아기는 ‘학생이 아닌 엄마는 도와줄 수 없대. 어른들은 참 이상해.’라고 생각한다. 엄마는 다시 학생이 되기 위해 교장 선생님을 만나러 학교에 갔지만, 다른 학생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것 같아서 받아줄 수 없다고 한다. 아기는 ‘우리 엄마는 학교에 다닐 수 없대. 어른들은 정말 이상해.’라고 생각한다. 엄마는 아기를 키우기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사람들은 엄마를 보며 “학생이 애 엄마네?”, “애가 애를 키우네.” 하며 수군거린다. 등에 업힌 아기는 놀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른들은 엄마가 어린 게 이상한가 봐. 어른들은 아무리 봐도 너무너무 이상해.’라고 생각한다.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엄마는 미혼모 지원 센터를 통해 아기를 안전하게 맡기고 다시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한번은 공부하면서 일하고 아기까지 돌보느라 몸과 마음이 지친 엄마는 깜깜해지도록 일어나지 못했다. 그런 엄마를 보니 덜컥 겁이 났지만 다행히 얼마 안 가 엄마는 다시 기운을 차렸다. 시간이 흘러 아기는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했고, 엄마는 검정고시에 합격하여 간호사가 되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기로 결심한다. 엄마와 아기는 밝고 환한 보름달을 향해 힘차게 걸어가며 희망을 이야기한다. ‘나도 자라고, 엄마도 자라는 거야.’


어린 엄마는 작은 별에서 꽃을 가꾸며 뜨개질도 하고 아기 옷과 기저귀를 준비하며 출산을 기다린다. 엄마의 표정은 두려움보다는 밝고 의연하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 어린 엄마는 아기와 함께 큰 별로 떠나야 했다. 아기와 함께 도착한 곳은 M-4725가 백만 개쯤 합쳐진 커다란 별이었지만 다행히 아주 작은 별 하나를 가질 수 있었다. 


미혼모를 주제로 다룬 그림책

 

그림책 장르가 넓어지고 다양해졌지만 ‘미혼모’를 주제로 다룬 그림책은 처음 접하는 것 같다. 그러나 마냥 응원할 수 없는 지점이 있기에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그림책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미혼모의 힘겨운 삶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품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아기를 키우는 어린 엄마의 씩씩한 삶을 응원하는 듯하다. 하지만 그림책에 흐르는 더 큰 메시지는 미혼모를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고발하고, 학생이 아기를 출산해도 자유롭게 학교에 다닐 수 있고 지원금을 받는 데 문제가 없어야 하며, 미혼모를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는 편견 없는 사회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메시지가 우리 사회를 더 좋은 사회로 이끌 수 있을까? 바람직한 사회는 임신한 학생이 학업도 잘 하고 아기도 잘 키울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 학생들이 성관계라는 일탈을 하지 않고 임신하지 않는 사회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림책을 읽고 난 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혼과 출산, 가족의 의미는 오히려 퇴색되고, 청소년 혼전 임신도 ‘다양한 가족’이라는 삶의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어린 엄마들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청소년 미혼 가정을 아름답게만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가족의 가치와 생명을 낳고 키우는 출산의 소중한 의미를 전하는 것이 미혼모를 주제로 다룬 그림책의 핵심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먼저 미처 준비되지 못한 채 엄마가 되었지만 아기를 낳고 키우기로 결단하고, 태어날 아기에게 사랑과 책임을 다한 어린 엄마에게 따뜻한 격려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뚜벅뚜벅 아이 손을 붙잡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어린 엄마의 행동은 어느 사회에서나 진심으로 지지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그림책은 미혼모와 관련된 사회적 이슈에 대한 편향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고, 그 결과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그림책 장르가 넓어지고 다양해졌지만 ‘미혼모’를 주제로 다룬 그림책은 처음 접하는 것 같다. 그러나 마냥 응원할 수 없는 지점이 있기에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다양한 가족’이라는 말에 속지 말아야

 

계급 투쟁적 인권의 개념을 잘못 인식하면 자연스럽게 대결 구도가 형성된다. 학교는 학생과 교사의 대결 구도의 현장이 되고, 사회는 소수자와 억압자의 대결 현장이 된다. 어린 엄마를 피해자로, 기성 사회를 억압자로 묘사하는 장면에서 이 그림책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뭘까 갸우뚱해진다. <어린 엄마>를 무조건 축복해 줄 수 없는 생각이 기우가 아님을 출판사 리뷰를 통해 알게 된다. ‘특정 성별이나 나이가 양육자의 필수 조건이 될 순 없습니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아이를 향한 사랑, 그리고 존중을 보내 주는 사회가 있다면 충분합니다. 우리 사회의 소수 가족들이 자신의 환경을 숨기지 않고 떳떳하게 살아가는 날이 오기를 응원합니다.’라고 정리하고 있다. 그림책을 쓰고 그린 작가 역시 ‘미혼모에 대한 색안경을 벗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존재가 아닌 다양한 가족을 인정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로 당당히 인식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전한다. 비록 아기 아빠와 함께 정상적인 가정을 이루지 못했지만 미혼모의 경험이 어린 엄마에게 삶의 걸림돌이 아닌 전환점이 되도록 개인의 삶을 조명하고 지지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소수자’로 대변되는 집단을 변호하고, ‘소수 가족’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고발하는 것이 이 그림책의 목적인 듯하다.

감동적인 사연으로 감성을 자극하지만, 결국 ‘소수 가족’과 ‘정상 가족’으로 나누고, 개인의 이야기는 ‘소수 가족’ 이라는 집단의 아바타 정도로 환원되어, 가족을 해체하는 법을 위한 재료가 된다. 정상적이지 않은 가족을 정상 가족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가족이라는 말로 속이지만, 결국 수십 가지 성별의 성소수자 가족과 동성애 가족을 정상 가족으로 만들기 위한 목적임을 알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가족을 외칠수록 사회의 토대를 이루는 건강한 가족은 줄어들고, 동성애 가족뿐만 아니라 동거, 비혼 출산, 미혼모 등 비정상적인 가족이 늘어나게 된다. 독자 리뷰를 읽어보면 다양한 가족들을 편견 없이 응원한다는 댓글이 대부분이지만 다양한 가족을 옹호하고 지지할수록 그 사회는 더욱 살기 힘든 사회가 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감동적인 사연으로 감성을 자극하지만, 결국 ‘소수 가족’과 ‘정상 가족’으로 나누고, 개인의 이야기는 ‘소수 가족’ 집단의 아바타 정도로 환원되어, 가족을 해체하는 법을 위한 재료가 된다. 

 

<어린 엄마> 바르게 읽기

 

이 그림책은 <어린 왕자>라는 판타지를 선택해 아기가 마치 별에서 태어난 존재처럼 묘사함으로써 생부의 존재를 부정하고 미혼모의 삶을 동화와 같이 미화시킨다. 그리고 어린 엄마와 아기의 관계를 마치 어린 왕자와 여우처럼 서로 길들이며 관계 맺는 다정한 친구처럼 그리며, ‘나도 자라고, 엄마도 자라는 거야.’라는 감정적 표현으로 두 사람을 지지하게 만들지만, 이 둘은 건강한 모녀관계라고 할 수 없다.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은 “친구 같은 부모? 그건 직무 유기죠.”라고 단호히 말한다. 어른이 있는 집에서는 어른을 무서워해야 그 아이들이 안전하다. 가정에서 부모가 두렵지 않고, 학교에서 선생님이 두렵지 않으면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질서 없고 문란해지는 것이다.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은 “친구 같은 부모? 그건 직무 유기죠.”라고 단호히 말한다. 어른이 있는 집에서는 어른을 무서워해야 그 아이들이 안전하다. 가정에서 부모가 두렵지 않고, 학교에서 선생님이 두렵지 않으면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질서 없고 문란해지는 것이다.


임신한 학생은 학교에 오지 못하도록 단호히 조치해야 학생을 보호할 수 있다. 임신했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인권으로 가르치면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은 학생이 임신해도 된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학생에게 피임하는 방법을 친절히 가르쳐 주면 학생도 성관계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다양한 가족을 옹호하고 지지할수록 친부로부터 버림받는 불행한 아기와 어린 엄마들이 많아지게 된다. 아기는 아빠만이 줄 수 있는 양육과 사랑, 엄마만이 줄 수 있는 양육과 사랑을 양쪽에서 골고루 받으며 자랄 때 가장 안전하고 행복하다. 행복한 아기들이 많아지는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감성으로 다가오는 스토리 이면에 그림책의 세계관을 살펴서 바른 결혼관, 가족관, 성 윤리관을 세워야 하겠다.

어린 엄마가 낙태를 선택하지 않은 것을 진심으로 격려해 주며, 엄마와 태어날 아이가 힘차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과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런 일을 국가가 해결하겠다는 명목으로 비윤리적인 권리들을 학생 인권으로 정하고, 그로 인한 결과에 대해 지원금 받는 것을 당연한 권리로 남발하면, 이 사회는 성도덕과 윤리가 더욱 무너지고 어린 엄마와 같은 불행한 가족들이 많아질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비용도 늘어나 결국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계획하지 않은 임신으로 두렵고 암담한 현실에서 이웃들의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받을 때, 그것을 당연한 권리가 아닌 은혜로 받아야 어린 엄마들의 삶에 참 소망이 생긴다. 한 명의 어린 영혼을 너무나 사랑하는 수많은 어른들이 지금도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애란원 같은 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다. 작은 별을 거쳐 간 어린 엄마들이 값없이 받은 은혜에 감사해서 더욱 사랑과 진리를 전하는 삶을 살아갈 때, 어린 엄마의 아기들은 더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에서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아기는 아빠만이 줄 수 있는 양육과 사랑, 엄마만이 줄 수 있는 양육과 사랑을 양쪽에서 골고루 받으며 자랄 때 가장 안전하고 행복하다. 행복한 아기들이 많아지는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감성으로 다가오는 스토리 이면에 그림책의 세계관을 살펴서 바른 결혼관, 가족관, 성 윤리관을 세워야 하겠다.

 

마무리

 

어린이들이 읽는 그림책은 바른 삶을 사는 기준을 정확하게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들이 혼란스럽지 않고 단단히 기준을 바로 세울 수 있다. 많은 그림책들이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감성적인 이야기를 예술과 문학의 힘으로 포장하여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모든 것을 포용하는 관용의 사회를 꿈꾸게 만든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실제 세계를 참되게 인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어린 엄마>에 대한 참된 인식은 절대로 어린 엄마가 되거나 어린 엄마를 만들지 말아야 하며, 만일 피치 못할 운명으로 어린 엄마의 상황이 되었다면 그림책 속 주인공처럼 당당히 아기 손을 붙잡고 살아내는 것이다.

인생에서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가장 올바르고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힘, 어떤 역경에서도 슬픔 대신 기쁨을, 좌절 대신 희망을 선택하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힘을 가진 아이들이 되도록 가르쳐야 할 책임이 사회와 부모와 교사에게 있다. 이야기의 힘, 그림책의 힘이 사회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하는 데 쓰이면 참 좋겠다.





임해영 | 그림책박물관 운영

그림책을 역사적으로 정리하는 '그림책박물관' (picturebook-museum.com)을 운영하며, 그림책으로 생명을 살리는 매거진 '그림책 BASIC' (picturcebool-basic.com)을 통해 바른 성경적 세계관의 그림책을 연구하고 전하고 있으며, 좋은 그림책을 읽고 살펴볼 수 있는 'Cafe그림책박물관'이라는 북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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